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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길 먼 국내 항암신약 개발…산·학·연 '불만가득'

  • 이혜경
  • 2012-06-22 06:44:48
  • 요약
  • 항암신약개발사업단 워크숍서 지원부터 규제까지 공론

항암신약개발사업단은 21일 글로벌 항암신약 개발 1년의 경험과 10년의 전망을 주제로 창단 1주년 기념 워크숍을 열었다.
복지부가 지난해 6월 시스템통합적 항암신약개발사업단을 꾸려가면서까지 글로벌 항암신약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전문가들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국립암센터에 마련된 항암신약개발사업단(단장 김인철)은 21일 '글로벌 항암신약 개발: 1년의 경험과 10년의 전망'을 주제로 창단 1주년 기념 워크숍을 열었다.

이날 워크숍은 산·학·연 관계자 뿐 아니라 제약회사, 정부 측 관계자가 함께 참여하면서 국내 항암신약개발의 효율화 전략을 논의했다.

이경 교수
◆정부, 신약개발 투자 의지 있나? Vs 정부 주도 안돼=신약개발이 성과로 이어지기 위해 정부의 지속적인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과 정부가 주도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충돌했다.

동국대 약학대학 이경 교수는 "혁신 타깃 발굴을 위한 초기 디스커버리 투자의 지속적 확대가 필요하다"며 "혁신 타깃에 작용하는 hit 발굴, hit to lead, lead optimization 과정 연구 지원 지속과 추가지원 또한 필요하다"고 밝혔다.

후보물질 최적화 과정에서 기초연구사업에서 응용연구로, 전임상 연구사업에는 기초연구로 분류돼 소외되는 현상을 방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덧붙였다.

이 교수는 "후보물질을 연구자에게 물어보면 다들 입모아 '연구비가 씨가 말랐다'고 한다"며 "병목현상은 제대로 된 연구를 할 수 없게 하기 때문에 사업단과 같은 역할이 필요하다"고 입장을 밝혔다.

서울대 자연과학대학 백성희 교수는 "신약개발도 특허를 내기 위해 도움을 주는 변리사와 같은 전문가를 두고 신약 허가를 도와주는 브릿지가 필요하다"며 "복지부와 교과부가 중간에서 도움을 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백 교수는 "김인철 단장을 만나 정부가 기초연구자의 브릿지 역할을 해주면 논문이 사장되는 등의 낭비를 줄일 수 있다는 제안을 한바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서울의대 방영주 교수는 정부가 주도하면 신약개발 수준이 떨어질 수 있다고 반박하면서 "이빨 빠진 과학자를 가지고 무슨 개발을 하겠느냐"고 강도 수위를 높였다.

방 교수는 "기초연구자가 신약 연구를 하면서 자세히 물어볼 과학자가 과연 몇 명이나 있느냐"며 "약을 제대로 알고 개발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방 교수는 "기초연구자와 과학자가 합동해야 하는데 서로 바쁘다고 만나지도 못하면서 무슨 연구를 할 수 있겠느냐"며 "또 기초연구자는 약을 개발하는 사람이 아니다. 약을 만들겠다고 나서는 순간 강점이 사라지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신약개발은 생물학, 화학자에게 맡기고 백 교수와 같은 기초연구자는 타깃을 만드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다.

주식회사 유아이 안순길 대표도 방 교수의 입장을 거들었다. 안 대표는 "신약개발이 과학자만 좋다고 되는 것도 아니고 기업의 의지와 마케팅, 출연기관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안 대표는 "국내 제약사들이 신약 개발하자고 뛰어들었다가 10년이 넘게 투자해도 결과가 나오지 않자 지난 6~7년전부터 제약업계에서 개량신약을 얘기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또 다시 퍼스트클래스 얘기가 나오는 등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장우익 소장
◆국내 항암신약, 글로벌 수준에 못 미쳐=국내 제약사들이 항암신약 개발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투자금 대비 수익금을 얻을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다.

하지만 국내 제약사들의 한계로 글로벌 시장에서 요구하는 것을 찾아내지 못한다는 점이 지적됐다.

한독약품 중앙연구소 장우익 소장은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타깃, 의약품, 환자 등 3박자가 맞아야 한다"며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임상개발전략을 개발하는 조직이 임상시험과 개발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는지 평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최근 국내 제약사 관계자들이 모여 임상개발전략을 논의했는데 다국적제약사와 게임이 되지 않는다는 말만 오갔다"며 "작은 제약사 일수록 국가 기관과 투자처를 찾는 것보다 글로벌 신약개발을 위한 방안을 찾는것 부터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식약청 "트렌드 캐치해 신약개발하자"=식약청에서는 그동안 제약사들이 진행한 신약개발과 향후 전략에 대해 언급했다.

식약청 종양약품과 정혜주 과장은 "국내 항암제의 대부분은 다국적제약사가 주를 이루고 있고, 국내 신약으로 제네릭 빼고 올해 초까지 4개가 허가가 났다"며 "그동안 허가난 18개 신약 가운데 4개가 항암제면 많은 비율"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국내 항암신약 4개가 허가를 받았다는 사실이 아닌, 이들의 신약을 글로벌 신약이라고 부를 수 있는지다.

정혜주 과장
정 과장은 "가장 최근 허가난 슈펙트만 항암신약 가운데 처음으로 다국적 임상시험을 한 것"이라며 "제약사가 글로벌 신약에 관심을 갖는 것은 국내 신약으로선 투자금 만큼 수익을 낼 수 없다고 느꼈기 때문"이라고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국내 제약사가 항암신약을 개발하려는 이유는 다른 의약품보다 허가가 쉽다는 이면 때문이라는게 정 과장의 설명이다.

그는 "제약사 측면에서 항암신약에 쉽게 다가설 수 있었던 이유라고 본다"며 "다가섰다면 정부 차원에서는 국내 신약이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도움을 줘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 중 하나가 지금까지 허가 받은 주사제 항암신약 형태가 아닌 표적치료제를 개발하는게 어떻냐는 것이다.

정 과장은 "표적치료제는 가격면에서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있고 임상을 진행하는 면에서도 실패율이 적다"며 "국내 제약사가 표적 항암제에 접근하고 있는 모습이 보이고 있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정부의 규제가 많았다고 지적하는 평가에 대해서도 소견을 밝혔다.

정 과장은 "복지부, 지경부, 교과부가 실질적인 피드백을 통해서 물질을 개발하는데 도움을 주지는 못하고 규제를 한다는 소리가 있다"며 "하지만 규제를 통해서 세계 시장에 다가갈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규제의 수준을 올리기 때문에 국내 신약이 글로벌 신약으로 도약하는데 어렵다고 하지만, 해외에서 허가를 받으려면 더 많은 규제가 있다"며 "글로벌 신약이 될 수 있는 첫 걸음을 도와주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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