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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망자 발생 이후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독립성 '수면위'

  • 이혜경
  • 2011-07-11 19:21:25
  • 요약
  • 의무직 직원 집단 사표 제출 의사…학회 "독립성·전문성 확보해야" 표명

대한적십자사(총재 유종하)가 헌혈의집 충북대센터에서 발생한 헌혈 사망자 사태 해결 과정에서 혈액관리본부 직원에 대한 문책성 인사를 진행, 국내 혈액관리 안전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에이즈혈액 수혈 사태가 2003년 발생하면서 이듬해 국무총리실은 산하에 '혈액안전관리 개선기획단'을 설치하고 혈액관리본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 안전한 혈액사업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혈액관리본부의 인사 및 예산의 독립은 지난 8년간 제자리 걸음 수준에서 총재의 권한으로 남아 있던게 이번 사태의 단초로 작용했다.

적십자사는 지난달 헌혈에 참여한 문모(26·남)씨가 '혈관미주신경반응(추정)'으로 사망하자 1일 자로 박규은(진단검사의학과) 혈액본부장을 비롯한 총 4명의 인사를 단행했다.

이에 반발한 혈액관리본부 의무직 직원 4명이 혈액사업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침해당하고 있다면서 집단으로 사직서를 제출, 적십자사 조직 구조의 문제점이 수면위로 떠올랐다.

사직서를 제출한 중앙혈액검사센터 오덕자(진단검사의학과) 센터장은 "적십자사가 본부 고위직을 임의대로 전출, 직위해제 시키면서 2004년 부여된 독립성이 완전히 무너졌다"고 지적했다.

총재와 사무총장 임의대로 혈액관리본부 문책인사를 단행하는 것은 혈액 관리를 위한 본부의 고유 안전성과 독립성을 침해한다는게 사직서를 제출한 이들의 주장이라는 것이다.

오 센터장은 "헌혈자가 사망하는 사건은 안타깝지만 본부 직원이 책임 질 일은 아니다"며 "총재는 문책성이 아니라고 말하고 사무총장은 문책성 인사라고 언급하는것 부터 본부의 독립성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15일까지 ▲2004년 정부에서 기획한 혈액사무총장제도 도입을 포함한 혈액사업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체계 개선 수립과 이행 ▲적십자사의 대외 신뢰를 실추시킨 사무총장의 대국민 사과 ▲사무총장 등 책임자 경질 등의 요구사항을 받아들이지 않을 시 한 달에 3명의 의무직 직원이 사직서를 제출하겠다는 강경 입장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진단검사의학회와 대한수혈학회 임원진 8명은 1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혈액관리본부 인사 단행과 관련, 공식 입장을 표명했다.
◆침묵하던 전문가 단체 입 열다=혈액관리본부 의무직 직원이 집단 사퇴를 불사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하자 대한진단검사의학회와 대한수혈학회가 긴급 이사회를 열고 11일 공동 입장을 발표했다.

진단검사의학회 민원기 이사장은 "혈액관리본부 소속 의무직이 연이어 사퇴를 하는 등 집단 행동에 돌입하면 수혈 혈액의 안전성 확보가 미흡하게 될 것"이라며 "때문에 양 학회 관계자들이 모여 입장을 발표하게 됐다"고 밝혔다.

양 학회는 그동안 적십자사가 혈액사업의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를 이행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복지부가 용인하는 듯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을 문제 삼았다.

2009년 적십자사의 재정 대부분이 적자 해소와 자산을 늘리는데 사용됐을 뿐, 혈액사업의 독립성 확보가 무산됐다는 것이다.

또한 1일자로 박규은 본부장이 전출되고 새로운 본부장이 자리에 앉으면서 의료계와 진행 중이던 사업이 무산되는 등 전문성에 금이가고 있다는게 학회의 주장이다.

민 이사장은 "본부장이 바뀌자마자 결정됐던 사업이 무산됐다"며 "총재의 인사권으로 혈액관리본부의 전문성이 약화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혈액사업의 전문성 제고를 위해 그동안 학회 전문가들이 수차례 보건복지부에 의견을 전달했으나, 복지부는 "적십자사 총재의 권한"이라며 방관하고 있다는고 학회는 주장했다.

따라서 ▲혈액안전관리 개선기획단이 혈액사업 독립성 확보와 전문성 제고 부분을 이해하지 못한 이유를 밝혀달라 ▲이행될 가능성이 없다면 5년간 투입된 재정 환수 ▲국립혈액관리원 설립 추진 ▲국무총리 주관 복지부·적십자사 대책회의 등의 실천을 요청했다.

수혈학회 김현옥 부회장은 "국무총리 주관 대책회의가 결정되기 전까지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 소속 의무직은 집단 사퇴 등의 행동을 유보하고 현업에 임해달라"고 당부했다.

◆국립혈액관리원(가칭) 등 적십자사 대응 단체 설립 강조=양 학회가 적십자사 혈액관리본부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조하는 이유는 수혈 혈액의 안전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큰 목적을 두고 있다.

지난 2003년 에이즈 잠복기 혈액 수혈로 인한 에이즈 감염자 4명이 발생하면서 혈액안전 관리에 대한 문제점이 시사된바 있다.

김현옥 부회장은 "2004년 이후 혈액안전과 관련된 사고가 발생하지 않자 혈액사업의 독립성을 강화하려는 의지가 없이 오히려 과거로 역행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신뢰가 무너진 적십자사에 국가 혈액사업을 주도하도록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따라서 적십자사에서 혈액사업을 분리, 국가가 주도하는 혈액사업체계(가칭 국립혈액관리원)를 설립해 국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는게 양 학회의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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