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베이트 없는 화일약품 마음에 들었다"
- 이탁순
- 2013-09-12 06: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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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박인터뷰-크리스탈지노믹스 조중명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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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돈이 없어서 안 된다' 혹은 '피인수사가 인수합병에 찬성할리가 없다'는 부정론이 많을 것이다.
일반적 시각으로 이해할 수 없는 일이 현실에서 벌어졌다.
지난달 14일 신약연구 벤처기업 크리스탈지노믹스(이하 #크리스탈)는 항생제 및 원료의약품 생산업체로 지명도가 있는 #화일약품을 인수했다.
크리스탈의 작년 매출은 37억원. 화일약품은 900억원이다. 자산규모도 각각 545억원과 1131억원으로 피인수사가 2배가 넘는다.
규모면에서 밀리는 크리스탈은 기관투자자 등의 투자로 인수대금을 마련, 화일약품 인수에 나섰다.
2000년 7월 LG생명과학 연구소장 출신 조중명 대표가 설립한 크리스탈지노믹스는 신개념 항생제, 관절염치료제, 항암제 등의 신약 후보물질을 연구 개발하고 있다. 2006년 1월 기술성 평가로 코스닥시장에 주식을 상장했다. 2008년에는 한미약품이 201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한미약품은 크리스탈 지분 10.92%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작년에는 보건복지부로부터 혁신형 제약기업으로 선정됐다.
크리스탈지노믹스는?
보통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는 이번 딜(deal)을 조중명 크리스탈 대표는 '뭐가 어떠냐"듯 당연한 투로 말했다.
그는 기업의 가치를 미래로 두느냐, 현재로 두느냐에 따라 평가가 달라질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리스탈이 현재 수입은 전무하지만 미래 가치로 보면 어마어마한 회사라는 이야기다. 그 중심에는 글로벌 임상시험을 진행 중인 혁신신약이 있다.
데일리팜은 11일 크리스탈의 판교 사무실에서 조중명 사장을 만나 화일약품 인수배경과 향후 계획을 들었다. 화일약품 인수 후 인터뷰는 데일리팜이 처음이다.
-일반인들이 보기엔 이번 화일약품 인수에 대해 의아해할 수도 있을 것 같다. 그래서 거래이면에 뭔가 있는것 아니냐는 의심의 목소리도 들린다
=코스닥이 나스닥을 벤치마킹했다지만 아직까지 기업가치 평가에 대해서는 뒤죽박죽인 것 같다.
우리는 현재 수익을 얼마나 내느냐가 기업 가치의 기준이 되지만 미국은 그렇지 않다. 일례로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파마사이클이라는 회사는 임상3상을 진행하고 있는 신약후보 하나만 가지고 있는데도, 주식가치가 우리돈으로 8조원이 넘는다.
그동안 크리스탈은 보이는 수입이 없다해서 기업가치가 저평가된 케이스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화일약품 인수는 크리스탈의 미래가치를 높게 평가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 등이 이뤄졌다고 생각한다.
-그럼 왜 하필 화일약품이었나?
=관절염치료제의 3상 임상이 끝을 보이면서 4~5년전부터 생산할 제약회사를 찾았다.
그러다 작년 화일약품과 연결됐고, 투자 대비 좋은 매칭이라고 생각했다.
화일약품이 cGMP규모의 원료 생산공장을 준공한데다 서로 겹치는 품목이 없어 경쟁할 필요도 없었다.
화일약품에서도 우수한 신약을 공급해 기업가치를 높일 수 있는 기회라고 본 것 같다. 내년 허가신청이 예상되는 관절염치료제의 경우 국내 대형병원들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해 호평을 받고 있는 만큼 어렵지 않게 입성이 가능하다는 이점도 있다.
무엇보다 화일약품이 건전하고 투명한 영업활동이 마음에 들었다. 만약 피인수사가 리베이트로 낙인찍힌 상황이라면 인수하는 입장에서 상당히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동안 경영철학도 그렇고, 화일약품이 상당히 깨끗한 회사라고 생각했다.
-그럼 화일약품이 앞으로 크리스탈의 제품을 생산·판매하게 되는 것인가?
=현재 막바지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관절염 신약을 2015년부터 화일약품이 국내에서 판매가 기대된다.
해외 시장 원료 공급도 화일약품이 맡게 될 것이다. 양사가 공동 개발하는 완제품도 생산부터 판매를 맡을 예정이다.
-화일약품 말고 2대 주주로 참여하고 있는 한미약품을 생산·판매처로 고려하진 않았나
=한미약품은 그동안 임상시료를 생산하는데 협조했지만, 이미 생산·마케팅 프로그램이 꽉 차 있는 상태라 우리와 매칭이 되지 않았다.
