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자격자에 가운 입힌 선배약사에 절망"
- 영상뉴스팀
- 2011-10-27 06: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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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장토크] 약사들, 답답한 현실을 이야기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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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 같은 주말을 즐기기 위해 거리로 나온 젊은 연인들로 가득한 인사동 한복판.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비장한 각오로 피켓을 들고 시민들 속으로 ‘들어온’ 그 나이또래 젊은 약사들이 있다.
‘현실이 답답한 건강한 약사들, 만나자!’를 모토로 약사법 개정 저지를 위해 일요일 오후 인사동 거리로 나왔다는 젊은 약사들.
그들은 당장 닥친 일반약 슈퍼판매 문제 이외에도 지금의 약사사회에 대해 ‘할 말’이 많다.
졸업 후 부푼 꿈을 안고 들어간 약국은 그야말로 카운터의 천국이었고 무자격자에게 약사가운까지 맞춰주는 선배 약사의 친절함(?)은 약사로서의 정체성마저 혼미하게 했다.
일반약 슈퍼판매 문제는 약사들의 복약지도 부재에서 오는 책임소재라고 이야기들 하지만 대학에서 환자들에 대한 상담과 복약지도에 대한 내용은 누구에게도 배운 적이 없다.
대학 시절 ‘약은 팔되, 영혼을 파는 약사는 되지 말라’는 어느 선배의 말은 여전히 가슴 한구석에 남아있지만 졸업 후 접한 현실은 이러한 의지를 퇴색해져 가게만 한다.
하지만 젊고 건강하기 때문에 지금의 상황을 지켜만 볼 수 없어 거리로, 시민 속으로 뛰어들었다는 젊은 약사들.
10년 차 약사이자 약사회 임원으로의 길을 걷고 있는 선배 약사와 ‘진짜’ 약사가 되겠다는 꿈을 안고 부지런히 뛰고 있는 후배 약사들이 인사동 한 까페에 모여 지금의 약사사회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카운터에게 가운 입히는 선배, 약사 정체성 의심”
장보현 약사: 졸업 후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는 사람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환자들을 대하려는 부푼 꿈이 있었다.
하지만 처음 취업한 약국에는 카운터가 2명이나 있었고 약국장은 부부약사로 대형 메디컬약국을 3곳이나 경영했다. 약국장은 CCTV를 보면서 카운터에게는 어떤 약을 팔아라, 약사들은 무엇을 하고 있나 감시하고 지시하더라.
그런 선배 약사의 모습은 약사로서의 철학은 없이 돈을 벌려는 사장으로서의 모습 밖에 보이지 않더라 이러한 약사가 소위 ‘잘 나가는 약사’로 인식되는 현실을 보면서 많은 회의감을 느껴졌다. 또 최근 약준모 까페에서 약사회 임원들의 카운터 동영상을 보면서 이런 모습이라면 어느 단체에게 우리가 과연 약사법 개정 관련한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다.
박정희 약사: 가장 충격적이었던 경험은 구약사회 임원이었던 약국장이 약국직원에게 가운을 맞춰주면서 약국 직원인데 가운을 입고 일을 하라고 말을 하는 것을 보았다.
그 모습을 보면서 약사라는 직업이 이제는 건강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약에 대한 전문가라는 의미가 퇴색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약국에서 이른바 카운터를 고용하고 있는 기성 약사들이 지금의 약사에 대한 이미지를 고착화시켜나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든 것이다. 물론 선배 약사님들 중에는 경영을 하고 수익을 맞추다 보면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을 하신다. 하지만 이 인식 역시도 약국을 돈을 벌기 위한 수단이라는 인식에서 나오는 논리아니겠는가.
약사들조차 이런 생각을 가지고 있는데 사회적으로도 약사에 대한 인식이 그렇게 형성될 수 밖에 없지 않겠는가.
“편리성만을 강조하는 슈퍼판매, 약 상품화 지름길”
조선남 약사: 약을 사러 오는 사람들은 광고를 보고 오기도 하고 약사들조차 광고에 따라 약을 팔기도 하는 것이 현실이다.
일반약의 경우 복약지도를 거부하는 환자들도 대다수인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약이 슈퍼로 나갈 경우 소비자들을 타깃으로 한 제약사들의 약 광고는 더많아질 것이고 광고 잘하는 약이 거대품목으로 성장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는 약사로서의 역할은 아예 빠질 수 밖에 없는 것이다.
