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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C형! 어서 깊은 잠에서 깨어 눈을 뜨세요

  • 조광연
  • 2012-07-25 12:24:50

약사의 미래와 경영을 놓고 격의없이 토론했던 그가 황망하게 쓰러졌다. 힘든 수술을 받은지 보름이 다 되었건만 깊은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가 쓰러져 치료를 받고 있다는 소식을 들은 이후 필자 역시 진통제를 달고 산다. 두통은 좀처럼 가시지 않는다. 문득 문득 "C형, 어서 일어나세요. 제발"이라는 말만 습관적으로 되뇌일뿐, 그를 위해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안타깝다. 안타까움이 더해지면 나도 모르게 그의 행적을 되짚어 생각해 보고는 한다. 오랫동안 알았지만, 그 세월은 어떤 장면과 분위기, 그리고 한마디의 말로만 요약된다.

그를 처음 만난 건 1999년 한 여름이었다. 올해 만큼 더웠던 것 같다. 의약분업 준비로 전국 약국들이 막연한 걱정에 사로잡혀 있을 뿐 구체적으로 준비하지 못했던 그해 여름 안산시 약사회 사무실에서 그를 만났다. 질문이 불분명하면 곧바로 무안을 주듯 찔렀다. 그는 친절하지 않았다. 선풍기 앞에 흥부의 아이들처럼 둘러앉은 30대 중후반부터 40대 초반 약사들은 필연 복약지도가 중요해 질 것이라면서 실용적 복약지도 책자 제작에 몰두해 있었다. 그들은 두꺼운 약물책자를 뒤져가며 간편한 복약지도서로 바꿔 나가고 있었다. 얼핏보아도 아득한 일들이었다. 그들은 약국을 마치고 밤 11시에 모여 새벽 한 두시까지 작업하고 있다고 했다. 의욕에 차 있었다. 의욕 넘치는 소모임 활동이 눈에 띄지 않는 요즘과 매우 비교된다.

격동의 세월이 흘러 의약분업이 일상으로 자리잡았을 즈음 그는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을 나눌 수 밖에 없는 처방조제를 벗어나 건강기능식품에 눈돌려야 한다"고 주창하며 홀연히 연락을 해왔다. 그는 언제 작성했는지 건강기능식품 소재별로 효능과 효과를 빼곡하게 정리한 책자를 내놓았다. 그러면서 "대한약사회가 정책 뿐만 아니라 모든 약국이 경영안정화를 이루도록 건강기능식품의 터전을 마련하는데 앞장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건강기능식품이 약국에 호의적일 때 선점해 장악해야 한다는 그의 주장은 강렬했다. 그는 전국을 다니며 강연을 했다. 때때로 만나면 질문을 던졌고 필자의 한심한 대답에 그는 스스로 대답했다. 면식이 쌓일수록 다르게 생각하는 지점에서 서로 목소리도 높아 갔지만 시간이 좀 지나면 서로를 그리워했다.

올해 5월 그는 경영 좀 한다는 전문가 10명 정도를 불러모아 토론을 자청했다. 그는 말했다. "건식이든, 일반의약품이든 약국이 이를 통해 경영안정을 이루려면 전국적인 교육이 들불처럼 일어나야 한다. 그게 희망"이라면서 약국경영을 잘 할 수 있는 지식을 체계적으로 전파할 수 있는 교육기관 설립이 필요한데 어떻게 하는 것이 효과적이냐고 의견을 물었다. 참석했던 경영고수들은 나름의 의견을 제시했다. 그랬다. 그는 늘 고민하고, 공부하는 약사였다. 그리고 고민 끝에 효과 좀 본 결과를 자기만 알고 있지 못했다. 전국 약국에 전파하고 싶어했다. 그것을 두고 그는 '보람'이라고 했다.

그가 잠에서 깨어 자리를 털고 일어나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빈다. 신경전을 벌이면서 토론하다 기분이 상하더라도 다시 마주 앉아 약사의 미래와 약국의 경영에 대해 못다한 이야기를 하고 싶다. 그가 일으켜 세워보고자 한 약국의 무한 잠재력도 활짝 꽃피었으면 좋겠다. 그도, 약국 경영도 함께 힘차게 일어나 뛰기를 진심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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