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슈는 왜, 뉴저지 건물 40개를 폐쇄했나
- 데일리팜
- 2014-01-16 09:0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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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도현 대표이사(美 W 메디컬 전략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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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2] 샌프란시스코에서 US-101번 도로를 타고 36 마일 정도를 남쪽으로 내려가면 마운틴 뷰(Mountain View)라는 지역이 나온다. 1950년대 실리콘 밸리 태동의 지역적 거점이 되었던 곳으로 현재 구글(Google) 본사도 위치해 있다. 구글을 비롯한 애플, 페이스북, 야후 등 실리콘 밸리의 거인 기업들은 샌프란시스코에 거주하는 직원들을 위해 럭셔리 통근버스를 운행한다. 통칭해 일명 구글 버스(Google Bus)다. 15분 간격으로 배차되는 구글버스를 통한 통근인원이 하루 3만5000명에 달한다. 실리콘 밸리에 근무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주거환경과 교육, 문화 등 대도시의 윤택한 환경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대규모 통근인원은 회사는 물론 샌프란시스코 시당국과 시민들에게도 골치덩이다. 교통체증을 비롯한 다양한 문제를 야기하기 때문이다. 이러다보니 2013년 한 해에만 실리콘 밸리를 떠나 샌프란시스코 시내로 본부를 이전한 기업이 24개에 달한다. 실리콘 밸리에서도 조금 더 도시쪽으로 이전하기 위한 북(北)으로 행렬도 확대되고 있다.
위의 두 가지 에피소드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미국에서는 현재 대도시의 중요성이 더욱 강화되고 있다.
기업의 규모가 확대되면 보다 넓은 시설을 마련하고 외곽으로 빠져나가던 것과 정반대의 현상이다. 기업들이 대도시로 다시 본부를 이전해 들어오고 있고, 시장의 매혹 없이 기획만으로 만들어진 일부 클러스터들은 그 빛을 잃어가고 있다. 일명 산업의 성장을 위한 '생태계의 이슈' 때문이다.
우수한 인력을 끊임없이 공급받을 수 있는 대학 등 지식창출 기관, 그들이 와서 일하고 아이를 키우고 싶은 주거와 문화환경, 투자를 쉽게 유치할 수 있는 융성한 금융환경, 산업의 최신 트렌드를 쉽게 알 수 있는 산업환경, 그리고 이보다 훨씬 중요한 물건과 서비스를 팔 수 있는 시장환경이 '생태계'다.
그런데 생태계는 근본적으로 주변 환경과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하는 유기체의 성격을 갖고 있어 끊임없이 동태적으로 진화하기 때문에 한정된 자원과 정태적 시스템으로는 글로벌 차원의 경쟁체제와 광속수준의 기술변화에 대응하기 어렵다. 한마디로 웬만한 경제 여건과 변화 하에서도 무너져 내리지 않을 수 있는 내진설계가 되어 있는 대도시들의 생명력이 기업들을 끌어들이고 있는 것이다.
자기가 태어난 나라에서도 보통 한 곳에 뿌리를 내리면 그곳을 벗어나는 것이 쉽지 않다. 삶을 영위하는 다양한 단위의 네트워크가 형성되기 때문이다. 하물며 '산 설고 물 설은(人地生疏)' 다른 나라에서 비즈니스를 한다면 거점의 지리적 위치가 훨씬 중요해진다. 튼튼하고 유익한 네트워크 형성은 오랜 시간과 신뢰를 기반으로 하는 지구력있는 상호작용을 필요로 하며, 기업은 그 네트워크 안에서 유기체로 성장해 간다.
신영복 교수가 그의 저서 '나무야 나무야' 에서 "내가 고향에 돌아와 맨 처음 느낀 것은 사람은 먼저 그 산천을 닮는다는 발견"이라고 한 것이 개인의 정서적 모태를 형성하는 데서 주변 환경의 중요성을 언급한 말인 것처럼, 기업의 정체성과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성패를 좌우하는데서도 비슷한 이치가 적용된다.
밀운불우(密雲不雨), 구름은 몰렸는데 아직 비는 오지 않는다. 그러나
2014년 한국 제약업계의 최대 화두는 단연 글로벌 시장 진출 및 확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마의 해를 시작한 제약업계의 시무식 마다 '수출확대, 글로벌 제약기업 도약'은 중요한 다짐이자 선언이었다. 글로벌 제약기업 도약을 목표로 하는 한·미국 시장을 빼고 말하기 어렵다.
전 세계 의약품 시장의 40%에 달하는 340조 규모의 중요성은 물론 미국 FDA 허가와 미국 내 유통이 미국 이외의 다른 글로벌 시장에서 발휘하는 영향력 역시 매우 크기 때문이다. PWC가 전세계 산업별 주요 CEO들을 대상으로 16년째 진행해 오고 있는 글로벌 CEO 서베이(2013) 에서도 수 많은 제약계 리더들이 2014년 집중해서 공략할 시장으로 중국에 이어 브라질과 미국을 꼽았다.
