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0 13:09:20 기준
  • #데일리팜
  • 제약
  • #제품
  • 공장
  • 안과
  • 의약품
  • #침
  • #임상
  • 신약
  • #회장
네이처위드

브랜닥스안티프라그, 코끼리밥솥을 기억하십니까?

  • 데일리팜
  • 2012-06-25 06:35:41
  • 허윤일 개발마케팅 부장(대우제약)

혹시 브랜닥스안티프라그라는 치약을 기억하시는가? 그럼 코끼리모양이 그려진 일본산 코끼리밥솥은?

두 제품 다 80년대에는 나름 좀 산다고 하는 집들에 꼭 있는 필수품이었다.

이것저것 자료를 찾아보니 브랜닥스안티프라그는 1981년에 새빨간 립스틱을 바른 입모양 모델이 혀로 이를 핥으며 뽀드득하고 소리가 나는 소위 개운함(?)을 내세운 마케팅용어로 말 그대로 시장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제품이었다.

당시에 국내에는 럭키치약이 시장점유율 97%로 말 그대로 시장독점을 한 상태이고 치약하면 럭키치약이고 다른 치약은 대한민국 국민들에겐 말 그대로 기억조차 없는 상태였다.

사실 이 당시에 필자 집안도 이 광고를 보고 럭키치약을 과감히 버리고 브랜닥스로 바꿨다.

그렇다면 필자 집안도 나름 사는 집안이었는가? 뭐 꼭 그렇다는건 아니지만 그 정도로 브랜닥스안티프라그 치약은 뭔가 다르다고 느끼는 사람들이 많았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자료에 의하면 브랜닥스안티프라그가 국내시장에 들어오기 전에 국내치약시장 매출액은 연간 겨우 180억원이었단다. 물론 30년이 넘은 상황이니 현재 가치와 비교하자면 1000억원이 훨씬 넘는 큰 시장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브랜닥스안티프라그가 광고된 이후 국내치약시장은 그 두배인 360억원이 되었고 그 다음해에는 440억원을 훌쩍 넘겼다고 한다. 보통 마케팅론에서 보면 성숙시장에서 그 다음은 포화 쇠퇴기임으로 추가브랜드 진입은 결국 제로섬게임이론이 이야기된다.

이상하게도 이 브랜닥스안티프라그는 출시되자 제로섬게임이 아니고 시장의 크기가 더욱 확대되고 커지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이유는 단순했다.

국민들은 양치를 하루에 잘해야 아침에 한번 정도 하던 것이 양치횟수가 늘어나고 럭키치약의 독점상태에서 고급스럽고 비싼 안티프라그 치약(필자 기억엔 당시에 치약을 사면 무슨 빨간알약을 동봉해줬던 것으로 기억한다.

해서 그걸 씹으면 잇몸사이가 붉게 물드는데 그게 바로 프라그라고 알려주는 캠페인같은걸 했던걸로 기억한다) 으로 선택권이 넓어진 것이다.

아울러 치약은 럭키치약 치약색깔은 무조건 하얀색 가격은 저렴 이것이 우리가 생각하는 치약 이미지의 전부였는데, 갑자기 하늘색치약에 가격도 두 세배가 훌쩍넘고 어디서 이름도 생소한 브랜닥스안티프라그 이거안쓰면 프라그가 제거 안되는 느낌인데다 안그래도 비싼데 양치를 세번이나 하라 하고 말 그대로 센세이션이 될 수 밖에 없었던 것 같다.

당연히 이후엔 수 많은 고급치약 및 브랜드치약들이 탄생하게 되었다. 대충 기억나는 것이 럭키치약에선 저가의 하이얀,중고가의 페리오등등 브랜드명은 기억안나지만 두가지 색이 있던 치약,입안이 화해지며 입냄새제거를 강조한 투명한 젤처럼 생긴 치약등등 이 당시에 무수히도 많이 시장에 출시된 것으로 기억한다.

