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P-1유사체, 일단 사용해 봐라"
- 어윤호
- 2013-11-25 06:2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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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급여기준 현실성 결여…당화혈색소 7.8 환자부터 고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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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니 아론슨 캐나다 토론토 LMC 당뇨 및 내분비내과 최고 책임자
환자의 특징에 따라 다양한 약제의 처방이 가능하다. 반대로, 이는 '끝판왕'이라 부를 만한 약의 부재를 의미하기도 한다. 고혈압 치료에서 ARB와 CCB 병용, 고지혈 치료에서 스타틴 클래스가 오래도록 깨지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대세라 불리는 DPP-4억제제가 있음에도 활발히 새 당뇨병약들의 개발이 이뤄지는 이유다. 개선할 여지가, 혹은 무장할 특장점이 남아있다는 얘기다.
GLP1-유사체도 그런 약중 하나다. 이 약은 DPP-4억제제와 같은 인크레틴 기반 약물로 국내에는 현재는 BMS와 아스트라제네카로 판권이 이전된 릴리의 '바이에타(엑세나타이드)'가 허가되면서 처음 소개됐다.
DPP-4억제제와 기전이 같은데, 주사제다. 당뇨 전문의들도 오랫동안 보험급여 혜택이 없었던 탓인지, 큰 관심을 갖지 않았다. 때문에 GLP-1유사체는 2008년 출시됐지만 아직까지 우리에겐 낯설다.
그럼에도 릴리에 이어 당뇨병 특화 기업인 노보노디스크가 '빅토자(리라글루타이드)'를 내놓았으며 사노피-아벤티스도 '릭시세나타이드' 성분의 약제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GLP-1유사체가 의미가 있다는 얘기다.
데일리팜은 얼마전 서울에서 개최된 아시아당뇨병학회(AASD) 참석을 위해 내한한 로니 아론슨 캐나다 토론토 LMC 당뇨 및 내분비내과 최고 책임자를 만나, GLP-1의 유용성에 대해 들어 보았다. 그는 캐나다 당뇨병 가이드라인의 검토위원이기도 하다.
-방한 목적 자체가 GLP-1유사체 때문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다. 당뇨병 치료와 관련해 비교적 최신 트렌드라고 할 수 있는 GLP-1유사체에 대해서 발표를 하기 위해 한국에 왔다.
약제를 어떻게 사용할 수 있는 지, 어떻게 병용할 수 있는 있는지 또 최대한 효과를 보기 위해선 어떤 상황에 처방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아시아 당뇨병 전문의들에게 알리고자 한다.
-GLP-1유사체, 어떤 약인가?
아다시피, 오랜 연구 끝에 당뇨병 환자에 있어 인슐린 외에 GLP-1 호르몬도 부족하다는 사실이 입증됐다. 즉 환자에게 GLP-1 호르몬을 통해 도움을 줄 수 있게 됐다.
GLP-1유사체는 말그대로 글루카곤을 통제한다. 글루카곤은 인체에서 혈당 수치를 상승시키는 역할을 하는데, 특히 공복 시에 혈당 상승을 담당한다.
그렇다면 당연히 식사 후에는 글루카곤의 농도는 낮아져야 하겠지만 당뇨병 환자는 이게 안 된다. 그래서 GLP-1을 통해 수치를 떨어뜨리는 것이다. 즉 위장에서 음식이 배출되는 속도를 늦춰 주고, 식후에 글루카곤의 농도를 낮춰 주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방금 설명만 들어보면 DPP-4억제제와 차이점을 모르겠다.
한 마디로 더 쎄다고 보면 된다. GLP-1 유사체는펩타이드 형태로써 피하주사를 통해 직접 수용체에 작용하고 DPP-4억제제는 직접이 아니라 인크레틴의 분비에 관여한다. DPP-4억제제는 정상 수준까지 GLP-1을 상승시키고 유사체는 그 이상까지 올린다.
