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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공단, 업무감당 못하면서 떼쓰기 일관"

  • 김정주
  • 2012-09-21 06:44:47
  • '주먹구구'식 약가협상도 비판…"정부 업무 틀 깨려는 의도"

[단박인터뷰] 심사평가원 이태선 자원평가실장

"심사·평가·사후관리 업무의 중립성을 훼손하는 공단은 전문성을 이해하지 못하는 태생을 드러내고 있다."

심사평가원 핵심 업무들을 건강보험공단에 흡수·통합시켜야 한다는 공단 측 주장에 대해 심평원 이태선 자원평가실장은 "통합 이후부터 걸핏하면 떼쓰기로 일관한다"고 날을 세웠다.

건보공단 현재룡 급여관리실장이 18일 기자간담회에서 언급한 내용에 대한 반론인 셈이다.

이 실장은 건강보험 통합 직전 운영됐던 통합추진기획단에 투입된 관련 실무 담당자였다.

또한 이 실장은 "약가협상도 주먹구구식이면서 경제성평가 업무를 이관하면, 과연 감당할 능력이 있는 것이냐"고 비판했다.

다음은 이 실장과의 일문일답이다.

-공단이 주장하는 심평원 업무 흡수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

= 1997년 국민의료보험법이 국회를 통과하고 그 해 12월 통합법이 공포되면서 당시 전문인들이 총망라돼 통합기획단이 가동됐다.

그 때 국민건강보험법을 정부입법으로 만들면서 진료비 심사와 지불, 공단과 심평원의 관계정립이 명확히 설정됐다. 나는 통합 실무자로서 그 과정을 지켜봤다.

이렇게 설립된 심평원은 조합시절 위탁기관과는 다르다. 법에 명시된 고유 집행업무를 수행하는 준공공기관으로서, 지원받는 금액 또한 위탁료가 아닌 부담금 명목이다.

당시 논의의 큰 화두는 의학적 타당성에 입각한 진료비 심사관리와 의료의 서비스 질에 대한 평가 기전 개발이었다. 이를 위해서는 징수기관이 아닌 독립된 하나의 기관어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 공단 내 조직으로 심평원을 두면 경직성이 상존할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논의 과정에서 의료인이 들어간 것도 아니었다. 정치적 타협의 산물이라는 말은 '야합'을 의미하는 것인데, 근본없는, 매우 몰상식적이고 월권적 얘기다. 당시 고민했던 정부 관계자들과 학계, 기획단 일원들이 야합을 했다는 것인가. 말도 안된다.

보험급여정책 수행에 있어 단순히 재정만 놓고 봐선 안된다. 전문성과 중립성, 타당 논거를 찾아 재정과 조화를 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심평원의 전문성 중심에는 각종 위원회가 존재한다. 모든 보험급여정책에 있어 급여심사와 평가는 근간이 된다. 이를 모두 흡수하겠다는 것은 정부 관장업무의 틀을 깨겠다는 의도다.

-공단은 심평원 업무를 이관해도 전문성이 훼손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 그건 공단의 주장일 뿐, 공단이 그 업무를 흡수한다고 해도 과연 감당할 수 있겠나. 심평원의 모든 결과물은 하루아침에 '덜컥'하면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전문심사 대상의 경우도 그렇다.

전문심사를 제외하고 공단이 맡는다 하더라도 그 대상을 선별하는 과정에서 전문인력이 투입돼야 하고, 이렇게 되면 또 다른 업무중복 논란과 이분화, 연속성에 대한 부작용이 일어나게 될 것이다.

전산심사가 간단하다는 논거도 마찬가지다. 수많은 시행착오와 심의 과정을 거쳐 업그레이드 로직화를 통해 세밀하게 진행되는 것이 전산심사다. 프로그램을 깔아서 버튼 하나로 해결되는 것으로 잘못 이해하고 있다. 개발 로직을 모르고 하는 소리다.

현지확인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심평원은 진료와 관련한 심사와 자원등록관리가 돼 있어서 이를 기반으로 확인 심사를 하는 것인데, 이것을 가져가야 한다는 것은 매우 추상적이고 이기적인 발상이다.

이 모든 것을 공단이 맡아 수행하면 이 전문성이 유지될 수 있을 지 묻고 싶다.

-경제성평가를 공단이 이관해야 한다는 주장에 대한 생각은.

= 통합 이후 오늘에 이르기까지 '떼쓰기'로 일관하는 공단을 보면서, 정부가 정책 대부분에 대해 개발과 지원을 공단이 아닌 심평원에 요청하는 이유를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경제성평가를 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이 세밀하게 있고, 이 심의 내용을 약제급여평가위원회에서 검토해 협상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현재의 제도다.

공단은 그 기준을 모두 검토하고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능력과 인프라가 있지도 않지만, 검증도 되지 않았다.

협상도 멋대로 '주먹구구'식으로 해서 감사원 지적을 받아 급기야 정부로부터 심평원 평가결과를 협상에 반영하도록 의무화하라는 지시까지 받지 않았나.

심평원이 제시한 경제성평가 결과 자료도 제대로 반영 못하고, 독자적으로 해낼 능력도 없으면서 공단에 이관시키자는 말만 외치고 있다.

가입자 관리, 건강증진사업, 4대 보험 통합징수, 장기요양보험 등 공단이 현재 해야할 일들이 산적하다. 더 이상 심평원 업무 흡수를 주장하는 것은 옳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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