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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인카드 사용 건건이 보고…안 쓰는게 더 속편해"

  • 최봉영
  • 2011-10-19 06:45:00
  • 요약
  • 제약사 영업사원 A씨 "사람 만나기도 일하기도 싫어"

"건설 경기가 안 좋다지만, 제약업계 만큼은 아닌 것 같다."

최근 건설회사에 다니는 친구를 둔 중견제약사 영업 사원 A씨의 말이다.

A씨는 "얼마 전 건설 쪽에서 일을 하는 친구를 만났는데 법인카드 이야기가 나왔다. 우리와 달리 그 친구는 영업활동을 위해 자유롭게 법인카드를 쓴다고 했다. 좀 놀랐다"고 말했다.

A씨가 놀란 이유는 친구가 다니는 회사가 중위권 건설회사로 건설 경기가 안 좋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한 두 번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A씨는 "건설 회사도 비용을 통제하기는 하지만 '쓸 데는 쓴다'고 친구가 말하는 걸 보니 제약업계 만큼 힘든 곳은 없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돈을 쓰는 것이 부러운 건 아니지만, 영업 활동상 꼭 필요한데도 쓸 수 없는 환경이 야속했다고 했다.

실제 제약업종이 비용 통제에 돌입한 시기는 리베이트 쌍벌제와 공정경쟁규약이 제정된 이후 부터다.

이 시기부터 상당수 제약사들은 영업 사원들에게 지급하던 법인 카드 수를 줄이는 한편 사용 한도와 함께 쓸 수 있는 항목의 규제도 크게 늘어났다.

A씨는 "영업활동의 일환으로 거래 파트너에게 밥이라도 한 끼 사려면 회사에 법인카드를 사용해야 겠다고 사전 보고를 해야하는데 그게 번거로울 뿐만 아니라 마치 구걸하는 느낌도 들어 특별한 일이 아니면 식사 약속같은 것을 잡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반값 약가 정책을 꺼내들면서 제약사들은 한층 비용 절감을 강조하고 있어 영업 사원들은 힘겨워하고 있다.

A씨는 "예전보다 영업에 사용되는 비용을 많이 줄였는데 또 줄이라고 하니 뭘 더 줄이라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푸념했다.

심기 일전해 일을 하려해도 실적으로 나타나는 게 없는 상황이라 솔직히 법인카드를 쓸 배짱도 없어졌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가다가는 우울증에 걸릴 것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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