이는 당화혈색소(A1c)의 차이로도 이어진다. 수치로 보면 DPP-4억제제는 보통 0.6~0.7& 정도가 된다. 그런데 GLP-1유사체는 보통 0.8~2%까지, 보통 1.5% 정도의 HbA1c 강하 효과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정도 수치 차이가 실생활에서 큰 의미는 없다는 주장도 있다. 최근 발표된 SAVER(DPP-4억제제 '온글라이자(삭사글립틴)'에 대한 대규모 연구) 결과를 통해 여기에 반문을 하자면 이 연구에서 온글라이자는 대조군에 비해 A1c가 0.3% 낮게 나왔다.
물론 연구의 1차 목표는 심혈관 안전성을 보기 위한 것이었지만 전문의들은 0.3이라는 수치를 상당히 고무적으로 평가했다. 그런데 GLP-1의 A1c 관리 효과를 DPP-4억제제와 유의미한 차이가 없다고 말할 수 있겠는가?
또한 GLP-1유사체는 기전이 정확하게 규명되진 않았지만 환자에 포만감을 느끼도록해 체중 감소 효과를 입증했다. 이 역시 DPP-4억제제는 갖지 못한 장점이다.
-즉, 보다 고위험군에 GLP-1유사체가 적합하다고 보면 되겠는가?
'고위험군'이라는 단어 보다 '고혈당증이 더 진전된 환자'로 정의하고 싶다.
물론 GLP-1유사체는 A1c 레벨이 낮은 경우에도 사용이 가능하다. 다만 제한(가격, 편의성 등)을 둔다고 했을때 A1c 레벨이 높은 환자에 쓰도록 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한다.
-굳이 1차약제(한국의 경우 최근 진료지침 업데이트에서 당뇨병 1차약제를 '메트포민'만으로 제한하지 않았다.)로 쓸 필요는 없다는 의미인가?
아다시피, 나라별로 가이드라인의 변화가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 의사들은 1차요법으로 메트포민을 쓴다. 그만큼 저렴하고 안전한 약이다.
따라서 현 상황에서 이슈는 '2차요법에서 어떤 약제와 병용해야 하는가'이다. 사실 설포닐우레아(SU) 처방에 대해서는 걱정하는 견해들이 늘고 있다. SU는 사용하면 심혈관계 위험성이 증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간접적인 근거들이 축적이 되고 있으며 저혈당증도 더 많이 유발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치아졸리딘(TZD), DPP-4억제제, GLP-1유사체, 인슐린 등에서 선택해야 하는 데, 정확한 우열을 가리기 어렵기 때문에 혈당 강하 효과를 기준으로 의사가 판단하는 것이다. 캐나다 가이드라인에서는 A1c가 9 이하면 메트포민으로 시작하고 A1c가 9 이상이면 인슐린을 권장하고 있다.
-본인의 처방 패턴은 어떤가?
개인적으로는 A1c가 목표수치(캐나다 7%, 국내 6.5%) 이하일때 DPP-4억제제를 병용하는 것이 손쉽다. A1c가 7.8 이상으로 높은 편이면 GLP-1 유사체를 병용한다. 만약 A1c가 많이 높다면 GLP-1유사체와 SU를 같이 사용하기도 한다.
그리고 A1c가 9를 넘어가면 인슐린 요법을 시작하는데, 이 경우 GLP-1 유사체를 섞어 사용한다. 체중 관련해서도 이점이 있고 인슐린 사용 용량 관리에도 도움되기 때문이다.
-Ac1 9% 이상일때 인슐린 요법에 GLP-1유사체를 추가한다는 부분이 인상적이다. 기저인슐린(란투스 등)에 초속효성인슐린(휴마로그, 노보래피드 등) 대신 GLP-1유사체를 써도 무관하단 얘긴가?
이 부분에 대한 발표를 위해 AASD에 초청, 한국을 방문했다. 현재 3개의 대규모 스터디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첫번째는 4B 연구로 발표만 된 상태로 1300명 정도가 참여했고 기저인슐린만으로 충분히 혈당 조절이 안된 환자들이 참여했다.
