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살길은 보편적 복지다
- 데일리팜
- 2013-02-18 06:3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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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병도 약사(전 건약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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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막판에 도로까지 줄지어 늘어서 투표했던, 50대 강남 아줌마들의 심기가 불편하다. 그런데 이런 반응이 역사적으로는 낯설지는 않다. 자 2000년을 거슬러 로마로 가보자. 이태리반도의 작은 동네에 불과했던 로마가 지중해를 내해로 하는 대제국을 만든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여러 요인이 있었지만 핵심은 로마 시민권의 개방일 것이다. 배타적이 아니라 내 것을 타자에게도 나눠주어 다 같이 살자는 것이었다.
로마인은 자국의 시민권을 타국인에게 주는 데 대단히 너그러운 민족이었다. 전쟁에서 진 패배자에게 조차도 시민권을 주었다. 그것은 로마 군단이 로마 시민권 소유로만 구성되어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다. 덕택에 아테네와 스파르타의 병력은 만 명 단위에 머물렀지만, 로마는 10만 단위의 병력을 가질 수 있었다.
반면에 전성기의 아테네에서도 부모가 모두 아테네인이 아니면 아테네 시민권을 취득하지 못하도록 규정되어 있었고, 이 점은 스파르타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로마에서는 얼마 동안 로마에 거주하기만 하면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는 제도가 훨씬 이후까지 실시되었다. 반대로 아테네에서는 오랫동안 아테네에서 살고 학교까지 열어 아테네 문화 발전에 이바지한 아리스토텔레스조차도 평생 동안 시민권을 얻지 못했다.
시민권에 대한 그리스인과 로마인의 사고방식의 차이는 노예에 대한 처우에도 나타나 있다. 그리스에서는 노예가 노예인 채 평생을 마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로마의 노예한테는 다른 길이 열려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노예와 가축을 비교하며 "유용함에서는 노예와 가축이 별 차이가 없다. 노예든 가축이든 그들의 육체는 우리 인간에게 봉사한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반면에 아리스토텔레스보다 200년 전, 로마의 제6대 왕 세르비우스 툴리우스는 그 자신이 노예 출신이라는 소문이 나돌고 있었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다음과 같이 말했다. "노예와 자유민의 차이는 선천적인 것이 아니라, 태어난 뒤에 만난 운명의 차이에 불과하다."
로마에서는 오랫동안 헌신적으로 봉사한 노예에게 주인이 보답하는 의미로 자유를 주거나, 노예 자신이 저축한 돈으로 자유를 살 수 있었다. 이렇게 하여 자유를 회복한 노예를 해방노예라고 부르고, 그들의 자식 대에는 로마 시민권을 취득할 수 있었다. 시민권만 수중에 넣으면 그 후 사회에서의 출세는 그 사람 자신의 재능과 팔자에 달려있다.
반대로 아테네에서는 저 유명한 페리클레스조차도 아테네인이 아닌 여자와 재혼했기 때문에 그 결혼에서 태어난 아들이 아테네 시민권을 얻지 못하다가, 특례를 인정받아 겨우 아테네 시민의 자격을 얻었을 정도다. 시민권에 대한 로마인의 개방적인 사고방식은 이중 시민권, 이중 국적까지 인정한 점에도 나타난다.
이 시기에는 '로마 연합'의 동맹국 사람이 마음만 먹으면 로마 시민권도 얻을 수 있었다. 게다가 자기가 속해 있는 지방의 시민권을 포기할 필요도 없었다. 나폴리 시민이면서 동시에 로마 시민도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 이중 시민권제도 역시 동시대의 타국에서는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로마의 독특한 제도였다.
시민권을 갖는다는 것은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적당한 비유가 될지 모르지만 오늘날의 중산층 정도의 삶이 보장되는 것이다. 그러니 그 시대에 중심세력으로 지중해에 퍼져 살던 그리스인의 도시국가가 서서히 힘을 잃고 작은 동네였던 로마가 힘을 모아갈 수 밖에 없었으리라.
