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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읽어주는 여자] 타락, 횡포, 항거

  • 영상뉴스팀
  • 2011-09-24 06:44:56
  • 박완서의 '그 가을의 사흘 동안'
volume

[오프닝]데일리팜뉴스 시청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의사수필가 김애양입니다.

어느새 서늘한 바람이 부는 계절이 되었는데요.

혹시 창틀에 숨어 우는 귀뚜라미 소리를 들어 보셨나요?

오늘은 박완서 작가의 ‘그 가을의 사흘 동안’을 소개하겠습니다.

개원한 산부인과 여의사의 사흘간의 일상을 담은 ‘그 가을의 사흘 동안’함께 읽어 보시죠.

[북-리딩]김애양 원장(강남 은혜산부인과): 나는 소녀 환자를 감싸 안았다. 소녀는 내 품 안에서 더욱 격렬하게 몸부림쳤다.

“언니 어떡하면 좋지? 난 어떡하면 좋지. 죽을 수밖에 없을 거야. 언니, 난 당장 죽어버릴 테야.”

나도 내 배속에 원치 않은 아이가 생겼다는 걸 알았을 때 이리에서 개업하고 있는 선배 언니네 병원에 가서 이렇게 울부짖었었다.

소녀를 안고 있는 나에게 그때의 생지옥 같은 고통이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죽고 싶다는 게 그때처럼 거짓말이 아닌 적은 그 후에도 그전에도 없었다.

나는 소녀를 그렇게 만든 자에 대해 살의에 가까운 분노를 느꼈다.

나는 소녀와 마찬가지로 눈물이 솟았고 분하고 억울해서 살점이 있는 대로 떨렸다.

이미 그건 소녀에 대한 동정의 분노가 아니라 아득한 지난날로부터 고이고 고인 나의 한이었다.

[작품해설] 우리 사회의 기형적 문명생활이 빚은 여러 문제들을 섬세하고 신랄한 필치로 비판한 책.

인간소외, 소시민적 편의주의에 의한 자기기만, 관료사회에 횡포와 약한 자들의 인권문제, 분단의 모순과 고통, 그 밖에도 타락사회의 갖가지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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