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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신약 처방 인센티브…수출용약 이중가격제 필요"

  • 최은택
  • 2013-01-07 06:44:58
  • '약제비 비중 오해' 해소 선행…보험원리·산업육성 균형 맞춰야

글로벌 제약기업 육성을 위한 정부 차원의 움직임이 그 어느때보다 부산하다. 복지부가 목표로 한 세계 7대 제약강국 도약까지 이제 만 8년이 남아있다.

그러나 제약업계는 여전히 갈증을 호소한다. 모처럼 조성된 분위기가 실질적인 지원으로 이어지길 고대하면서도 요란한 '빈수레'로 그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정부의 청사진처럼 제약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의욕있는 복지부와 역량있는 제약기업이 손발을 맞춰야 할 때다.

제약산업 육성지원 정책수립과 프로젝트 구상, 세부 로드맵 구성까지 제약업계의 참여를 보장하고, 현장의 목소리를 온전히 정책에 담아내야 한다는 이야기다.

그렇다면 국내 제약업계의 글로벌 진출을 돕기 위해 정책환경은 어떻게 변해야 할까?

정부의 제약산업 지원정책은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 제약기업의 '맷집'을 키우고 규모의 경제를 이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이 하나이고, 다른 나라의 인허가 장벽을 넘어 현지기업과 협력할 수 있도록 돕는 컨설팅이 다른 하나다.

구체적으로는 직접지원은 연구과제 공모 등를 통한 연구비 지원과 각종 세제혜택, 금융지원 등의 형태를 띠고 있다. 해외진출은 콜럼버스 프로젝트 등이 일익을 담당한다.

글로벌 진출 첨병은 지난해 복지부가 인증한 혁신형 제약기업 43곳이다. 정부 지원책도 이들 기업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제약산업 육성·약가통제 '이중플레이' 헛갈려

하지만 제약업계는 정부의 '이중플레이'에 헛갈려한다. 제약산업을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육성한다고 강조하면서, 동시에 건강보험 재정 지출을 효율화한다는 명분을 들어 강력한 약가통제 정책을 펼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 급여목록에 등재된 전문의약품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 국내 제약환경에서 약가제도는 개별기업의 성패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될 수 밖에 없다.

제약업계가 제약산업을 성장시키기 위해 국산 의약품 사용 장려책과 약가제도 운영방향에 변화가 필요하다고 아우성치는 이유다.

이와 관련 제약계 한 전문가는 약가제도 변화를 위해서는 풀어야 할 '정책적 오해'가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국내 약제비 지출비중이 OECD 국가 평균의 2배에 달한다는 세간의 인식이 그것인데, 이는 '국민의료비 대비 약제비 점유율'을 지표로 삼고 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그는 분모가 되는 국민의료비에서 정부부담이 OECD 국가들에 비해 적기 때문에 약제비 점유율이 높아 보이는 것이지 분모를 키워놓으면 상황은 달라진다고 주장했다.

평가지표도 최근 트렌드대로라면 한국의 약제비 비중은 OECD 국가중 중하위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2010년도 한국의 사회복지 지출추계와 OECD 국가의 보건부문 지출비교' 보고서를 보면 최근 국제비교는 '1인당 약제비'나 'GDP 대비 약제비 비율'을 지표로 채택하고 있다.

한국의 '1인당 약제비'는 OECD 국가 32곳 중 22위, 'GDP 대비 약제비 비율'은 OECD 평균에 근접한다. 지난해 4월 기등재의약품 약가 일괄인하 효과를 감안하면 순위는 더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국내 약제비 비중 높다고?…최근 지료론 중하위권

국민의료비에서 정부(보험자) 부담을 키우는 부분은 보험수가를 현실화하는 문제와도 맞닿아 있다. 적정수가 보상은 의약품 거래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법리베이트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순기능도 기대할 수 있는 대목이다.

