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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술한 임상시험, 피험자 동의서 간호사가 대필

  • 이상훈
  • 2011-09-22 11:29:51
  • 요약
  • "임상피해신고센터 설치, 피해보상 독립심의기구 필요"

일부 임상시험기관에서 피험자 동의를 제대로 받지 않거나, 시험의약품 부작용에 대한 충반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임상시험 피해보상 표준규약 제정이 4년째 표류, 피험자 안전과 권리가 도외시되고 있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전현희 의원(민주당)이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 제출받은 '임상시험 현황 및 실태조사 결과'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임상시험 실시기준 위반 및 피험자 동의규정 위반 등으로 총 64건의 행정처분이 내려진 것으로 나타났다.

피험자에게 제대로 동의서를 받지 않고 간호사 등이 대필한 사례가 11건이었으며 피험자 선정기준 위반에 따른 행정처분도 10건에 달했다.

서울소재 A병원에서는 임상자격을 갖추지 않은 간호사가 피험자 동의서를 작성했을 뿐만 아니라 전가의무기록까지 작성했다.

또 다른 서울의 B병원에서는 동의서가 변경됐으나 서면으로 재동의도 받지 않았고 임상시험 문서를 담당의사가 아닌 간호사가 임의로 작성한 일도 있었다.

심지어 서울 K병원은 식약청 조사 전까지 30명의 피험자 동의도 받지 않고 임상시험을 진행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이밖에 임상시험 중 피험자 선정기준을 위반한 경우도 다수 발견됐다. 서울의 D병원은 피험자 선정기준에 맞지 않음에도 임상시험에 참여시키다 적발됐고 분당 S병원에서도 피험자 선정기준에 적합하지 않은 피험자 12명을 등록해 임상을 진행했다가 식약청 조사로 경고처분을 받았다.

전현희 의원은 "임상시험은 국내제약사 신약 개발 가능성을 열어주고 국내 의학계 발전을 이끌 원동력임에는 틀림없다"면서 "하지만 임상을 시행하는 제약사와 병원이 피험자 안전과 권리를 도외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의원은 "피험자의 안전과 권리를 위해 자기결정권을 최대한 존중하는 측면에서 임상기관에서는 임상의 효과와 부작용, 보상에 관한 내용을 피험자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엄밀하게 동의를 받아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 의원은 "임상 중 피해가 발생해도 피험자는 전문적 의학지식이 없어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어려울 수 있기 때문에 구체적이며 표준화된 '임상피해자 표준규약' 제정이 시급하다"며 "보건당국이 임상시험피해신고센터를 설치한다든가, 임상피해 보상 관련 이견을 심의·조정할 수 있는 독립적인 심의기구가 설치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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