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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리적인 의사 원한다면…"정부도 수련의 챙겨라"

  • 최은택·어윤호
  • 2013-04-10 06:35:00
  • 표준수련지침에 빠진 것은?..."수가 현실화도 필수적"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을 가치가 없다." 독일의 법학자 루돌프 폰 예링의 말이다. 수련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전공의들의 투쟁은 눈물겹다.

일부 교수들은 철없는 전공의들의 치기라고 폄훼한다. 전공의는 노동자가 아닌 피교육자라는 인식도 팽배하다. 평균 200여만원의 월급을 받고 주당 120여 시간씩을 일하는 전공의들의 현실은 상식적일까?

반가운 일은 복지부가 병원, 전공의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통해 '표준수련지침'을 조만간 마련하기로 한 점이다.

지침을 병원이 자율로 운영할 지, 아니면 강제화할 지를 두고 힘겨루기도 치열하지만 적어도 수련환경의 문제점을 공유하고 당사자들이 머리를 맞댔다는 것만으로도 의미있는 일이다.

그러나 지침제정 논의에서 의국 운영비나 복리후생비와 관련된 부분은 거의 다뤄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력 좋은 전문의 양성만큼이나 윤리적인 의사를 키워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정부의 지적은 어디서도 찾을 수 없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다른 병원들과 달리 전공의들의 원활한 수련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의국비를 지원하고 있다.
병원계는 열악한 수련환경이 불법 #리베이트를 챙기는 비윤리적인 의사를 양산하는 데 일조한다는 주장에 동조하지 않는다. 부적절한 돈거래는 개인 의사의 비리의 문제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것이다.

설령 의국 운영경비 등을 제약사에 의존해왔다고 해도 잘못된 관행을 개선하고 바로잡는 것도 수련의들이 스스로 할 일이지 이를 합리화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수련의 복리후생 뒷전…병원 경영진 1차적 책임"

하지만 일부 교수들조차 저수가 등을 핑계로 수련의들의 복리후생을 뒷전에 뒀던 관행은 일차적으로 병원 경영진의 잘못이라고 지적한다.

전직 한 대학병원 교수는 "모든 문제는 저수가로 귀결되고 환원된다. 그렇다고 수련의들을 값싸게 부리면서 제대로 챙겨주지 않는 것이 정당화될 수는 없다"고 비판했다.

복지부 측은 수련병원에 적정한 수가를 보상해왔다면서 의국경비 등을 지원하지 않는 이유를 수가문제로 몰고가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수련환경이 이렇게 수십년째 열악하게 운영돼 온 것을 보고도 방치해온 점에서 비판을 피할 수는 없다.

수련병원제도를 운영하면서 질좋은 교육을 담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역할을 했어야 했지만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윤리적인 문제도 포함된다.

한 전문의는 "수련환경은 개선돼야 할 것이 한 두 가지가 아니지만 리베이트와의 연계를 끊으려면 표준수련지침에 반드시 의국운영과 수련의 복리후생 부분을 중요하게 다뤄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부, 잘못된 구조는 방치하고 범죄자로만 몰고 있다"

전공의들은 수련환경 개선이 절실한 실정이지만 인문학에도 목마르다.
국회 한 보좌진도 "정부가 그동안 리베이트를 단속하면서 의사들의 비윤리성을 부각시켜 왔는데 수련과정에서 이런 스킨십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 감독할 필요가 있었다"면서 "잘못된 구조와 과정은 놔두고 결과만 놓고 범죄자로 몰아간 꼴"이라고 말했다.

그는 "지금이라도 표준수련기준에 이런 내용을 담고 이 기준을 지침화해 수련병원 재지정시 중요 평가항목으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의협 관계자는 "정부가 전공의 기피과 몇개를 정해서 수가나 수당을 보전해 주는 미봉책으로 일관할 게 아니라 수가나 세제혜택 등을 통해 병원에 안정적인 진료·수련환경을 마련해 줘야 한다"면서 "질 좋은 의료인 양성을 위해서는 복리후생부분도 매우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현직 한 레지던트는 "전공의들의 단순근로시간과 잡무를 줄이고 인문학이나 윤리과목을 추가해 사회윤리적 성숙을 도모할 수 있는 기회도 보장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특히 "정부, 심평원 등의 운영시스템과 제도, 제약산업 등과 관련한 교육도 반드시 필요하다. 불법 리베이트 또한 교육을 통해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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