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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분명처방은 막고, 1월 건정심은 참여할수도…"

  • 이혜경
  • 2013-01-02 14:55:14
  • 요약
  • 노환규 의협회장 보건의료정책 신년 계획 밝혀

노환규 의협회장이 조찬휘 약사회장 당선자의 성분명처방 공약에 대해 공개적으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노 회장은 2일 의협회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열고 의협의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했다.

노환규 회장이 2일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우선 조찬휘 대한약사회장 당선인의 성분명처방 시행 공약과 관련, 노 회장은 "의사들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는 일"이라고 잘라 말했다.

성분명처방 허용이 의사들의 자존심 문제로 국한되기 보다 국내 의료환경 실정에 적합하지 않다는 것이다.

의사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성분명처방 시행이 논의될 경우 2006년 생동성 조작 파동 당시 의협이 4~5개 품목의 생동성을 직접 검증했던 사례를 다시 재연할 수 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2006년 식약청은 생동성 조작 파문이 일자 총 4100여품목의 생동성 인정품목에 대한 조사 분류와 자료수거, 컴퓨터 원본 대조작업을 거쳐 시험기관의 부실한 피험자관리와 컴퓨터 조작 사실을 공개한 바 있다.

이 당시 의협 또한 100억대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자체적으로 생동성 인정품목을 검증하겠다고 공언했으며, 실제 문제가 있는 복제약을 발견해 세상에 공개하면서 이슈를 불러 일으켰다.

다음은 노환규 의협회장과 일문일답.

-2012년 한 해를 돌이켜본다면

당선 직후, 취임 이전부터 만성질환관리제와 의료분쟁조정법 등이 시행되었고 총선이 있었으며 취임 이후에는 포괄수가제 저지와 의료수가 협상의 결렬에 따른 대정부 투쟁, 그리고 적극적인 정치적 참여 등 쉼없이 달려온 한 해였다.

2012년은 숨가쁘게 달리면서 의료계와 의료제도의 후진을 가까스로 멈출 수 있었다고 자평한다. 의료계와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진행된 여러 정책들과 법안들이 표류하고 있고, 정부가 의료계를 전문가 집단으로서 파트너로 인정하기 시작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2012년 가장 아쉬웠던 순간은

7월 1일 포괄수가제 반대를 위한 수술연기 결정의 시행을 이틀 앞두고 갑작스럽게 결정된 부분이다. 회원들의 실망과 투쟁의 동력 손실을 우려했는데 결국 그 예상대로 우려가 현실이 됐다. 당시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 밖에 없는 충분한 이유가 있었지만, 여전히 가장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성분명처방에 대한 의협의 입장

차기 약사회장이 성분명처방을 이뤄내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성분명 처방은 반드시 쟁취해야 하는 문제가 아니라, 성분명처방을 시행할 수 있는 환경인지, 국민에게 도움이 되는 제도인지를 고민해야 하는 문제다. 지금 우리나라의 의료환경은 성분명처방을 허용할 수 없는 나라다. 의사들이 성분명처방을 허용할 수 없는 환경이기 때문에 의사의 자존심과는 또 다른 문제다.

예컨대 동일성분에 대한 복제약 약효동등성 신뢰할 수 있다면 성분명처방 반대할 명분이 없다. 하지만 2006년 생동성파동 당시 500개가 넘는 약들이 생동성 실험에 대한 부정행위가 이뤄져서 처벌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약 리스트조차 발표하지 않았다.

어느 약이 제대로 실험 안하고 동등성 인정 받았는지 조차 발표하지 않는 제도하에서 국민의 건강을 생각하면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

-2012년은 투쟁을 했다. 투쟁에 대해 평가한다면

2012년 투쟁은 대정부 투쟁을 표방하였지만, 잘못된 의료제도를 방치한 것에 대한 정부의 책임뿐 아니라 의사들의 책임과 근본적인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환기시킨 것으로써 의료계 내부의 자구적 노력의 필요성에 대한 환기 의미가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투쟁의 가시적인 결과물은 있어야 한다. 만일 가시적인 결과물이 나오지 않는다면 투쟁은 가까운 시기에 다시 재점화될 것이다. 이것은 정부에 대한 압박이 아니라 의사와 국민의 당연한 권리를 요구하는 것이다. 정부도 의료제도의 문제점과 열악한 의료환경에 대해 깊이 있는 이해를 하고 있으므로 원만히 해결될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도 투쟁을 이어갈 것인가

올바른 의료제도를 세우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투쟁으로 규정했고, 그런 의미에서 투쟁은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다. 비대위도 존속하겠지만 조직의 확대시기는 상황에 따라 조정할 예정이다.

-1월 건정심 복귀할 의향 있는가

건정심의 기능과 구조적인 문제가 지적되고 환기되는 상황이므로 정부도 운영방안에 대한 개선 필요성을 인정한다면 복귀할 수 있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와 새해의 전반적 예상은

새 정부는 포괄수가제를 반대하는 등 국민에게 경제적 진료를 강제하지 않고 최선의 진료를 받을 권리를 보장하려 한다는 점에서 의료계와 방향이 일치한다. 그러나 구체적인 보건의료정책의 각론이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그런 점에서 MB정부와 유사점이 많고 우려되는 부분이 있다.

그동안 정부와 냉각기를 가졌지만, 앞으로 활발한 소통을 통해 정부의 보건의료정책 책임자와 조율해나갈 것이다. 그러나 투쟁조직은 항상 동원 가능한 상태로 유지할 것이다.

과거처럼 정부가 또 다시 의료정책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인다면 단체행동 등 투쟁은 언제라도 다시 시작해야 하기 때문이다. 의사들의 입에서 '투쟁'이라는 단어가 언급되는 현실 자체가 비극이며, 궁극적으로는 이 단어가 의사들의 입에서 사라질 날을 기대한다.

-현 집행부가 가장 역점을 두는 것은

수가 현실화다. 다른말로 표현하면 정상적인 진료를 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드는 것이다. 바꿔 말하면 지금까지는 비정상적인 진료였다는 것이다. 저수가 정책의 기조가 계속 이어져 왔는데 이제는 의료의 질을 생각할 때다. (수가를) 대폭 조정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최근 건정심 공청회에서도 이야기가 나왔고 협회에서도 언급됐지만 무엇이 원가인가가 불명확하다고 한다. 그런 질문이 나오는 것은 협회도 책임이 있다고 본다. 공급자라면 무엇이 원가이고 적정진료인가, 적정비용은 무엇인가를 내놔야 한다고 본다. 그러나 공급자가 그동안 그러한 일을 못했다. 계속 적정진료 보장해달라, 여건을 만들어달라고만 했다.

올해에는 적정진료와 적정수가에 대한 기준을 만들어서 제시해야 한다고 본다. 정부도 저수가정책 한계에 다달았다는 것은 공감한다고 본다. 단독으로 할 수 있는 아니고 정부와 협의해서 추진할 예정이다.

-2013년 예상되는 변화는

의협이 의료정책의 수립에 있어 수동적인 입장을 벗어나 적극적으로 선도적 역할을 하고자 한다. 건강보험재정을 위협하는 고령화와 이에 따른 의료비 급증은 정부만의 고민으로 남겨질 문제가 아니다. 건강보험재정의 효율적 사용 등 의료계가 적극적으로 참여해 정부와 함께 숙제를 풀어나갈 것이다.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의료계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사회참여를 더욱 강화할 것이고, 오랫동안 변화가 없었던 의료계의 내부적인 조직체계를 재정비함으로써 발전지향적인 조직으로 탈바꿈시키는 노력을 시작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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