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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약개발 뒷전이라고? "지금까지 한 건 대체 뭔가"

  • 최봉영
  • 2011-08-24 06:45:00
  • 20여년간 신약 17개, 수출 20여건…"R&D 성과 폄훼안돼"

"국내 제약산업이 지난 10년 동안 매년 10% 이상 고성장했지만 기술 개발보다는 판매관리비, 리베이트 등 영업 경쟁에만 매몰돼 후진적 구조를 키웠다."

이는 진수희 장관이 최근 라디오 프로그램에 나와 8·12 약가 인하 배경을 설명하기 위해 했던 발언이다.

정말 제약업계는 지금까지 R&D 투자는 뒷전으로 생각하고 리베이트 영업에만 몰두했던 것일까?

제약업계는 정부가 그 동안 R&D 성과를 무시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신약 허가 17건·기술 수출 20여건

국내 제약사들이 R&D에 눈뜨기 시작한 것은 1987년 물질특허가 국내에 도입되면서부터다. 그 이전까지 '단순 카피약' 개발에만 집중했었고, 신약 개발은 엄두도 못 냈다.

하지만 물질 특허 도입 이후 절박감을 느낀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에 나서기 시작했다.

제약 R&D의 꽃인 신약 개발까지는 후보 물질 도출, 물질 탐색, 임상 등 수 많은 단계를 거치게 되며, 여기에는 시간 뿐 아니라 비용까지 엄청나게 소요된다.

국내제약사 개발 신약
이 같은 과정을 거쳐 SK케미칼이 개발한 '선플라주'가 국내 신약으로 최초로 등록됐다. 그 이후로도 이지에프외용액, 밀리칸주, 팩티브 등이 잇따라 신약 허가를 냈으며, 시장에 출시됐다.

특히, 팩티브는 FDA에 허가 등록을 했을 정도로 국내 기술력을 인정받았던 제품이다.

현재 국내에는 17개의 신약이 허가를 받은 상태며, 이후로도 중외제약, 일양약품 등 상위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 마무리 단계에 와 있는 제품도 있다.

이 제품들 중에는 매출이 불과 10억원에 못 미치는 약 뿐 아니라 시장에서 사장된 약들도 있다.

A 제약사 관계자는 "신약을 개발한다고 해도 시장에서 환영받지 못할 때도 있다"며 "시간과 비용을 버리는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진보된 후속 약물 개발을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이나 연구 개발에 투자는 해외에서도 인정 받아 기술 수출로 이어진 사례도 적지 않다.

기술 수출 계약을 따낸 상당수 제약사들은 신약 개발 과정에서 얻어진 기술이나 특허를 해외로 수출했다.

국내사 기술 및 완제품 수출 사례
한미약품, 유한양행, 부광약품, 동아제약, 종근당, 녹십자, 일양약품, 동화약품, 한올제약 등 연구 개발에 앞장서는 제약사들 대부분은 기술 수출 계약이 있다.

B 제약사 관계자는 "정부는 국내기업이 R&D 투자를 안 해 신약 개발이 안 된다고 하지만, 이미 개발 마무리 단계에 와 있거나 진행 중인 사례도 많다"며 "어려운 상황에서도 R&D 투자를 하는 제약사들의 노력을 잊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임상투자는 뒷전? 국내사 임상건수 매년 증가

국내사들이 R&D 투자를 알 수 있는 대표적인 지표가 신규 임상 건수다.

국내 및 다국적제약사 임상 건수
2000년대 이전까지 국내 제약사의 임상은 사실상 손에 꼽을 정도였다. 임상을 위한 인력과 하드웨어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000년 이후 국내 제약사의 임상은 매년 큰 폭으로 증가하고 있다.

1999년 31건이었던 국내 임상은 2003년 97건으로 대폭 증가한 이후 크게 늘어나기 시작했다.

2008년 184건, 2009년 198건이던 임상 건수는 2010년 229건으로 다국가 임상을 넘어섰다.

국내제약사 임상별 건수(단위:건)
특히, 국내제약사들이 과거에는 초기 임상을 거의 실시하지 않았지만, 최근 초기 임상이 차지하는 비율도 크게 늘었다. 2005년 31건에 불과하던 0상·1상은 2010년 76건으로 늘었다.

개발 마무리 단계인 4상·연구자 임상 또한 91건으로 일부 임상은 완료 단계에 와 있다.

C 제약사 관계자는 "신약 제품화 단계가 얼마 남지 않은 제품도 상당수 있는데 정부의 이 같은 약가 인하 정책은 신약 개발을 하려는 제약사의 의지만 꺽는 일"이라고 말했다.

국내사 R&D 비중, 다국적제약사 3분의 1?

정부가 약가 인하의 명분으로 내세우는 것 중의 하나가 다국적제약사에 비해 낮은 국내사의 매출 대비 R&D 투자 비율이다.

실제 다국적제약사는 매출액의 약 17% 가량을 R&D에 투자하고 있는 반면 국내사는 전체 제약사 평균으로 봤을 때 약 7%를 투자하고 있다.

하지만 제약사 규모의 차이를 감안할 때 이 같은 단순 비교는 오류를 범할 수 밖에 없다.

다국적제약사의 경우 다수의 공장에서 소품종 대량생산을 통해 제품 원가비를 크게 절감하고 있다. 절감된 비용은 이익 증가로 이어진다.

실제 다국적제약사의 영업 이익이 매출의 약 20%인 반면, 국내사는 그 절반인 약 10%다.

국내 및 외국계 제약사 영업이익율(단위:%)
R&D 비용을 여기에 접목할 경우, 외자사는 약 영업이익의 80% 가량을 연구비에 투자하고 있다.

국내사 역시 이 같은 공식에 대입할 경우 영업 이익의 70% 가량을 연구비에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D 제약사 관계자는 "이미 자본을 축적하고 있는 글로벌제약사와 신약 개발 태동 단계에 와 있는 제약사와 절대 비교를 하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신약 개발 R&D는 리스크가 크기 때문에 돈이 없이는 비용 투자도 못한다"며 "R&D 투자가 왜 안 되느냐보다는 왜 안 됐을까라는 질문을 먼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R&D 투자가 적다는 이유로 약가 인하를 하기 전에 신약 개발을 유도할 수 있는 정책들을 먼저 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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