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2 14:59:53 기준
  • AI
  • 규제
  • #제품
  • 허가
  • 약국 약사
  • #수가
  • 인수
  • GC
  • 의약품
  • 글로벌

"제약 M&A, 전략 부재"…성공 '벤치마킹' 필요

  • 어윤호
  • 2012-01-05 06:45:00
  • 대동소이 제품-가족경영 문제…'정부 유인정책' 절실

정부의 연이은 #약가인하로 제약계는 폐업과 실업의 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실제로 경제 전문가들은 #M&A 없이 이대로 가면 상당수 제약사의 폐업이 가시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의 M&A 환경은 사실상 매우 척박하기 때문에 상당수 영세업체들은 폐업되고 극소수 제약사만이 M&A로 갈 가능성이 크다는 것 또한 업계 내 지배적인 견해다.

그렇다고 일부 제약사를 제외한 나머지 국내사들은 멍하니 바라보고 있을 수만은 없다.

제약업계 M&A 부재의 원인을 파악하고 품목 구조조정, 조직 개편 등 통해 합리적 방안을 도출하는 것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M&A 왜 안되나"…원인과 문제점=다국적제약사가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원동력 중 하나가 전략적인 'M&A와 제휴'였다.

화이자가 와이어스 인수를 통해 백신 사업을 강화하고 로슈가 제넨텍을 인수해 바이오의약품 사업을 강화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의 M&A는 저조하다. 특히 '녹십자나 유한양행' 같은 곳이 공개적으로 필요한 부문을 보강하기 위해 M&A를 하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히고 나선 것이 오래전 일인데도 말이다.

먼저 제약사 간 제품 포트폴리오와 영업조직이 겨냥하는 병원이 중복돼 시너지 효과가 제한된다는 점을 꼽을수 있다.

화이자-와이어스의 간접비교 지표.
이혜린 KTB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제약사 대부분이 특화된 사업이 없고 유사한 형태의 경영구조를 갖고 있기 때문에 M&A는 상승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가령 신약 파이프라인은 우수하지만 마케팅 능력이 부족한 다국적사가 영업력이 뛰어난 국내사와 코마케팅, 코프로모션을 진행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국내사 끼리 창출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또한 오너경영, 가족경영 체제가 대부분인 국내 제약환경도 문제점 중 하나다.

김현태 신영증권 연구원은 "창업주의 지배력이 지나치게 강한 것도 제약사들이 M&A에 있어서는 큰 장애물"이라며 "지배주주의 지분이 높아 경영권 고수를 위해 외자사의 M&A제안도 거부하는 사례도 많다"고 지적했다.

다만 그는 "2세나 3세 경영인으로 넘어가면사 상황이 유연해질 수 있고 환경 변화에 대한 적응을 위해서라도 개혁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여기에 '동업은 절대 안된다'는 우리 사회의 고유한 인식도 적지 않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

◆"M&A로 날개 달았다"…인수합병으로 효과본 국내 사례=숫자는 적지만 최근 국내 제약사들도 M&A를 통해 상승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동아제약이다.

동아제약은 지난 2010년 원료제조 전문회사인 삼천리제약을 약 500억원에 인수하면서 원료 공급력을 높일 수 있었다.

당시 동아제약은 자회사인 유켐을 통해 원료를 공급받았는데, 삼천리제약 인수로 원료 공급원이 다양해졌고 이를 통해 생산력 확대에 기여할 수 있었다. 공교롭게도 삼천리제약 인수 이후 GSK가 동아제약에 지분을 투자하는 등 다국적제약사의 러브콜도 잇따랐다.

2009년 셀트리온과 한서제약의 만남도 상승효과를 낳았다. 바이오의약품 전문 생산업체인 셀트리온과 합성의약품 시장에서 잔뼈가 굵었던 한서제약의 만남은 최근 다국적회사의 M&A 트렌드인 케미컬-바이오 짝짓기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셀트리온은 한서제약 인수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국내 유통망을 얻게 됐고, 기존 한서제약이 갖추고 있던 제네릭의약품은 셀트리온 글로벌 판매망을 통해 세계 시장 진출의 날개를 달았다. M&A 효과는 지금보다 바이오시밀러가 곧 출시되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상황이다.

중외제약과 크레아젠홀딩스의 인수합병 역시 세포치료제 등 제품 다각화 차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한 화성바이오팜과 경남제약도 인수합병함으로써 기존 '레모나' 이미지에서 벗어나 태반제제 전문회사로 거듭나는 계기가 됐다.

가장 최근엔 OEM전문회사 한국콜마가 법정관리에 들어선 '비알엔사이언스(구 보람제약)'를 인수키로 해 관심을 모으고 있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굳이 회사 대 회사의 짝짓기가 아니더라도 다른 투자 방식으로 상승 효과를 낳는 경우도 많다"며 "일례로 한미약품이 중국에 투자한 북경한미약품이 GSK의 '오구멘틴'을 위탁생산할 정도로 성장한거나 최근 동아제약이 일본 회사로부터 경영권은 지키면서 지분을 투자받은 점 역시 주목할 만 하다"고 평가했다.

◆약가인하 먼저간 일본은?=약가인하 정책은 국내 만큼 급진적인 형국은 아니었지만 이웃나라 일본에서 선행된바 있다.

약가인하 시대를 맞은 일본 제약사들은 업체간 활발한 합병을 통해 새로운 수익구도를 모색해 나갔다.

2005년 4월 당시 일본 제약업계 3위인 야마노우치와 5위인 후지사와약품공업의 합병에서부터 시작된 상위 업체간 M&A는 같은 해 9월 2위인 산쿄와 6위인 다이이치와의 합병으로 이어졌다.

또 2007년 2월에는 업계 8위인 미쯔비시웰파마와 10위의 다나베제약의 합병이 이뤄졌다. 당시 업계 1위 였던 다케다약품과 에지이 정도만이 M&A가 이뤄지지 않을 정도로 M&A 열풍이 일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

특히 10위권 밖의 다이니폰제약과 스미모토의 합병으로 탄생한 다이니폰스미모토는 합병해인 2005년 업계 6위로 뛰어오르며 주목을 받기도 했다.

한 일본계 제약사 관계자는 "일본 제약업계의 경우 약가인하 정책의 시행 이후 리스크 극복의 원천이 M&A였다고 말할 수 있다"며 "업체별로 철저한 분석과 대비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과 한국의 약가인하 정책의 급진성에는 분명 차이가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한국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일본 제약사들 역시 불분명하다는 견해를 보였다.

일본계 제약 한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약가인하 정책을 펴면서도 충격완화 장치를 둬 기업들이 제 갈길을 스스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의 가격인하는 제약기업의 수익성과 직결돼 있다"며 "영업이익이 현저히 줄거나 이익을 내지 못하면 경영에 치명적이기 때문에 점진적인 약가인하를 진행한 것"이라고 부연했다.

◆건전한 M&A 유도를 위한 정부의 역할=건전한 M&A를 활성화려면 정부가 분위기를 조성할 필요도 있다고 제약업계 관계자들은 지적한다.

한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M&A 거간 노릇을 할 수는 없겠지만, M&A 기업들에게 세제 등 다양한 베네핏을 주는 방식으로 분위기를 잡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실제 정부도 한미 FTA 후속대책 등에서 M&A를 통한 규모의 경제 실현을 장려하기 위해 M&A 유인책 개발 등을 언급한 바 있는 만큼 기업들이 '초저약가시대'를 극복할 수 있도록 현실적인 지원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