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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사님은 동반자…베네핏은 꼭 공유"

  • 조광연
  • 2014-07-22 06:14:59
  • 초대석| 김현철 바이엘코리아 컨슈머케어 대표

그의 에너지 레벨은 매우 높아 보였다. 주머니 속 송곳처럼 그의 열정과 재능은 한마디의 말속에서도 비집고 나왔다. 에너지 레벨이 높은 리더들이 흔히 범하는 '토끼몰이 리더십'의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대신 초원을 향해 뚜벅뚜벅 행진하는 '소몰이 리더십'의 소유자 같았다. 영락없는 '비전 공유형 리더'의 유형이었다.

김현철(47세) 바이엘코리아 컨슈머케어 대표 이야기다. 작년 바이엘을 통해 제약업계에 데뷔했을 때 그는 단연 화제였다. 잠시 존슨앤존슨 근무를 했다고는 하나 '커피회사와 전자회사에서 일한 그가 의약품을 알면 얼마나 알겠느냐는'는 우려는 그럴싸하게 들렸다.

1년이 훨씬 지난 지금 그에 대한 평가는 우호적이다. PPL로 관심을 끌어모았던 발포형 멀티비타민 베로카의 인기가 한시적일 것이라는 호사가들의 우려도 있었지만, 지금 베로카는 '하루의 성공 베로카로부터'라는 빅 아이디어를 앞세워 약국과 함께 승승장구 하고 있다. 피로회복이 아니라, 성공적인 아침의 시작을 알리는 필수의약품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12가지 진균을 잡는다는 식으로 막연하게 알려졌던 카네스텐'도 소비자 앞에 나타나 무좀 아웃을 선언하고, 뿌리채 뽑는다는 간결한 메시지로 약국과 소비자들에게 임팩트를 주고 있다.

"소비자 건강과 라이프 스타일, 나아가 그들의 삶 전체에 더 큰 가치를 줘야한다는 측면서 의약품을 보고 있다"는 김 대표는 그야말로 가치(Value) 전도사다. 25명의 영업사원(MR)에게 의약품 가치, MR업무의 가치를 심어줬고, 이에 공감하는 MR들은 이 가치를 기반으로 약국과 약사를 만나고 있다.

베로카의 경우 대중광고 품목이면서도 약국으로부터 호평을 받는 이유는 '가치와 베네핏'의 공유 때문이다. "우리는 VIP북을 통해 약국에게 설명합니다. 광고엔 어떤 소비자니즈가 담겨있고,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할 포인트는 무엇이며, 이를 통해 약국이 얻게될 베네핏은 이것이라고 충실하고 명확하게 설명합니다. 회사가 광고하고 있으니, 제품을 갖추는게 좋을 것이라는 식의 일방통행은 하지 않습니다. 회사와 약국은 가치와 베네핏을 공유하는 동반자 관계이니까요."

실제 김 대표가 지향하는 마케팅 활동은 360도 전방위다. 카카오톡 바이럴, 모델숍, 약국 윈도우 래핑, 이승기 비주얼, TV 광고 등 사회 곳곳의 밭을 갈지만 궁극적 매출 발생 지점은 약국으로만 한정했다. 지난 17일 오후 그의 집무실에서 만나 전문의약품시대 일반의약품 이야기를 나눴다.

김현철 바이엘코리아 컨슈머케어 대표는 소비자를 충분히 이해하고 나서야 360도 마케팅 전략이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궁극적으로는 최종 판매지점은 약국이라면서 약사에게 정답이 있다고 강조한다. 의약품의 가치와 베네핏은 약국과 철저히 공유할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부터 바이엘코리아 컨슈머케어 대표가 되셨어요. 일년동안 무슨 일하셨죠?

"조직원들의 경직된 사고 방식의 틀을 깨기 위해 노력했어요. 모든 직원이 자신의 업무에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도록 사업부 전체 워크숍과 세일즈 트레이닝 프로세스를 개선하는데 주력했습니다. 계속 진행 중 입니다."

▶워크숍과 세일즈 트레이닝 프로세스 개선에 왜 그토록 집중했나요..

"조직원들은 스스로 어디에 가치를 두고 움직여야하는지, 그 가치를 달성하는데 갭(Gap)들은 무엇인지 잘 알아야 합니다. 관성적으로 담당 품목을 판매하는데 그쳐선 안됩니다. 자기 업무의 가치를 깨닫는게 중요하죠. 그리고나서 회사와 조직 그리고 자신의 비전을 공유해 이해할 줄 알아야 합니다.

