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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출 20%가 리베이트? "이제 낙인 좀 그만…"

  • 최봉영
  • 2011-09-29 06:45:00
  • 제약계 "쌍벌제-자정으로 합법 마케팅 전환중"

'제약회사 매출 20%는 #리베이트다.'

감사원과 공정위 등이 제약회사 리베이트 규모가 '대략 이쯤 된다'고 밝힌 이후 이 말은 제약업계가 연구개발에 게으르다는 지적을 할 때 마다 등장해 제약산업계의 모든 논리를 삼켜버리고 있다.

2006년께 등장한 이 말은 제약업계엔 쉬 지울 수 없는 '주홍글씨'다.

정부 약가 일괄인하 정책 배경에는 '약가 인하를 통해 리베이트 비용을 원천 통제하겠다'는 의지가 담겨있다.

약가를 인하하면 겉으로 드러나는 산업 규모는 작아지겠지만, 리베이트 비용만 없애는 것이어서 산업 자체는 물론 개별 제약회사에게도 별다른 영향이 없다는 인식이 깔려있는 것이다.

하지만 제약업계는 정부가 '낙인효과'를 지나치게 이용하고 있다며 답답해하고 있다. 리베이트 문제가 공식화된 2007년부터 5년이 지났고, 상황도 많이 변했는데 '언제까지 20%'를 운운할 것이냐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리베이트 비용 20%, 산술적으로 불가능

정부가 매출 20%를 리베이트라고 말한데는 제약업체 판매 관리비가 다른 제조업체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이 주된 논거로 보인다.

실제 제조업 평균 판매관리비는 11.1%인데 반해, 의약품 제조업체 평균 관리비는 35.6%다. 제조업 평균보다 20% 가량 높은 수치다.

2010 제조업 판매관리비 현황(출처, 한국은행, 단위: %)
정부는 여기서 차이가 나는 부분을 리베이트라고 판단하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일반 제조업과 달리 제약업에서 다른 비용이 발생하는 것을 생각하지 않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제약업체는 일반 제조업과 달리 유통 비용이 판매관리비에 포함돼 있기 때문에 일반 제조업과 판관비를 비교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라고 말했다.

실제 판매관리비에 유통 비용이 포함된 화장품 업계 역시 의약품 제조업체와 비슷한 37% 가량이 판관비로 사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A 제약회사 관계자는 "솔직히 과거 리베이트를 했던 것을 부인할 수 없지만, 당시에도 매출 20%를 사용하는 업체는 거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제약사가 모든 의약품에 대해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도 아니기 때문에, 20%라는 숫자는 과대 계상된"이라고 지적했다.

리베이트 비용, 합법적으로 전환

제약업체들이 마케팅에 태블릿 PC를 이용하는 등 학술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만약, 정부 판단대로 매출 20%를 리베이트라고 가정해도 제약업계는 이 비용을 보장할 필요는 있다고 말하고 있다.

설사 20%라고 가정한다고 해도 이 수치 대부분은 합법적 마케팅으로 전환될 부분이지 약가인하로 완전 공중분해 시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일반 제조업과 달리 합법적인 마케팅으로 소요되는 비용이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시판후 조사를 위해 제공되는 비용은 의약업종에만 특별히 의사에게 합법적으로 용인되고 있다. 또 학회에서 진행하는 공공 캠페인 등도 공공의 이익을 위해 지원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최근에는 공공 캠페인 비용까지 지원을 통제하고 있는 실정이다.

학회 관계자는 "국민 건강을 위해 해마다 해 오던 공공캠페인 지원 비용까지 제한되는 상황"이라며 "개인의 이익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닌데도 과도하게 억제하는 것은 산업과 의료 발전을 저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미국이나 유럽 등에서도 학회 지원이나 공식적인 마케팅 채널은 투명한 지원을 전제로 열려있는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그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 삼간 태운다고 제약사 마케팅에 소요되는 모든 비용을 리베이트로 전제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리베이트,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제약업계에서 리베이트에 대한 자정 노력은 수 년간 계속돼 오고 있으며, 현재도 진행형이다. 그야말로 '자의반 타의반'이다.

특히 '리베이트 쌍벌제' '리베이트-약가 연동제' '공정위 등의 수시 조사' 등이 이뤄지면서 이제는 살아남기 위해서라도 리베이트를 할 수 없다는 의식이 자리잡고 있다.

B 제약사 관계자는 "리베이트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할 수는 없다. 합법적 마케팅과 불법적 마케팅 사이, 다시말해 그레이 존에 있는 마케팅 활동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베이트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것만은 확실한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리베이트로 인식될 수 있는 마케팅 활동은 점점 줄어들고 있으며 적어도 2년 내에는 리베이트라고 할만한 마케팅을 완전히 없앨 수 있다는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다시말해, 정상적이고 합법적인 마케팅 활동으로 전환된다는 이야기다.

C 제약사 관계자도 "가끔씩 리베이트 사건이 터져나올 때마다 제약업체들은 가슴을 쓸어내린다"며 "제약업계에서 리베이트가 끊이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인식하지만, 일부 제약사를 전체 제약사로 확대하는 것은 경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제약업계 자정 노력이 있는만큼 이제 정부도 제약사들이 매출 20%를 리베이트로 사용한다는 말은 그만했으면 한다"며 "산업 발전을 위하는 일이 무엇인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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