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약품 품질관리 '사각지대'는 여전히 있다?
- 이탁순
- 2012-02-17 12:2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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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자재, 품질관리 인력 등 취약…식약청 관리 '한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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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사석에서 제약업체 한 CEO가 했던 말이다. 의약품을 생산·공급하는 제약업체 CEO가 스스로 의약품 품질관리 문제점에 대해 언급한 것이다. 다질 것은 다지고 나가자는 취지였다.
하지만 제약업계 전반에서도 의약품 품질관리 '사각지대'가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완제품 중심의 품질관리 시스템 상에서 의약품 원료제조나 부자재 등은 미처 불량을 발견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의약품 품질관리 사각지대 가능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제약업체 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완제품 업체는 의약품 포장이나 용기, 라벨 등 곳곳에서 부자재를 가져다 쓰는데, 문제는 납품업체 대부분이 영세하다는 점"이라며 "물론 완제품 업체에서 자체적으로 관리를 하고 있지만, 대부분 납품업체의 자체검사를 믿는 편"이라고 솔직히 말했다.
업계에서는 납품업체가 원가 절감 차원에서 기본적인 시험검사를 하지 않고 완제품 업체에 공급하는 일도 더러 있다고 고백하고 있다.
최근 경찰로부터 수사를 받고 있는 모 의약품 원료업체도 원료합성 및 시험성적을 조작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이를 제기한 내부고발자는 2009년 근무 당시 중국산 원료를 합성한 것처럼 해서 높은 가격에 팔고, 품질관리책임자의 결재를 위조해 시험을 통과시켰다는 것이다.
이런 의혹이 일자 제약업계는 또 한번 원료합성 조작 사건에 휘말릴까 전전긍긍했다. 당시 제약업체 관계자는 "의약품 원료를 조작해 실제 가격보다 높게 공급했다면 의약품 최종가에도 영향을 미쳐 추후 가격 적정성을 놓고 공단과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며 촉각을 곤두세웠다.
제약업계는 품질관리 의혹은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이지만, 품질관리책임자의 결재를 위조했다는 제보에 대해서는 여기저기 수긍하는 눈치다.
현재도 소규모 의약품 제조(수입)업체들이 의무 고용하게 돼 있는 품질(안전)관리책임자를 수급하는 데 애를 먹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신분을 약사 또는 한약사로 법으로 제한한 나머지 업체 입장에서 고용 부담이 커졌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의혹이 제기된 원료업체나 작은 수입업체, 게다가 중소 완제품 업체들도 약사 신분의 품질관리책임자를 구하지 못해 면허 도용이 빈번하다는 내용은 업계 내에서는 공공연한 사실"이라고 말했다.
관계당국도 현실적으로 존재하는 의약품 품질관리 '사각지대'에 대해 어느정도 인정하고 있지만, 단속 인력 부족으로 적극적으로 대응하지는 못하고 있다.
대부분 서류상 확인으로 그치거나 업계 자체 관리에 의존하는 모습이다. 2010년 부터 시행된 벤더오디트 제도 역시 의약품 원료 관리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마련된 장치다. 벤더오디트란, 완제품업체로 하여금 의약품 원료 제조업체를 실태조사하게끔 강제 규정한 제도다.
하지만 아직 시행된지 얼마 되지 않아 식약청은 강력한 단속보다는 제도 정착에 주력하고 있다.
식약청 한 관계자는 "벤더오디트처럼 앞으로 식약청 손길이 못 미치는 부분들은 업체 스스로 관리·단속할 수 있도록 제도를 정착해 나갈 계획"이라며 "어느 정도 수준에 올라서면 미국 FDA 수준의 품질관리 시스템이 완성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관계당국의 단속 의지 자체가 부족하다는 비판도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품질관리책임자의 경우 제도 시행 이후 단 한 번의 기획 현장조사도 이뤄지지 않았다는 점은 이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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