로마는 타 민족(요즘으로 우리 사회로 말하면 타 계층)이라도 시민권을 얻을 수 있어 '나도 잘 살 수 있다'는 희망을 보장해 주었다. 게다가 기원전 367년 '리키니우스법'을 통해 국가 요직에 귀족층뿐만 아니라 평민층도 균등하게 오를 수 있는 기회를 인정하여 오랫동안 로마를 괴롭혀 온 귀족과 평민간의 반목에도 마침표를 찍을 수 있게 했다.
2000여년 뒤, 지금 우리 사회도 계속되는 경제위기에 중산층의 몰락이 우려되고 있다. 게다가 재벌들이 할인점 SSM 커피점 음식점 떡볶이 서점 인테리어사업 등 동네 상권들까지 장악하면서 중산층의 핵심인 자영업자들의 위기가 이를 더 부채질하고 있다. 호시탐탐 이른바 드럭스토어를 통한 약국도 예외가 아니다.
이런 로마에 위기가 왔다. 오늘날 우리의 위기와 비슷하다. 소수에게의 부의 집중, 중산층 몰락, 실업자 양산이 그 문제였다. 속국으로부터 대거 들어오는 밀이나 올리브, 포도 값의 폭락으로 경쟁력을 잃어 땅을 빼앗긴 중산층 농민들이 부가 집중되는 수도 로마로 흘러들었다. 연구자들의 추산에 따르면 이런 이농인구가 로마 인구의 7퍼센트에 이르렀다니까, 엄청난 사회 문제가 되기에 충분했다.
이 문제는 복지를 확충한다고 해서 해소될 문제가 아니다. 이들 실업자는 단순히 일자리를 잃었기 때문에 생활 수단을 잃은 사람들이 아니라,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이유를 잃어버린 사람들이다. 온종일 통 속에 누워 있으면서도 인간의 존엄성을 유지할 수 있었던 철학자 디오게네스같은 인물은 어디까지나 소수에 불과했다.
많은 보통 사람들은 일을 함으로써 자신의 존엄성을 유지해 간다. 따라서 인간이 인간답게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자존심은 복지만으로는 절대로 회복할 수 없었다. 그것을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일자리를 되찾아주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필연적으로 개혁이 일어났고 빈곤층을 해결하려는 일환으로 마리우스는 징병제에서 지원제로 즉 직업군인제도를 로마에 도입했다. 또 그라쿠스는 농지소유의 상한제, 빈곤층에게 일정한 땅을 나눠주는 등의 개혁을 시도했다. 그러나 특권층의 반발도 심해 그라쿠스 두 형제는 모두 죽음을 면치 못했다. 그리고 이는 중산층의 몰락으로 그리고 중산층의 군사력을 토대로 한 로마제국의 멸망의 단초가 되었다.
서울로 돌아와서. 이번 선거에서 여든 야든 교육, 보육, 의료에서 복지를 내건 이유는 일본의 자민당이 50년을 집권할 수 있었던 이유가 노인수당과 전국민에게 제공된 안정적인 의료보험제도 덕택으로 분석했기 때문이다. 여당이 선거에서 이긴 이유도 모든 노인들에게 노인수당 20만원 지급(요즘 다 주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가 나돈다)과 '4대 중증질환 진료비 전액 국가부담(지금 와서 비급여는 빠진단다)' 공약이 한 몫 했다. 이는 여든 야든 시대의 흐름이리라.
한니발에게 호되게 당한 후, 카르타고에 최후의 일격을 가해 카르타고를 멸망시킨 로마의 스키피오 아이밀리아누스는 한 때 지중해의 맹주였던 불타는 카르타고를 보며 ‘로마제국을 어떻게 지속시킬 것인가’하는 방법을 생각했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소수의 특정계층에게로의 부의 독점이 아니라 나라의 허리인 중산층을 강화시키고 골고루 일자리를 마련하는 것이었고, 이는 역시 오늘 우리 사회도 해결해야 할 같은 과제이리라.
"희망이 있는 삶!"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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