▶어떻게 구체화 했나요.

"분기별 활동을 분석해 전략적 집중 품목에 대한 메시지와 스토리를 개발하고, 실전에 나가기 전 역할극(role play)으로 충분히 연습했죠. 분명한 미션과 KPI 등을 토대로 좀더 프로페셔널하게 활동하는데 집중했습니다. 머리로 안다는 것과 충분히 이해한 상황에서 다른 사람에게 명확히 전달한다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 입니다."

▶효과 좀 보셨나요?

"소비자 시각을 교육하고, 약사님들에게 가치전달을 할 수 있을까를 염두에 뒀어요. 처음엔 아무래도 변화에 거부감을 갖습니다. 당연한 겁니다. 제가 보기에 자신의 업무에서 가치를 발견한 저희 직원들의 자부심과 자신감이 현저하게 높아졌습니다. 작은 성공이 쌓이면서 확신도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작은 성공을 축하하는 갈라 디너도 촉매제 역할을 톡톡히 했습니다."

"치맥이 빠지지 않는 갈라디너는 성공스토리 공유의 장"

▶김연아 갈라쇼는 많이 듣고 TV로 보았는데, 갈라디너는 뭐죠?

"배우고 성장하는 자리입니다. 어디서든 스타 플레이어는 나오게 되는데 이들의 성공스토리를 공유하고, 스킨십도 강화할 겸 3개월에 한번 전국 4개 브랜치 직원들이 함께 저녁도 먹고 이야기도 합니다. 치맥도 빠질수 없는 메뉴죠."

▶스타 플레이어 좋습니다. 그렇지만 스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조직원들은 반감을 갖기도 합니다.

"스타 플레이어가 탄생하면 2 단계로 반응이 나타납니다. 처음엔 동료들로부터 질타를 받게 됩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면 어떻게 잘하느냐고 묻게되고 동반 상승 효과를 보게 됩니다. 이렇게 1년하고 나니 설정한 목표를 달성하고 스스로 더 목표치를 높게 잡더군요. 물론 초기엔 도전 목표를 과하지 않게 했습니다."

▶비즈니스 철학, 단적으로 뭔가요.

"현재를 관리하고 미래를 창조(Manage Present, Create Future)한다는 겁니다. 풀어서 이야기하면 전략적 제품에 대해 분기별로 분석한 결과를 현장에 적용시켜 선택과 집중적인 활동을 하며 지속적으로 통합적이고 효과적인 마케팅 및 영업 활동을 이어나가는 겁니다. 현 상황을 관리하는 것이죠. 이 기반 위에서 동시에 3~5년 후를 준비해 새 제품과 마케팅 영역들을 고민하고 개발해 나가는 거는 미래를 창조하는 행위입니다."

▶대표께서는 식품, 메디칼디바이스, 전자 등 다양한 인더스트리에서 글로벌 마케팅을 경험하셨습니다. 제약산업계에 와 보시니 의약품이란 무엇이던가요.

"단순히 질환을 치료하거나 건강 유지에 도움을 주는 '제품'으로 의약품을 인식하는 건 매우 협소합니다. 저는 소비자 건강과 라이프 스타일, 나아가 그들의 삶 전체에 더 큰 가치를 줘야한다는 측면에서 의약품을 보고 있습니다. 모든 마케팅의 출발점이자 모든 밸류의 원천입니다."

▶일반의약품 사업부를 컨슈머케어로 이름을 바꾸셨어요. 같은 맥락인거죠?

"맞습니다. 의료진 처방이 선행되는 전문의약품과 달리 일반의약품은 점점 현명해지는 소비자들로부터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요즘 소비자들은 자신의 건강과 관련된 정보를 수집하고, 대안을 놓고 비교하며 주도적으로 선택합니다. 산업적으로는 소비재와 헬스케어 산업의 경계도 점차 크로스 오버되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화하는 환경과 소비자 니즈를 파악하고, 이를 충족시키기 위해 기업도 발 빠르게 대응해야 합니다. 그 첫 걸음이 사업부 명칭 변경이며, 명칭은 조직과 직원들을 이끌어주는 등대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일반의약품 소비자들은 스스로 비교대안을 놓고 선택" ▶당연히, 너무도 당연히 소비자들을 바르게 이해하는 것이 선행돼야 겠습니다.

