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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유전성 망막변성질환 치료제...유전자 진단 중요"

  • 손형민
  • 2024-05-27 06:18:58
  • 박규형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 원샷 치료제 럭스터나 서울대병원에서도 투여…'좋은 경과 기대'
  • 유전성 안질환 정확한 진단 필요…"적극적인 유전자 검사 실시돼야"

박규형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
[데일리팜=손형민 기자] "럭스터나 이전에는 유전성 망막변성질환에 마땅한 치료법이 없었습니다. 의료진의 입장에서도 최초로 유전성 망막변성질환의 치료 가능성을 보여준 럭스터나의 등장 자체가 환자분들께 유전자 검사를 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근거가 됩니다."

박규형 서울대병원 안과 교수(대한망막학회장)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유전성 망막변성질환의 유전자 검사 중요성을 강조했다.

유전성 망막변성질환은 비교적 어릴 때부터 혹은 청소년기를 지나면서부터 시각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는 경우 의심할 수 있다. 가장 흔히 나타나는 증상은 야맹증이며 소아 때부터 눈 떨림이 있거나 시력이 떨어지고 서서히 시야가 좁아지는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다만 질환 정보가 많지 않아 진단조차 어려운 실정이다. 의료진 역시 유전성 망막변성질환에 대한 치료 경험이 낮아 환자들이 정확한 진단을 받기 전까지 약 5~7년이 걸린다. 그동안 환자들은 최대 8명의 의료진을 거칠 수도 있을 뿐만 아니라 2~3번의 오진을 받는 이른바 진단 방랑을 경험하기도 한다. 진단 이후에도 이를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약은 없었다.

다행스러운 점은 이 질환에 첫번째 치료제가 등장했다는 것이다. 노바티스의 럭스터나는 RPE65 유전자 변이로 인한 유전성 망막변성질환 치료제로 지난 2021년 국내 첫 승인돼 올해 2월 급여 적용됐다.

럭스터나는 수술을 통해 아데노연관바이러스에 RPE65 정상 유전자를 삽입한 뒤 환자 망막에 투여해 변이 유전자 대신 정상 유전자가 작동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현재 국내에서는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 등 3개 병원에서 럭스터나 치료가 가능하다.

박규형 교수는 럭스터나의 등장과 함께 다양한 유전자 변이에 대한 치료 가능성이 생기면서 이제는 유전자 검사를 통해 환자들을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며 망막질환에서의 유전자 검사 필요성을 강조했다.

망막질환에도 유전자 검사 필요성 부각

2022년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국내 유전성 망막 질환 환자는 1만 2000~3000명 사이로 알려져 있다. 진단 환자로 알려지지 않은 실제 환자 수는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유전성 망막변성질환 중 하나인 망막색소변성(RP)에서는 원인 유전자로 EYS, USH2, PDE6B 등이 많이 나타난다. 럭스터나가 타깃하는 RPE65 유전자는 드물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해외에서도 RPE65는 전체 망막색소변성 환자의 1% 미만으로 알려져 있는데 한국은 이 보다도 더 드문 0.2~3% 정도로 추정되고 있다.

박 교수는 “환자마다 주로 진단받는 나이대는 다르다. 레베르 선천성 흑암시(LCA)는 어릴 때부터 시력이 굉장히 좋지 않기 때문에 보통 부모가 먼저 발견하고 소아안과 정밀검진을 통해 유전질환이 의심되면 유전자 검사를 받는 경우도 있다”며 “반면 망막색소변성증은 어릴 때부터 야맹증을 가지고 있더라도 실제로 증상이 심해지는 것은 2~30대인 경우가 많아 비교적 늦은 나이에 진단되기도 한다”고 전했다.

이어 “유전자 변이 별로 어떤 변이는 증상이 아주 초기부터 나타나고, 어떤 것은 늦게 나타나는 등 차이가 있지만 증상이나 표현형(안과 검사 소견)만으로 어떤 유전질환인지 알 수는 없다. 유전형을 정확히 진단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유전자 검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유전자 검사를 하지 않았던 환자들도 치료에 희망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검사를 해볼 수 있다는 점에서 럭스터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며 “검사 비용도 정부 차원에서 환자가 좀 더 부담 없이 받을 수 있도록 급여율을 높이는 것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럭스터나 국내서도 투여…”좋은 효과 기대”

럭스터나가 본격 국내서 출시되며 환자들의 실제 치료 효과에도 기대가 모아진다.

럭스터나 보험급여 이전에는 삼성서울병원과 세브란스병원에서 노바티스의 약제 접근성관리 프로그램(MAP)을 통해 환자 한명씩 각각 치료를 받았다. 급여 적용 이후에는 서울대병원에서 두 명, 삼성서울병원에서 두 명 총 4명의 환자가 보험급여로 수술을 마쳤다.

박 교수는 “보통 수술 한달 후부터 환자의 망막기능이 급격히 개선되고 시야나 행동 패턴 등 환자가 느끼는 정도의 개선도 같이 이뤄진다고 보고되고 있다. 서울대병원의 럭스터나 투여 환자의 경우 4월 중순에 수술을 진행했으며 아직 경과를 지켜보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럭스터나의 효과를 측정하기 위해서는 보통 망막이 빛 자극에 반응하는 정도를 측정하는 FST(Full-field light Sensitivity Threshold) 검사를 진행하는데 수술 한 달 이후부터 급격히 망막기능이 개선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이미 이전에 치료를 받은 환자에서도 일상적인 보행 환경을 재현해 다양한 조도에서 여러가지 장애물 코스를 통과하는 능력을 평가한 결과 어두운 환경에서도 잘 통과하는 등 기능적으로 개선되는 모습을 보였다. 시야와 시력 개선도 보고돼 이번에 럭스터나를 투여한 환자에서도 좋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럭스터나뿐만 아니라 다양한 치료제들이 개발 중인 만큼 치료 기회가 더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현재 치료가 가능한 유전자 변이는 럭스터나로 치료할 수 있는 RPE65 밖에 없다. 이외에 RPGR 유전자 변이에 대한 치료제가 임상 3상을 진행 중이고 CEP290 또한 임상 시험에서 유전자 치료에 긍정적인 결과를 보고하고 있다.

박 교수는 “조금 더 발병 빈도가 높은 유전자 변이에 대한 치료제도 꾸준히 연구되고 있고 CRISPR와 같이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하는 유전자 편집 기술도 개발되고 있다”며 “향후에는 유전자 치료 대상 질환이 더 광범위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이에 환자들이나 안과 의료진들 모두 기존의 관념에서 조금 다르게 생각해 적극적으로 유전자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1, 2차 의료진들이 야맹증, 시력 저하, 시야 협착 등 주요한 증상이 있는 망막 변성 환자들에게 유전자 진단을 적극 권유했으면 좋겠다”며 “유전성 망막변성은 더 이상 치료 가능성이 없는 질환이 아니다. 향후 많은 환자들이 진단된다면 다른 유전성 망막변성 치료제들이 개발되는 데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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