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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 이원화" vs "보장성 후퇴"…기금화 갑론을박

  • 김정주
  • 2013-09-23 12:34:53
  • 국회 정책토론회…재정절감 치우쳐 '본말전도' 문제제기도

건강보험 재정 운용을 국회가 통제할 수 있도록 하는 기금화를 하되, 장기적으로 이원화시켜 민간의료보험에 보험자 역할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한국경제연구원 사회통합센터 현진권 소장은 오늘(23일) 낮 새누리당 김현숙 의원 주최로 '건강보험 기금화 어떻게 할 것인가' 정책토론회에서 이 같은 의견을 개진한다.

현 소장의 주장은 민간의료 시장 활성화를 염두해 둔 주장으로, 불안정한 건보재정의 문제점을 개선하고 효율화시키기 위한 전략이다.

발제에 따르면 장기적 관점에서 큰 폭의 건강보험 급여지출이 예상되고 있음에도, 보험료와 의료수가 등 재원관리에 정부규제가 집중돼 있다.

정부가 행위별수가제를 허용하고 약제비를 통제해 약품소비를 감소시킬 유인이 약해진 것도 문제로 지목했다. 그만큼 의료 서비스 시장의 가격기능이 제대로 작동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 현 소장의 진단이다.

현 소장은 이에 대한 대안으로 기금화를 주장했지만, 그간 각계에서 제기된 기금화 주장과는 다른 '투트랙' 방식의 개혁방안을 내놨다.

그는 현재 건보체계를 '의료저축계좌'와 '이료보험계좌'로 이원화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종의 민간의료 시장 개방이 전제된 것으로, 의료저축계좌는 정부의 독점적 보험자 지위를 다수의 민간보험사에도 부여해 역할을 분산시키는 것이 골자다.

의료보험계좌는 치명적 질병에 대한 순수 보험기능을 맡아서 도덕적 해이와 위험분산기능을 수행한다.

소비자 선택권을 넓히기 위해 경증에 대한 건보 당연지정제를 완화시켜 대체형 민간보험을 허용시키는 기전도 제시했다.

"국가 공보험 원 취지 무색"…'투트랙'방안에 우려

보편적 국가 의료보장과 재정 건전화에 대한 각계의 시각은 엇갈리고 있다.

이 중 그간 기금화 논의 필요성을 강조해 온 국회의 입장은 다소 회의적이다.

토론자로 나선 국회입법조사처 사회문화조사실 김주경 입법조사관은 보장성 확대와 재정 건전화, 보편적 의료이용의 형평성을 전제로 할 때 현 소장의 주장은 저소득 필수의료이용조차 제한시킬 우려가 있다는 시각을 견지했다.

4대 국가사회보험 중 규모가 방대한 건보재정만이 국회 심의 밖에서 운용되고 있어, 국회의 통제를 받으면서 관리돼야 투명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것이 통상의 기금화 추진론의 요지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기금화는 국가의 특정 자금을 신축적으로 운용할 필요가 있을 때 집행부 재량을 확대하기 위한 것이 주요 목적이지, 단지 재정 민주화와 투명성 제고만은 아니라는 점이다.

김 조사관은 "기금화는 새 재원조달 방안에 대한 모색 차원에서 논의할 수 있다"며 "다만 공급자 의사개진 통로를 열어두지 않는다면 이 논의는 또 다시 표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반해 건보재정을 운용, 관리하는 건보공단 소속 최기춘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연구실장과 공급자 소속인 의사협회 이평수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위원의 시각은 매우 부정적이다.

건강보험은 1년 단위의 단기보험으로, 기금화는 그 특성에 맞지 않고 자칫 재정 건전화에 매몰되 보장성 확대가 후퇴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짙게 깔려 있다.

최 실장은 기금화가 되면 국가재정법 적용을 받아, 적자 발생 시 국고투입이 증가하고, 정치적 의사결정으로 흐를 개연성이 커져 오히려 재정건전성을 악화시킬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 연구위원은 부담의 형평성을 갖고 있는 국가 공보험의 원 취지를 강조했다. 시장기능 도입은 공보험이 추구하는 보장성이 확보된 이후에 하는 것이 바람직한 데, 현 상태에서는 건강보험 정상화 논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국회 통제로 인한 기금화는 적정보상 이전의 재정증가 억제, 국고부담 억제에 치중될 것"이라며 "건강보험 본래의 목적 달성보다는 재정 문제에 치우쳐 본말이 전도되는 현상이 우려된다"고 부정적 시각을 드러냈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이은경 연구위원은 재정 지출 한도 목표를 설정하고 작동하는 지 감시하는 감독기전을 만들거나 운용 관리를 맡도록 기금화나 별도의 정부 감독기구 설치를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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