"카카오톡 이미지 바이럴 등 다양한 마케팅 장치 혹은 수단은 단순히 유행의 관점에서 적용될 수 있는게 아닙니다. 저는 오랜동안 소비재 마케팅 경험을 통해 늘 지켜오는 원칙이 있는데, 어떠한 전략과 액션플랜도 소비자를 바르게 이해하는데서 시작해야한다는 겁니다. 바이엘에 와서 제일 처음한 것도 브랜드 별로 소비자 심층 면접( FGD)을 통해 타깃 소비자의 니즈와 구매 패턴을 이해하는 것이었어요.

소비자들은 나를 이해한다고 느끼는 순간, 움직인다는 것이 저와 컨슈머케어의 굳건한 믿음입니다."

식품과 전자, 메디칼디바이스 등 다양한 인더스트리를 경험한 김 대표지만 그는 의약품만이 갖는 가치를 매우 중요하게 생각한다. 판매 물품으로 의약품을 보는 것에 반대한다. 인간의 라이프스타일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가치를 중시하고 이 기반위에서 모든 마케팅을 진행하려고 한다.
▶연예인 이승기의 전신 스탠딩 POP라든지, 화장품 케이스같은 예쁜 패키지, 약국내 윈도우 래핑서비스 등 마케팅 장치도 나름 합당한 이유가 있겠군요.

"많은 약국들이 소비자 시선과 동선의 움직임을 고려한 진열을 하고 있는데요, 하나를 만들어도 협소한 약국의 공간을 차지하는 애물단지가 돼선 안됩니다. 공간을 디자인하고, 더불어 약국 매출 증대에도 도움을 드릴 수 POP 제품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 저희 바람이죠. 이를 위해 소비자들의 행태를 연구했습니다."

▶브랜드 매니저를 통해 각 제품마다 VIB북을 만든 것으로 압니다. VIB북 이건 뭔가요.

"가치 정보 책자(Value Information Book)인데요, 영업과 마케팅이 모여 만드는 전략집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브랜드 매니저와 해당 브랜드를 잘 다루는 챔피언들이 모여 소비자 관점에서, 약사님 관점에서, 제품 관점에서 어떠한 가치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를 고민하고 찾아내 만든 공동 작업의 산출물입니다.

발포형 비타민 베로카의 VIP북이라고 쳐봐요. 이 책자에는 소비자들은 베로카에 대해 어떤 생각과 태도를 갖고 있으며, 회사는 소비자 대상으로 어떤 광고를 왜 하고 있으며, 따라서 약국은 소비자에게 어떻게 다가서는 것이 효과적인지가 총망라돼기술돼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그래서 약국은 어떤 베네핏을 얻을 수 있는지를 알게한 책입니다. 결국 베로카에 대한 소비자 생각, 회사의 다양한 전략, 약국의 대 소비자 접근법 및 베네핏을 한눈에 알 수 있습니다."

▶이 책자를 보면 약국이 소비자에게 어떻게 말을 걸어야 하는지도 알게 되나요?

"물론입니다. 약사님들이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하고, 차별화를 만들어 낼 수 있는 출발점이 됩니다. 이미 회사가 소비자들을 연구한 결과물들이니까요."

▶반복되는 이야기 같은데 다시한번 짚어보고 싶습니다. 제약회사의 역할이 약을 판매하는 곳보다 서비스를 전달하는 곳으로 인식하시는 건가요?

"약 뿐만 아니라 모든 제품의 마케팅은 시장 점유율을 높이고, 더 많은 이윤을 추구하기에 앞서 고객의 가치 창출에 그 바탕을 둬야 한다고 믿습니다. 질병을 치료하고, 사람의 목숨을 구하고, 나아가 인류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는 제약 산업의 경우에는 업(業)에 대한 소명 의식과 더불어 그 역할의 중요성이 더욱 강조되어야 합니다.

이런 맥락에서 바이엘 컨슈머케어도 단순히 의약품을 판매하는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를 진정으로 이해하고, 그들의 건강한 삶에 기여하기 위한 서비스를 전달해야 한다는 신념을 갖고 있습니다."

▶통상 소비자 분석하면, 전문기관에 맡겨 서베이를 합니다. 과학적 방법론이겠으나 체험을 통한 느낌도 중요할 것 같은데요, '느낌 사냥'은 어떻게 하세요.

