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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색무취로 끝난 재분류…상시분류가 '태풍'

  • 최봉영
  • 2012-08-30 06:44:58
  • |이슈분석| 의약품 재분류 현황과 향후 과제

내년 3월 1일부터 재분류 전면 시행

정부가 1년 이상 끌어왔던 의약품 재분류 품목이 29일 우여곡절 끝에 최종 확정됐다.

지난 6월 식약청이 발표했던 재분류안에서 품목수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지만 가장 큰 논란이 됐던 피임약 전환은 '유보'를 통해 이해단체들의 집중적인 비난을 피했다.

당초 정부는 지난해 말까지 재분류 결과를 도출하려 했지만 피임약 논란으로 최종 결론을 이끌어 내는 데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됐다.

피임약 논란은 일단 봉합됐으나 향후 안전성 등의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재분류와 관련해 향후 뜨거운 이슈는 '상시 분류'에서 다룰 외용제가 될 전망이다. 후시딘이나 쎄레스톤지 같은 인지도 놓은 유명 품목이어서 피임약 논란 못지 않게 격론의 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일반↔전문 전환 확정 품목은= 이번 의약품 재분류는 6879개 품목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이 중 전환이 확정된 품목은 504개 품목이다.

어린이 키미테 패취, 우루사정200mg, 클린다마이신외용액제(여드름 치료제), 습진약 등 역가가 높은 스테로이드 외용제 등 262품목은 일반약에서 전문약으로 전환됐다.

전문의약품인 잔탁정 75mg(속쓰림 치료), 아모롤핀염산염외용제(무좀 치료제) 등 200품목은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구입이 가능한 일반약이 됐다.

또 히알루론산나트륨 0.1%, 0.18%(인공눈물), 파모티딘 10mg정제(속쓰림 치료제), 락툴로오즈(변비) 등 42품목은 효능·효과에 따라 동시분류됐다.

생산실적은 2010년 기준으로 일반에서 전문약으로 전환되는 품목은 약 600억원, 전문에서 일반으로 바뀌는 품목은 약 800억원, 동시분류된 품목은 약 700억원 규모다.

◆무엇이 달라졌나= 전환 확정 품목 수는 6월에 발표된 526품목에 비해 22품목이 줄었다.

변경된 품목은 히알루론산나트륨 0.3%, 사전피임약, 긴급피임약 등 3종으로 이번 분류에서 전환을 유보하기로 했다.

피임약의 경우 중앙약심에서도 전환이 바람직하지만 그 간의 사용 관행, 사회·문화적 여건 등을 고려해 현행 분류를 유지하기로 했다.

히알루론산나트륨 0.3% 점안제는 저농도 투여 후 효과가 불충분하면 전문가 상담이 필요하므로 전문약 유지가 바람직하다고 판단했다.

긴급피임약 '노레보정'
◆피임약 현행분류 유지에 대한 처방은= 정부는 사전피임약을 일반약으로 유지하면서 장기사용에 따른 부작용으로부터 여성건강을 보호하는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모든 피임약 구입자에게 복약안내서를 제공하도록 하고, 보건소 포괄보조사업 및 제약회사와 연계를 통해 한시적(3년)으로 처방전을 소지한 여성에게 보건소를 통해 피임약 무료 또는 실비 지원을 추진한다.

긴급피임약에 대해서는 오남용에 대한 우려를 감안해 야간진료 의료기관 및 응급실에서 심야(밤 10시~익일 아침 6시)나 휴일에 당일 분에 한해 원내조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또 보건소에서 의사 진료 후 긴급피임약을 신속하게 제공하도록 할 계획이다.

식약청은 피임약의 경우 향후 3년 간 의약품안전관리원에 모여진 자료를 바탕으로 재분류를 다시 논의한다는 방침이다.

◆피임약 논란 종식되나= 정부가 피임약 분류를 유보하며 다양한 대책을 내놨지만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식약청이 지난 1년 간의 기간동안 피임약 분류 전환을 위해 사전피임약의 위험성과 긴급피임약의 안전성을 홍보했기 때문이다.

특히 사전피임약의 경우 공청회나 토론회 등을 통해 다양한 방식으로 위험성과 관련한 자료를 제시했던 만큼 현행 분류체계 유지라는 설득력이 부족하다.

재분류 확정 결과를 놓고 벌써부터 산부인과의사회, 약사회 등이 피임약 분류를 졸속 행정이라 비난하고 있어 논란은 지속될 전망이다.

◆재분류 이대로 끝인가= 6800여 품목에 대한 재분류안은 확정됐지만 상시분류 품목에 일부 제품이 포함될 전망이다.

중앙약심은 푸시드산 등 항생제 외용제의 경우 현재 진행 중인 내성 연구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재분류를 검토하도록 건의했고 식약청은 적극 수용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스테로이드 외용제 부작용도 함께 조사하기로 했다.

대상에 포함된 후시딘, 쎄레스톤지 등은 수 십년동안 국민들의 사랑을 받은 대표 일반약인만큼 재분류 논의가 시작될 경우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

◆제약사에 미치는 영향은= 일단 재분류가 제약업계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전망이다.

일부 품목이 분류 전환으로 매출 상승이나 매출 하락이 예상되지나 일부 기업에 한정돼 있는데다 전체 규모는 일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전환된 품목이더라도 보험 급여는 유지하기로 해 충격파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재분류에 따라 해당품목을 보유한 제약사는 내년 2월 말까지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의약품을 교체해야 한다.

동시분류된 품목의 경우 대중광고를 할 수 없게 되며, 사전피임약 광고도 일부 변경해야 될 것으로 보인다.

◆시행방법과 향후 재분류= 이번 재분류 확정안은 시중 유통제품 교체, 대국민 안내 등에 소요기간을 고려해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내년 3월부터 시행된다.

식약청은 관련 단체와 함께 대체의약품 안내 및 홍보 활동을 전개할 계획이며, 품목 허가 갱신제도를 통해 의약품별로 5년마다 정기적 평가를 실시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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