코끼리밥솥은 또 어떠한가? 80년도에 대한민국에서 전기밥솥은 그저 전기나 많이 먹고 취사를 간편하게 해주는 역할 정도였다. 그나마도 연탄불 아궁이에 해먹던 밥맛에 길들여진 한국사람들에게 한국산 전기밥솥은 왠지 밥맛(?)별로 안 나는 그저 조금 편리한 정도 뭐 그 정도 였을거다.

그런데 대한민국 아줌마부대 사이에 일대 센세이션이 일어났다. 이른바 코끼리밥솥은 취사는 물론 보온기능도 완벽하고 더불어 코끼리밥솥 갖고 있으면 그 집은 명품 하나 보유한 뭐 그 정도 였다.

창피한 이야기지만 1982년도 초에 필자의 부모님이 계모임으로 일본여행을 다녀오신적이 있다.

당연히 이때 필자의 모친은 코끼리밥솥을 사오셨다. 여쭈어보니 당시 일본여행비와 맞먹는 금액으로 사오셨단다. 아마도 그래서 저 유명한 1983년 '코끼리밥통사건'이 일어난 것 같다.

코끼리밥통사건은 1983년 시모노세끼를 방문한 17명의 부산주부들이 일제상품을 잔뜩 들고 귀국한 것을 아사히신문이 기사화 하면서 벌어진 사건으로 이들 주부들의 쇼핑목록에 공통적으로 코끼리밥통이 들어가 있어 '코끼리밥통사건'으로 불렸고, 당시의 전두환대통령이 전기밥솥하나 제대로 못 만들 수 있냐며 6개월안에 제대로 된 국산전기밥솥을 만들라고 지시를 내렸다고 전한다.

필자는 그렇게 유명한 제품인 브랜닥스안티프라그치약 과 코끼리밥솥이 지금은 전략적마케팅에 실패해서 시장점유율이 낮아졌다 또는 브랜드인지도만 믿다가 큰 코 다쳤다. 이런걸 말하고 싶은게 아니다.

바로 경쟁자라는 훌륭한 전략적 파트너와 자기살을 깎는듯한 혁신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말하고 싶은 것이다.

만약에 브랜닥스안티프라그가 없었다면 지금의 LG도 없지 않았을까 싶다. 브랜닥스가 없었다면 치약시장이 그리 커질리도 없었으며 독점상태의 럭키가 혁신을 이루어내지도 못했을 것이다.

코끼리밥솥이 없었다면 지금 세계 어디 내놔도 손색없는 비둘기로 대변되는 쿠쿠밥솥도 없었을 것이다.

기는 놈 위에 걷는 놈 있고 걷는 놈 위에 뛰는 놈 있고 뛰는 놈 위에 나는 놈 있다고 한다. 그 동안 혁신을 원하는 중소제약기업들은 경쟁자라는 전략적파트너를 그저 나보다 빠른놈 내가 걸으면 경쟁자는 뛰는놈 내가 뛰니까 경쟁자는 날아다니는 놈이라고만 신세한탄한게 사실이고, 상위사들은 다국적기업의 자본을 부러워한게 사실이다.

얼마 전 혁신형제약기업에 선정된 업체들이 발표되었다. 선정되지 못한 업체는 신세한탄 할 게 아니고 훌륭한 전략적경쟁자를 얻은것에 감사하자.

아울러 정부도 인도라는 나라에서 이스라엘 이라는 나라에서 다국적 글로벌 제약기업이 탄생했듯이 창피하고 암울한 코끼리밥통사건에서 지금은 세계최고 비둘기 밥솥이 탄생했듯이 국내사의 저력을 믿고 정말로 말뿐인 혁신기업이 아닌 글로벌제약기업이 탄생할 수 있는 제대로 된 토양환경을 만들어 줄 수 있는 제도로 안착을 했으면 한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