"좋은 지적이세요. 소비자 니즈와 시장 트렌드를 읽기 위한 과학적인 분석은 매우 중요하지만 이런 것들이 전부는 분명 아닙니다. 스티브 잡스나 빌 게이츠 같이 명성을 가진 리더들 역시 수치적인 분석이나 이론에 근거한 전략만으로 세계적인 기업을 탄생시킨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그들만의 통찰력, 창의적인 생각이 한 몫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가능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듣습니다. '만나는 모든 이가 스승'이라는 말처럼 때로는 연세 지긋하신 어르신에게서도, 때로는 어린 아이에게서도 영감을 얻을 수 있어요. 그들 모두 우리 고객이기도 하니까요. 주말엔 짬을 내 다양한 곳에서 커피 한잔하며 젊은이들의 트렌드를 엿보기도 합니다."

▶바쁜 가운데 마음껏 쉴 수 있는 일주일의 선물을 받았어요. 제일 먼저 무엇을 하고 싶으세요.

"지금은 아이들 학업 때문에 가족과 떨어져 지냅니다. 일주일이 주어진다면 가족을 만나 따뜻한 시간을 보내고 싶네요. 모든 가장들이 그렇겠지만, 가족은 저에게 가장 든든한 지원군이자 삶의 원동력이니까요."

"과거로 돌아가서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삶을 붙잡아준 한마디, 뭘까요?

"절 일으켜 세운 한마디라고 하니 뭔가 거창한 이야기를 꺼내야만 할 것 같은데, 제 비즈니스 철학에 영향을 주기도 한 문구가 생각나 말씀 드리죠.

독일서 주로 활동했던 스위스인 신학자 카를 파르트가 이런 말을 했습니다. "Though no one can go back and make a brand new start; anyone can start from now and make a brand new ending(과거로 돌아가서 새로 시작할 수 있는 사람은 없어도, 누구나 지금부터 시작해서 새로운 결말을 만들 수 있다."

결국 자신감과 열정, 긍정적 마인드만 있다면, 오늘부터 우리는 새로운 미래와 새로운 결말을 만들 수 있다는 것입니다. 후배들이 조언을 구할 때면, 이 평범하고도 당연한 진리를 잊지말고 매순간 최선을 다하라고 응원해 줍니다."

▶기억에 남는 책, 뭔가요. 왜죠?

"'승자의 안목'이라는 책입니다. 유방과 조조에서 스티브 잡스에 이르기까지 소위 승리하는 리더들의 탁월한 안목과 조직을 이끄는 힘, 위기를 기회로, 기회를 성공으로 변화시킨 노하우 등을 소개한 책입니다.

제가 항상 저희 직원들에게 강조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도둑처럼 찾아오는 위기에 대비해 끊임없이 변화하고, 이만하면 되었다 싶을 때 혁신하라'는 부분이나 '멀리 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 반드시 비전을 공유하고 성과를 나눠라'하는 메시지 등이 기억에 남습니다."

▶절대 일이라곤 하지 마세요. 독자들에게 부담을 주니까요. 하하. 취미가 뭐에요?

"헬스케어 비즈니스에 몸담으면서 건강 관리에 신경 쓰지 않을 수는 없죠. 매일 아침 운동 합니다. 땀 흘려 운동하고 나면 업무에 쌓였던 스트레스도 풀리고, 고민하고 있던 문제에 대한 해결 방법이 떠오르기도 하거든요. 특별히 즐기는 운동은 골프와 수영 정도에요.

운동 말고 한가지를 더 꼽자면, 부끄럽지만 가끔 앞치마를 두르고 요리를 하는 것도 취미라면 취미입니다. 해외 주재원 시절 경험을 살려 포(베트남쌀국수)나 월남쌈 같은 간단한 베트남 음식이나 싱가폴 전통 음식인 바쿠테 정도를 만들수 있는데 가족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면 흐뭇하기까지 합니다."

가족을 위해 기꺼이 앞치마를 두르는 이 남자

김 대표가 다양한 경험을 거쳐 지금 일하는 곳은 제약산업이다.
▶데일리팜 독자는 바이엘 컨슈머케어 고객이기도 합니다. PR의 기회를 드리죠.

