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제약 M&A 안 되는 주 이유는 "현금이 부족해서"
- 이탁순
- 2012-10-17 12:2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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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금 550억은 있어야 가능…제품중복·오너십도 방해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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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제약기업도 신약출시는 제쳐두더라도 현재의 산업침체기를 극복하려면 안정적인 사업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일본 제약기업이 90년대말부터 내수불황을 극복해 나간 것처럼 우리나라도 국내사간 M&A를 통해 탄탄한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하지만 국내 제약산업 M&A는 보수적일 정도로 극소수에 그치고 있다. 15일 대우증권이 펴낸 '잃어버린 일본의 20년에서 한국 제약산업의 미래가 보인다' 보고서에서는 국내 제약산업 M&A 부진 이유로 효과에 대한 확신 부족과 현금 부족을 꼽았다.
90년대 초고령화 사회에 접어든 일본은 약제비 부담을 덜기 위해 가격인하 정책을 펴나가기 시작했다. 이 때부터 일본 제약산업도 침체기에 접어드는데, 90년대 말부터 반전의 기회를 잡는다. 신약출시가 가장 큰 원동력이었지만, 내수 지배력 제고 차원에서 기업간 인수합병도 배경으로 작용했다.
1998년 요시토미제약과 미도리쥬지가 웰파이드로 거듭난데 이어 1999년에는 미츠비시화학과 도쿄타나베제약이 합쳐 미츠비시도쿄제약으로 재탄생했다. 2001년 웰파이드와 미츠비시도쿄제약은 미츠비시도쿄제약으로, 2007년 미츠비시도쿄제약은 다시 타나베제약과 합쳐 지금의 타나베미츠비시제약으로 바뀌었다. 자그마치 5번의 M&A를 거쳐 현재에 이루게 된 것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굵직굵직한 M&A가 성사된다. 2005년 야마노우치제약과 후지사와의약품공업이 아스텔라스제약으로, 다이니폰제약과 스미토모제약이 합쳐 다이니폰스미토모제약으로 거듭났고, 2007년에는 산쿄와 다이이찌제약이 인수합병으로 다이이찌산쿄로 재탄생하게 된다.
일본 제약사들은 이같은 M&A를 통해 내수 지배력을 강화했고, 이는 글로벌 진출의 탄탄한 기반이 됐다. 하지만 국내는 소규모의 M&A 사례만 나올 뿐, 서로 시너지 효과를 담보할 수 있는 굵직한 인수합병 건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또한 회사인수를 위한 현금부족도 한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시가총액 5500억원 이상 톱5 제약사를 제외한 평균 시가총액은 1600억 정도인데, 경영권 프리미엄을 감안하더라도 30~40%의 주식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최소 550억원 이상의 현금이 필요하다"며 "하지만 코스피 상장 제약기업 가운데는 현금 보유액이 550억원을 넘는 회사는 7개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2011년 기준으로 단기금융상품을 제외한 현금 및 현금성 자산만 볼 때 550억 이상을 보유한 제약사는 동아제약, 유한양행, 부광약품, 종근당, 대웅제약 뿐이다. 사실상 이들 업체만이 제대로 된 M&A를 성사시킬 수 있다는 이야기다.
업계에서는 농담삼아 매출순위 1·2위를 다투는 동아제약과 녹십자가 합친다면 합성의약품과 바이오의약품 시너지 효과로 세계에서도 명함을 내밀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가능성이 거의 제로에 가깝기 때문에 농담으로만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해 제약업계 관계자는 "오랫동안 업을 이어온 오너들이 다른 회사와 합치는 걸 원하겠느냐"며 "오너십 체제가 지금처럼 유지되는 한 우리나라에서 굵직굵직한 M&A는 성사되기 어렵다"고 오너십 체제로 인한 M&A 비관론을 설파했다.
반면 현재의 불황에서 살아남으려면 자존심은 팽개치고 M&A에 개방적인 자세를 펼칠 때라는 게 전반적인 바깥의 시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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