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20 05:06:08 기준
  • #데일리팜
  • 제약
  • #제품
  • 공장
  • 비만
  • 비대면
  • #침
  • 의약품
  • 신약
  • GC
팜스터디

제3의 제물이 필요한가?

  • 데일리팜
  • 2012-08-30 09:13:18
  • 송상호 중앙정책위원(건강보험공단 사회보험노조)

노환규 씨가 의협 회장에 선출된 이후를 보고 있노라면 깊은 우려와 함께 실소와 분노가 교차한다. 관련 정책을 전달하고 의견을 반영시켜야 할 보건복지부와는 대화 자체가 단절된 것처럼 보인다.

수가 협상 파트너인 건보공단에는 막무가내기로 시비를 걸고 있다. 같은 공급자로서 입장과 행보를 맞추어 왔던 대한병원협회와도 대립과 충돌을 벌이고 있다.

임기 초반부터 일방적으로 건강보험정책의 핵심 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탈퇴하여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무모한 용맹성도 과시했다.

7월1일 포괄수가제 확대적용과 관련하여 복지부 정책담당 공무원, 심사평가원 전문위원, 건보공단 직원 등에 대한 고소고발도 일상화했다.

경찰 수사에서 드러났듯이 일부 의사들이 자신의 생각과 다르다는 이유로 마녀사냥식으로 차마 입에 담지 못할 내용을 담은 집단 문자테러를 했고, 공단 직원에 대해서도 무차별 집단 사이버테러를 자행했다. 이것은 노환규 회장의 강경일변도 행보와 우연의 일치가 아닐 것이다.

일간지 융단 광고는 이제 의협의 전매특허가 된 듯하다. 7월1일을 전후하여 포괄수가제 반대 광고로 주요 일간지를 도배했다. 상대를 극단적으로 자극하며 국민을 호도하는 내용도 서슴지 않았다. 모두 유력 일간지 전면광고다.

7월12일과 18일 건보공단이 포괄수가제와 관련하여 여론을 조작했다는 반복광고, 7월25일 복지부 장관에게 보내는 공개편지 광고, 8월22일과 23일 노동조합과 공단을 공격하는 반복광고…. 내용이나 효과는 둘째 치더라도 막대하게 쏟아 부었을 비용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감히 어떤 조직이나 단체도 흉내 낼 수 없는 자금력이다.

브레이크가 망가진 자동차에게 신호등은 아무런 소용도 없었다. 7월24일 공단에 대한 공익감사청구에 이어 8월22일 전면광고에서는 사실과 배치되는 악의적 내용으로 노동조합에 대해 도발을 감행했다.

의협은 감사청구에서 “공단 직원이 공직선거에 출마하면 선거운동기간동안 국민이 낸 보험료에서 급여가 나가는 유급휴가 처리, 공단은 노조 때문에 원천적으로 구조조정이 불가능하여 개혁이 봉쇄된 조직”이라고 왜곡하고 이를 전면광고를 통해 또 다시 반복했다.

허위사실을 넘어, 헌법부정이자 노조파괴 책동이다. 국민 누구나 헌법과 법률에 의해 공무담임권을 가지고 있으며, 이는 헌법 제25조의 국민기본권인 참정권으로 실현된다. 공단 직원은 공직선거법에 의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에 포함되지도 않는다.

근로기준법 역시 사용자는 근로자의 선거권과 피선거권을 제한할 수 없도록 규정하고 있다. 공단직원이 공직선거에 나갈 경우 예외 없이 무급휴직 처리되었다.

또한, 노동조합의 단협에 규정한 ‘고용안정’부분에 대해서까지 뜯어고치라고 하고 있다. 고용안정은 단협의 핵심이자 가장 기본적인 사항이며, 이 조항이 명시되지 않은 단협은 없다. 헌법과 법에 명시된 노동자와 노동조합의 기본권마저 부정하며 파괴하려는 폭거이다.

하지만 고용안정 단협조항에도 불구하고 공단은 공기업 중 구조조정을 가장 혹독하게 겪었다. 조직이 통합된 2000년부터 2011년까지 7천명이 감축되어 8천5백여 명으로 줄었으며, 작년과 올해에도 공기업선진화 방안에 따라 365명이 감축되었다.

말을 배우는 데는 2년이 채 안되지만 듣는 것을 배우는 데는 수십 년이 걸린다고 한다. 죽을 때까지 깨닫지 못하기도 한다. 세상은 더불어 사는 곳이다. 주장하기에 앞서 상대를 인정하고 겸손해야 한다. 그것은 지위의 높고 낮음을 떠나서이다. 그 반대인 안하무인과 독선은 결국 그에 상응한 책임과 함께 화를 자초한다.

노환규 회장은 건정심 탈퇴, 진료거부 등 초강수로 호기롭게 복지부를 건드려 보았지만 오히려 역풍만 얻어맞았다. 심평원은 진료비심사권을 행사하고 있어 공격하기엔 아무래도 뒷감당이 만만치 않다.

묘수를 공단에서 찾았는가. 덩치는 있지만 힘은 없다고 계산한 공단이나 노조야말로 의협의 대다수 선량한 회원들과 국민을 기만하며 희생 제물로 삼기에 안성맞춤이란 말인가.

자신의 무능과 거듭된 실책을 감추기 위해 제3의 적을 만들어 공격하는 것이라면 오판도 이만저만이 아니다. 20년을 훨씬 넘게 모진 풍파를 헤쳐 온 노동조합의 생명력과 정체성은 한 개인의 야욕과 탐심에 꺾일 정도로 호락호락하지도, 약하지도 않다.

노이지 마케팅, 내부결속용, 국면전환용이라면 그 부메랑이 어떤 것인지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리고 대가 또한 작지 않을 것이다. 겸손과 교만, 진실과 거짓의 결과는 운명을 가를 정도로 크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