약국을 운영하는 약사로서 현실을 보았을 때 그동안 복약지도를 열심히 하려고 해도 환자들이 이를 거부할 경우가 다반사인데 이러한 부분을 문제시 삼는다는 것은 꼬투리잡기로 밖에는 보이지 않는다.
박정희 약사: 개인적으로 약사가 약을 많이 팔아서 마진이 남는 지금의 구조 자체가 문제라고 생각이 된다.
돈을 버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많이 팔아서 많이 남겨야하는데 단순 자영업자가 아닌 약사라는 직능을 가진 사람이 약을 팔아야 한다는 상황 속에 놓여져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일반약 슈퍼판매가 될 경우 제약회사도 환자들에게 약을 더 많이 팔려고 하고 유통자본과 약사도 우리 약국에서 더 많이 먹어라라는 식으로 인식이 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지금과 같다면 약사라는 전문 직능이 대한민국에서 더 설 땅은 좁아질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든다.
“대학서도 못 배운 복약지도, 누구에게 지도받아야 하나”
장보현 약사: 사실 대학에 다니면서도 수업시간에 학교 안에서 복약지도에 대해서는 한번도 배우거나 해 본 경험이 없다.
졸업 후 약국에 취업해서도 약 마진이나 가격 외워라라는 식의 말만 들었지 이 약을 어떻게 상담해라 올바른 약사상은 어떤 모습이다라는 개념은 선배 약사들에게 들어본 경험이 거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반약 복약지도를 한다는 것은 철저히 약사 개인의 양심에만 맡겨져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그것이 지금의 상황을 불러온 것 같다.
지금의 상황에서 한국 사회에서의 약사 직능으로서의 미래를 이야기한다면 젊은 약사의 시각으로서는 절망적인 것 같다.
조선남 약사: 약대의 경우 교수님들조차 대부분이 연구개발 분야 교수님들이 대부분이고 그쪽 커리큘럼이 유지되기를 바라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현 약사들하고 교수들조차 괴리감도 크게 되고 실제 약국 현장에 약사들이 마주했을 때 필요한 실질적인 교육들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학 커리큘럼이 변화되고 보충돼 나가야 할 부분도 물론 있지만 대학을 졸업 한 새내기 약사들에 대한 교육을 대한약사회에서 하고 강사들이 많이 배출되서 현장 교육을 많이 한다면 개선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약은 팔되 영혼을 파는 약사는 되고 싶지 않다”
박정희 약사: 영혼을 파는 약사는 아니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단순히 비싸고 마진이 많이 남는 약을 환자에게 준다고 해서 부도덕한 약사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내가 어떤 환자에게 약이나 건기식, 생활습관을 추천해 줄때 이 사람의 건강에 대한 걱정에서 시작된 것인지 약사 자신의 이익을 위한 것인지 그 답은 약사 자신이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부분에서 약사로서의 양심과 영혼을 팔지 않는 자존감을 지켜나간다면 이 사회에서 약사를 바라보는 지금의 시각 자체도 많이 변화돼 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장보현 약사: 물론 선배 약사님들도 젊은 약사로서의 과정이 있었던 만큼 우리와 같은 생각과 바람직한 의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그 안에서 수긍해 갈 수 밖에 없었던 부분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한다.
그 안에서 갈등도 하고 계실 것 같은데 젊은 약사들도 마찬가지로 더 좋은 약사가 되고 싶고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약사가 되기 위해 함께 이야기를 해 나갔으면 좋겠다.
앞으로 어떤 약사상을 한국에서 만들어 나가고 국민적 신뢰도를 얻어나가야 할 것인가에 대해 열어놓고 정책적이나 여러 방향으로 발전적인 방향을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참가자 이력]
장보현 약사 ▲서울대 약대 2009년 졸업 ▲서울대 보건대학원 재학 중 ▲늘픔약사회 회장
박정희 약사 ▲숙명여대 약대 2007년 졸업 ▲서울대 보건대학원 박사과정 중
조선남 약사 ▲1981년 이화여대 약대 졸업 ▲경기도약사회 윤리이사, 파주시약사회장 ▲전국약사연합 공동대표 ▲파주시 신성심 약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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