-최근 한미약품의 계열사인 한미정밀화학 고재규 전 대표가 화일약품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는데, 이것을 이번 딜과 연결짓는 목소리도 있다
=그건 우연의 일치다. 이번 딜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

=6년전 임성기 회장을 만났을 때 임 회장은 한미약품의 모델이 테바가 돼야 한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테바가 신약을 만들면서 지금의 글로벌 회사로 발전했다고 조언을 드린 적이 있었다.
지금 한미약품도 그런 방향을 갖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 같다.
당시 한미약품은 일본 진출을 노리면서 제대로 된 신약개발 회사를 찾았고 그것이 인연이 됐다.
현재 한미약품과 관절염치료제를 제외한 크리스탈 신약후보의 상업화가 진행될 경우 한중일 판권의 우선 협상권을 갖는 신사협정을 맺고 있다.
그렇다고 반드시 한미약품에 판권을 넘겨준다는 합의사항은 아니다.
-코스닥 퇴출 위기로 이번 딜이 성사됐다는 이야기도 있는데.
=우리처럼 기술성평가제도를 통해 수익성이 아닌 기술성을 보고 상장된 기업이 적자가 난다해서 퇴출시킨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동안 신약개발이라는 본업을 등한시한 것도 아니고, 사기친 적도 없다. 나스닥은 절대 수익가지고 평가하지 않는다.
-합병절차는 어떻게 되나? 화일약품의 경영진은 어떻게 구성되고.
=현재 마지막 실사가 끝나가고 있다. 10월 중순이면 잔금이 지급될 것 같고, 그때쯤 주주총회에서 합병을 공식 결의할 것 같다.
양사가 합의에 의해 이후 1년 반 동안은 자연스런 교체를 의해 현상 유지하기로 했다. 이후 내가 박필준 사장과 공동대표를 맡고, 이정규 회장은 명예회장으로 남는다는 계획이다.
-기대하고 있는 신약 프로젝트는 무엇이 있나.
=앞서 말한 관절염치료제는 내년 상반기 허가를 신청해 내후년부터는 매출이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 제품은 전세계 3조원이 팔리는 화이자의 세레브렉스와 비교임상을 통해 안전성과 효능을 입증받았다.
하지만 세레브렉스가 200mg~400mg가 주력제품인 반면 우리 제품은 2mg 함량에서도 약효가 나타낸다. 그만큼 제조원가가 저렴하고 이에 따른 순이익이 높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크리스탈만의 최적화된 제조공법으로 원가를 낮출 수 있었다.
또 한가지는 미국에서 임상시험을 진행하고 있는 세계 최초의 슈퍼 항생제다. 이 제품은 환자가 제일 많은 균에 모두 적용되는 지금까지 없는 신개념 항생제다.
-앞으로 국내 제약산업이 나아갈 길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2015년 허가-특허 연계제도가 도입되면 국내 제네릭 회사들이 상당히 고전할 것이다. 늦었지만 신약에 투자해야 한다. 만약 우리가 일찍 cGMP공장을 짓고, 미국 등에 원료를 수출했으면 지금보다 산업이 크게 발전했을 것이다.
정부투자도 미래 성장 가능성에 비춰보면 아직은 미미한 편이다. 세계적인 학술지인 네이처 사이언스지에 나오는 국내 논문들을 보면 80%가 바이오다.
IT산업은 경쟁이 심하고, 제품 경향도 단기간 변하지만, 제약·바이오산업은 특허에 의해 보호되는데다 사람만 갖고 하는 사업이다보니 부가가치도 높은 편이다.
글로벌 제약펀드 출범 등 정부가 최근 좋은 방향성을 갖고 있긴 하지만, 아직 우리 제약·바이오 산업이 생태계란게 형성되지 않았다.
성과에 대한 조바심을 내지 말고 투자를 늘려 신약 연구개발 경험을 쌓게 해야한다.
여기에 보다 집중적인 투자와 민간자본 유치에 힘을 쓴다면 2020년 제약·바이오 7대 강국도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궁금하다. LG생명과학에 연구소장으로 있을때 팩티브 개발에도 일조하고, 승승장구한 걸로 아는데. 갑자기 벤처를 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 10년 전 일을 꺼내서 미안하다.
=내 자랑 좀 하겠다. 나는 엘지에서 3년만에 임원이 될 정도로 승승장구했다. 미국 FDA 허가를 받은 팩티브도 내가 연구소장할 때 개발을 했었다. 84년에 엘지에 들어왔을 때 연구원 2명이었던 것이 지금은 250명이 넘는다.
그런데 왜 그만뒀냐고? 기업은 예산은 많았지만, 그렇다고 연구비 사용이 자유롭진 못했다.
마침 2000년 들어 벤처 붐이 일었고, 내가 하고 싶은 신약을 발굴하고 싶었다. 그때부터 미친 듯이 일한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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