제약업계가 보험수가 현실화를 요구하는 의료계의 주장에 공감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결국 국내 약제비 비중에 대한 오해를 풀고 보험수가를 적정화한다면 약가정책의 흐름도 바뀔 것이고, 이를 토대로 제대로된 제약육성 정책이 온전히 생산될 수 있다는 게 제약계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정부 지원 방향은 어떤가. 일단 연구개발에 힘쓰는 제약기업을 중심으로 제약산업을 재편한다는 정책방향에 제약업계도 전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연구개발 성과물이 연구중심 제약기업의 성장과 성공으로 이어지는 '고속도로'를 만드는 데는 아직 제도적 여건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허가를 받아 약 6개월만에 급여등재된 국산신약들.
지난해 허가된 천연물신약 레일라, 당뇨신약 제미글로 등 국산신약은 좋은 선례를 남기기도 했다.

허가에서 보험등재까지 대략 6개월이 걸렸다. 정부가 신속심사와 급여 신속검토를 일사천리로 진행한 결과였다.

이런 선례를 살려 허가부터 급여등재까지 국산신약 조기출시를 위한 '원스톱 고속도로'를 제도화하는 것이 우선 고려돼야 한다는 게 제약업계의 주장이다.

병행돼야 할 것도 있다. 바로 가격 문제다. 국산 신약들은 신속허가와 신속등재 혜택을 받았지만 보험약가는 대체약제 가중평균가 수준을 넘지 못했다. 이미 좋은 약들이 시장에 존재하는 상황에서 약가 '프리미엄'은 적어도 내수시장에서는 보험자와 제약 모두에게 부담스러울 수 있다는 것은 공감할만하다.

하지만 이 가격이 해외진출 과정에서 그대로 반영된다는 점에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해외진출 국산신약·개량신약 등 '맞춤형 이중가격' 필요

성균관대학교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 이의경 교수는 이런 상황을 감안해 수출용 의약품에는 리펀드제를 통해 이중가격제를 적용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보건사회연구원도 복지부 용역 보고서에서 이 방안에 대해 공감을 나타냈다.

제약계 다른 전문가는 국산신약, 개량신약, 바이오시밀러, 슈퍼제네릭 등에 적용할 맞춤형 약가 지원 특례를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중가격제 도입을 전제로 의약품의 가치에 부합하는 차등화된 '프리미엄'을 제공해야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서 유리한 가격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이런 수출의약품 중심의 약가지원책은 해외진출을 위한 국내 제약기업의 연구개발 활성화를 촉진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장 효과적인 R&D 육성책으로 평가할 만하다.

이의경 교수는 지난해 6월 한국보건의료기술평가학회 전기 학술대회 주제발표를 통해 수출용의약품에 대한 리펀드제(이중가격) 도입 필요성을 공식 제안했다.
국내 제약산업 보호차원에서 국산약 사용 장려책도 시급히 마련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가령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국산신약을 우선 처방하도록 권고하고,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안을 제도화 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제약업계 또다른 전문가는 "정부는 다국적 제약기업과의 형평성과 통상 문제 등을 핑계로 들면서 국산신약을 보호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초기임상부터 국내에서 진행해 개발한 다국적 제약사 신약이나 국내 제약사와 공동 개발한 신약에 같은 룰을 적용하면 문제될 게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국산신약 우선구매 권고…초과이익 R&D 기금화

약가인하 사후관리를 달리 적용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국산신약의 경우 사용량이나 사용금액이 늘어난 경우 가격 인하 대신 초과이익을 환수해 기금을 조성하고, 그 재원을 다시 신약 연구개발에 재투자할 수 있도록 선순환시키는 생태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제약사 한 임원은 "제약은 위험부담도 크지만 부가가치가 현격히 높은 산업"이라면서 "연구개발 중심 제약기업을 보배로 알고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다국적 제약사 한 임원은 "정부의 제약산업 육성방안이 요란한 빈수레로 그치지 않기 위해서는 정책 입안자와 운영자들이 보험원리와 산업육성에 균형감을 가져야 한다"면서 "현재는 엇박자가 심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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