환자를 바이에타와 휴마로그 2개 군으로 나눴는데 A1c 강하 수치가 1.1로 동일하게 나타났다. HARMONY6 라는 연구도 있는데 동일하게 진행됐고 역시 상등한 결과가 나왔다.
또 최근에 있었던 소규모 연구로 빅토자와 1일1회 노보래피드를 비교한 것이 있다. 이 경우에는 빅토자가 좀 더 효능이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1일1회 용법으로 비교한 것이기 때문에 공정한 결과는 아니다.
확실한 것은 이와 관련된 데이터가 점점 축적되고 있다는 점이다. 초속효성인슐린을 GLP-1유사체로 대체할때 효능 면에서 문제가 없고 체중감소라는 부수적 이익도 따른다. 게다가 인슐린 용량 자체를 줄일 수 있기 때문에 경제적으로 감당이 될 경우 GLP-1유사체를 권하고 싶다.
-한국의 상황을 보면 주사제에 대한 부담감을 접어 두더라도 급여기준이 까다로워 GLP-1유사체의 처방에 어려움이 있다. 메트포민과 SU 병용 실패 환자중 비만지수(BMI) 30 이상에만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서양의 경우 평균 BMI가 한국과 같은 아시아 국가에 비해 월등하게 높다. 가격 부담과 편의성에 대한 이슈는 캐나다도 있지만 비만환자가 많아 GLP-1유사체의 이점에 상당한 가치를 부여하고 있다.
모든 연구결과에 따르면 BMI에 상관 없이 GLP-1유사체의 처방이 유효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BMI 22, 28, 30에 관계 없이 동일한 이점을 제공한다.
결과적으로, BMI 30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은 그 이하의 환자에게는 일견 차별의 요소가 있다고 생각한다. 더욱이 한국과 같이 평균 비만도가 낮은 국가에서 30이라는 수치는 너무 높다고 생각한다.
-주사제에 대한 부담감을 해소하기 위해 몇몇 제약사들은 GLP-1유사체의 장기지속형(Long-acing)을 개발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한미약품이라는 회사가 월 1회 제품을 개발중인데, 가능성이 있다고 보는가? 약제가 오랜 기간 몸에 남아 있을 경우 문제가 되진 않겠는가?
알고 있는 바로는 월 1회 지속형 제품인 알비글루타이드(GSK)에 대한 연구가 최근 종료됐고 2주1회, 혹은 4주1회를 목표로 둘라글루타이드(릴리)가 개발중이다.
아직까지 시판된 제품은 없기 때문에 정확히 판단하기는 어렵다. 일반적으로 보았을 때에는 1주 1회로 인한 유연성은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지적한 대로 체내에 너무 오래 머물게 되면 문제를 발생할 수 있다고 본다. 만약 주1회 이상반응이 발생하면 더 오랜 기간 1일1회(빅토자, 바이에타는 1일2회) 제형에 비해 더 오랜기간 유지된다는 얘기다.
현재 둘라글루타이드 사용 환자가 500여명 가량있는데 중증의 구토 환자가 3명 정도 있었다. 물론 GLP-1유사체에서는 어떤 제제라도 구토가 발생할 수 있다. 그러나 둘라글루타이드의 경우 3일 동안 지속됐다는 것이다.
-끝으로, 아직 GLP-1유사체 경험이 많지 않은 한국 의사들에게 전문가로서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는가?
일단 처방해 보하는 말을 하고 싶다. 어느 의사나 새로운 약제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는데, GLP-1유사체는 경험이 생기면 단기간에 이같은 부담감을 해소시킬 수 있다고 본다.
서양에서 GLP-1유사체를 선호하는 이유는 앞서 언급했듯이 체중감량 효과가 크다.
한국인은 상대적으로 날씬하고 급여기준이 까다롭다면 GLP-1유사체의 기전이 자연의 프로세스에 가깝게 작용한다는 것, 즉 체내 혈당 수치에 맞춰 약물이 작용하기 때문에 투여량이 많아도 인체 내 시스템에 따라 자연스럽게 작용한다는 장점도 고려해 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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