미국 시장은 '변수'라기 보다 언제나 모두에게 진출의 목표시장으로 자리하는 '상수'다. 살펴보면, 내수용 기업에서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하는 과정은 미국 시장이 발판이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스라엘 테바는 1984년 미국의 해치 왁스만 법의 퍼스트 제네릭에 대한 180일간의 독점 시판 기간 부여를 계기로 미국 사업을 시작했다. 인도 제네릭 거인 란박시는 1988년 API 생산설비의 미국 FDA 허가 획득이 글로벌 확장의 신호탄이 되었다. 일본 최대 제약사 다케다는 1985년 미국 FDA의 전립선암치료제 Lupron의 승인을 계기로 글로벌 기업으로 변모하기 시작한다.
이들 모두 퍼스트제네릭이냐, 신약이냐의 방향 차이는 있었으나 이들의 글로벌 성공 역사는 모두 '미국'이라는 키워드로 수렴된다. 그렇다면 미국시장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어디'를 공략해야 하고, '어디'를 기반으로 거점화하는 것이 좋을까? '언제'와 '어떻게' 그리고 '무엇을'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는 매우 많은 계획과 조사, 조언과 분석이 존재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어디서'에 대한 질문에 대한 해답은 다른 요인들의 종속변수 수준으로 머물고 있는 것 같다.
기업의 진출전략으로 현지 파트너사의 선정을 선택하거나 인수합병을 고려하거나, 기술이전을 고려하는 경우, 현지 사무소를 설치해 주재원을 파견하거나 연구시설을 설립하는 경우도 모두 '어디'의 논의가 같은 무게감으로 다루어져야 한다. 개별 기업의 생존을 위해서는 네트워크와 생태계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다.
미국에 진출한 다른 나라 제약기업들 혹은 우리나라 기업들은 어디에 위치하고 있을까. 다케다는 1997년 3명의 주재원을 파견해 세운 미국법인이 오늘날 임직원 2,700여명 규모의 미국 상위 15대 제약기업으로 성장했다. 당뇨병 치료제 블록버스터 액토스의 성공 등 선이 굵은 신화들이 만들어졌다. 다케다의 미주 본부는 시카고 경계에 세워졌다. 당시 협력 파트너였던 애보트(Abbott)의 본부가 시카고에 위치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다케다는 미국 3대 도시인 시카고의 산업생태계와 마케팅의 강자인 협력파트너의 자양분을 자원으로 성장했다. 일본 2위 기업 아스텔라스도 2005년 다케다에서 5분 거리에 미국법인 본부를 설립했다.
우리나라 대기업과 기관들은 대부분 뉴욕과 뉴저지에 본부를 두고 있다. 삼성전자, LG전자, 대우 인터네셔널, 포스코, 한국타이어, 효성, 코오롱 등 대기업들은 물론 금융기관과 공공기관들, 대형 협회들도 모두 그렇다. 100여 개 한국계 기업을 회원으로 둔 미한국상공회의소(KOCHAM)라는 협의체를 뉴욕 맨해튼에 발족해 한국 기업들간의 다양한 층위의 협력을 만들어 내고,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하는 로비활동도 벌인다.
우리나라 제약, 바이오 기업들의 미국 거점은 대부분 뉴욕과 뉴저지, 그리고 메릴랜드에 주로 위치해 있다. 한인 교민이 많은 지역, 한인 과학인이 많은 지역, 협력할 파트너 기관이 많은 지역 등 다양한 요인들을 고려했을 것이다. 10여 년만에 아시아 최고의 자산운용사를 키워 낸 미래에셋의 박현주 회장은 그의 저서 '돈은 아름다운 꽃이다'에서 세 가지 투자원칙을 전한다.
첫째 원칙은 '모르는 분야에는 투자하지 않는다'이다. 둘째는 '장기적인 관점에서 투자한다' 이며 세번째는 '어떤 유혹이 있더라도 첫째와 둘째 원칙을 반드시 지킨다'라고 한다.
모든 기업에게 해외 진출은 굉장한 투자다. 성공하는 투자를 위해서는 '언제, 무엇을, 어떻게' 진출시켜야 할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준비가 필요하다. 더불어 투자를 위한 ‘입지조건’ 또한 면밀히 고려해야 한다. '어디'를 고려하는데 중요한 것은 분명 산업생태계다. 산업생태계는 동태적으로 진화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장기적인 관점으로 투자처를 물색해야 한다. 개량신약의 미국 시장 매출 확대를 위해 전력 질주하고 있는 우리 기업이 있다. 미국FDA의 품목 허가를 기다리고 있는 기업들도 다수 있다. 코슈메슈티컬로 방향을 선회하여 단기간에 매출을 현실화하려는 기업도 있고, 대형 파트너와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한 기업도 있다. 이 외에도 미국 진출을 타진하는 기업들이 매우 많다.
필자도 진출에 대한 문의들을 자주 받는다. 조만간 뭔가 대단한 일들이 일어날 것 같다. 밀운불우(密雲不雨), 구름은 몰렸는데 아직 비는 오지 않는다. 그러나 큰 비가 오려는 조짐임은 확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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