"식품, 전자, 메디컬 디바이스 회사를 거쳐 제약 업계에서 업무를 시작한지도 1년여가 되어가고 있는데, 헬스와 웰빙에 대한 새로운 트렌드가 자리를 잡아가고 소비자들의 관심도 가장 큰 이 때에 헬스케어 산업에 몸담게 되어 큰 즐거움과 자부심을 느낍니다. 진심.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고 믿는데 결국 모든 답은 소비자와 약사님들에게 있다는 것을 잘 알죠. 트렌디한 제품으로 자리잡고 있는 베로카는 올해 6월말까지 작년동기 대비 약 40% 가량 성장했스니다. 모두 약사님들과 새 전략적 동반자로서 윈윈할수 있는 모델을 찾으려 노력한 결과가 아닌가 생각해 봅니다. 앞으로도 약사님들의 목소리에 귀기울이고 만족도를 높이기위해 노력할 겁니다."

▶지난 이야기 좀 해 볼까요? 1995년 식품회사 네슬레에 입사해 우리에게도 익숙한 네스카페 캔커피 주니어 브랜드 매니저를 하셨어요.

"1993년 딴 영어통역안내원 자격증이 큰 힘이 됐어요. 1년 반 정도 해외 가이드를 할 기회가 있었는데, 이 때 별의별 사람 다 만났어요. 소위 사람을 알게 됐죠. 사람에 대한 두려움도 떨쳐내고 자신감도 얻었죠. 자연스레 글로벌 시티즌의 꿈을 갖게 됐는데 어느새 한국, 베트남, 미국, 싱가폴 등지서 20년을 보냈군요. 대학에선 경영학을 공부했습니다."

▶2000년엔 베트남으로 날아 가셨네요. 세계 2위 커피생산국에 여유를 필요로하는 드립 커피를 즐기는 베트남에서 인스턴트 커피를 성공시키셨어요. 이누이트에게 냉장고를 판격인데요.

"맡겨진 품목은 네스카페 커피 였는데 현지인 성향 자체도 워낙 느긋한데다 커피가 한방울씩 떨어지기를 마냥 기다려야 하는 드립식 스타일의 커피 문화를 즐기는 편이라 인스턴트 커피에 대한 개념이나 니즈가 전혀 없었죠. 여러사람을 만나는 등 가만히 살펴보다 최대 명절인 Tet에 주목했죠. 현지인과 어울리다 우리나라 음력 설처럼 선물을 많이 주고 받는 점에 착안했죠. 네스카페 Tet 선물 세트를 만들었어요. 새 포장 디자인과 선호하는 가격대를 찾아 맞춤 구성을 했는데 대박을 쳤습니다. 남자들이 차갑게 커피를 만들어 먹는 것을 보고 내놓은 아이스커피믹스도 히트를 쳤어요."

▶2004년 식품회사를 떠나 삼성전자 베트남 지사 마케팅 매니저를 하셨어요.

"당시 삼성전자는 초기 해외마케팅을 위해 글로벌기업의 마케팅 전문가들을 필요로 했어요. 저는 삼성전자 베트남법인에서 마케팅 매니저로 근무하며 주로 기업 마케팅, TV 및 가전 제품 마케팅과 트레이드 마케팅을 책임지고 있었죠. 소니와 노키아에 밀려 2등이었던 삼성브랜드에 과감하게 프리미엄 전략을 펼쳤고, 이는 확실한 1위를 굳히는 계기가 됐습니다."

▶환영합니다. 2006년 드디어 제약산업에 오셨네요.

"존슨앤드존슨 비젼케어 마케팅 디렉터로 자리를 옮겨 신제품 출시 및 새로운 고객 확보전략을 성공적으로 이끌며 매년 30% 성장을 이끌었고, 이후 미국 본사에서 Product Director, 싱가폴에서 Franchise Director 로 근무 했죠. 2010년 아시아 태평양지부 디렉터를 거쳐 2012년 삼성전자 가전 부문 글로벌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디렉터를 했습니다."

그는 쿨가이처럼 보였다. 자신의 신념에 투철했지만 우격다짐 스타일은 아니었다. 함께 가야만하는 이유를 설명하고 함께 가자고 끊임없이 제안하는 리더였다. 도전과 열정의 가치도 중시했다. "최근 MR을 뽑았는데 외국 유수의 대학을 나온 친구들이 응시했어요. 한마디로 인재죠. 이들에게 4장의 탬플릿을 주고 약국 관련 보고서를 제출토록 했죠. 최종적으로 누구를 뽑았는지 아세요? 이 4장을 채우기 위해 며칠씩 현장을 찾아 분석하고, 언멧니즈를 발굴한 사람들이에요. 인터넷 자료를 가공한 사람들은 뽑지 않았아요. 마케팅의 힌트는 이론보다 땀흘리는 현장에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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