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주인행세에 심평원 못들은 척 '마이웨이'
- 최은택
- 2012-11-10 06:44: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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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상이몽', 쇄신위 보고서와 미래전략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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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비 걱정없는 세계 1등 건강나라를 추구한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과 '의료심사평가 선진화를 위한 미래전략'간 간극은 너무 컸다.
건강보험공단의 쇄신위 활동보고서는 '마름'에게 휘둘리던 '지주'가 토지에 대한 지배력을 되찾고자하는 복고운동이었다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미래전략위 보고서는 독립선언을 연상케 한다.

건강보험공단이 관리하는 건강보험 재정은 40조를 넘어섰고 5번째 공보험인 요양보험까지 품으면서 명실상부 국민건강 지킴이로 거듭났다. 하지만 외형적 성장과 달리 고민은 적지 않았다.
국민건강보험의 주축이자 관리자가 아닌 '자판기'로 전락했다는 자괴감 때문이다. 실제 건강보험공단은 급여비 심사 뿐 아니라 평가, 사후관리, 정책검토 업무까지 심평원에 다 내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돈을 걷어서 '자판기'처럼 지급만하는 영혼없는 기계가 돼 버렸다는 자괴감이 조직 내부에서 확산된 것도 무리는 아니었다.
건강보험공단은 이런 구조를 바꾸기 위해 쇄신위를 가동시켰는데, '의료비 걱 정없는 세계 1등 건강나라를 위한 실천적 건강복지 플랜'이 그 결과물이었다.

보험자 중심의 급여결정 거버넌스 정립은 단순해 보였다. 심평원의 전산심사, 전문평가, 약제급여 관련 업무부서와 관련 위원회를 통째 건강보험공단으로 이전시켜야 한다는 내용이다.
급여비 심사업무는 청구서를 직접 접수해 심사·지급한 뒤 사후관리까지 건강보험공단이 맡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중 입원 수술 등 전문심사가 필요한 경우만 심평원의 몫으로 남겨뒀다. 나머지는 전산심사로 충분하다는 것이다.
급여결정구조도 개선해 급여등재 여부와 가격결정 등과 관련된 전문평가위원회(약제급여평가위원회 포함)를 보험자가 운영하도록 개선하자고 주장했다.
건강보험 관련 모든 정책결정과 중요업무는 보험자인 건강보험공단으로 이전 통합시키고, 심평원은 전문심사라는 기능적.보조적 역할만 수행하면 된다는 식의 논리였다.

의사결정의 중심축도 과학을 앞세워 비용에서 가치중심으로 빠르게 이동 중이다. 이번 보고서에서는 여기다 의료소비자의 선택권 영역을 추가했다.
의료심사와 평가의 혁신은 심평원 뿐 아니라 의료공급자, 의료소비자와의 협력체계를 기반으로 할 때 온전히 실행 가능하다는 판단에서다.
세부내용을 보면 심사평가를 연계해 의료기관의 자율개선을 유도하고 심사평가 결과를 공개한다. 건강보험 뿐 아니라 다른 보험에도 심사평가 체계를 일원화한다.
의료기관은 모범병원, 혁신병원 등을 지정해 자율성을 높인다. 의료소비자에게는 의사결정 전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주고, 각종 진료비 가격정보를 제공한다. 심사평가체계를 이 같이 전환해 획득한 정보는 정책결정에 적극 환류시킨다.
의료자원 관리 인프라 구축이나 의료자원 공급관리는 사전 사후 모니터링 체계를 통해 자원관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여기다 환자분류체계 개선, 상대가치운영체계 개선 등 소프트웨어 업무를 지속 발전시키기로 했다.
결론적으로 건강보험공단은 급여비 심사와 의사결정 구조, 사후관리 등을 기능적 측면에서 이해하고 심평원으로부터 이 업무들을 이전 통합시키고자 했지만, 심평원은 가치중심의 새 패러다임으로 전문성의 벽을 더 높여 나갈 뜻을 이번 보고서를 통해 대내외에 공표한 것이다.
하지만 건강보험제도의 지속 가능성과 지출효율화 등을 위해 긴밀한 협력체계를 구축하라는 국회 국정감사와 감사원 감사 지적 사항에 대한 개선 노력은 양 기관의 보고서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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