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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문 읽는다고 해결되나"…민초약사 울분

  • 이혜경
  • 2012-01-19 06:44:57
  • 요약
  • 원로 약사 한마디에 성토의 장으로 변한 구약사회 총회장

김철길 자문위원
대한약사회 집행부 총사퇴를 촉구하는 서울 서대문구약사회 결의문이 채택되려던 순간 원로 약사가 자리를 박차고 일어섰다.

"실망했다. 슈퍼에서 약을 팔기 직전인데 울분을 토하는 사람이 단 하나도 없다"면서 마이크를 잡은 약사 회원은 김철길 서대문구약사회 자문위원이다.

한약분쟁 당시 직접 구약사회원을 이끌고 다녔다면서 자신을 소개한 김 위원은 "회원들의 의견은 하나도 듣지 않은채 글로 작성된 결의문 읽는걸로 울분을 토할 수 있겠느냐"며 "26일 임총이 있다지만, 우리 가슴에 맺힌 이야기는 하고 결의문을 채택하자"고 쓴소리를 뱉었다.

원로 약사의 따끔한 충고 때문일까. "안건을 유인물로 대체하는 것을 승인한다"며 회원들의 동의에 의사봉을 두드리던 정명진 총회 의장이 입을 열었다.

정 의장은 "대약은 투쟁에서 협의로 의사를 바꿀때 긴급 총회를 열어야 했다. 촛불집회 잉크도 마르기전에 무슨 협의냐"면서 "서울, 경기, 전남 등 3개 지부를 제외한 다른 지부들은 무슨 꿀단지를 물었는지 목소리도 안내고 있다. 이해가 안간다"고 비난했다.

배턴(baton)을 이어받은 솔온누리약국 임용남 약사는 "팩스에 불이 나도록 건의사항을 약사회에 보냈는데 감감무소식"이라며 "밀실 협의의 구체적 내용을 함구하고 있는 대약 집행부와 회장에 압력을 가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그동안 약사회 업무에 관심도 없다가 총회를 나왔다는 A 여약사는 "직능과 밥그릇을 지키기 위해 약사들이 슈퍼판매를 반대한다고 하는데, 밥그릇 지키는 것 만큼 중요한게 어딨느냐"면서 "1년에 70만원 가량의 회비를 내고 있는데 약권 수호도 못하는 약사회가 회비를 어떻게 쓰는지 알고 싶어 참석했다"고 언급했다.

모친이 운영하는 서대문구 혜성약국에서 2년간 근무하고 있다고 밝힌 B 여약사는 "내줄게 있다면 가져오는 것도 있어야 한다"며 "약점 잡힌 사람처럼 '얻을게 하나도 없다'고 주장하는 약사회에 실망스럽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계에서는 약사들이 의사로부터 시혜 받는 직종이라고 생각하면서 약권을 약사에게 뺏겼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며 "국민들은 영양제를 구입하면서 복약지도 보다 '금액을 깍아줄 수 없느냐'는 흥정을 하는 등 약사를 장사치로 여기고 있는 현실에 울분을 토할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일반약 판매 매출 감소 추이를 보이고 있다는 C 여약사는 "조제 환자가 많다는 약사들은 슈퍼판매가 자신과 상관 없다고 여기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고 꼬집었다.

C씨는 "의약품 수호가 무너지면 원내약국 부활, 부분 의약분업 실시 이야기가 나올 것"이라며 "내줄 것은 내주자는 생각은 하지도 말고, 약사회가 무너지는 한이 있더라도 슈퍼판매는 막을 자세로 싸워야 한다"고 토로했다.

송정순 회장이 구약사회 회원들의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
이 같은 회원들의 성토에 정덕검 감사는 "김 위원님으로 인해 제대로 회원들의 민심이 전달될 수 있었다"면서 "결의문을 읽는 것보다 민초 약사들의 의견을 듣는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이에 서대문구약은 미리 작성된 결의문내 '대약 회비 납부 거부'를 포함, 19일 열리는 서울시약 24개 분회장 회의때 안건을 상정하기로 했다.

송정순 회장은 "결의 이후 회원들의 동참 또한 중요하다"며 "구약에서 힘을 낼 수 있도록 회원들이 줄을 당겨 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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