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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전임 집행부 투쟁, 구속까지 각오했었다"

  • 이혜경
  • 2014-07-29 06:42:56
  • 요약
  • 방상혁 전 기획이사, 노환규 전 회장 폄하발언에 입 열어

"2000년 의약분업 저지투쟁 때 의협은 처벌을 피하기 위해 투쟁지침을 모두 구두로 내리고 증거를 남기지 않았다. 하지만 노환규 전 회장은 그때와 달리 일체의 투쟁지침을 모두 문서로 남겼다."

지난 4월 27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정기대의원총회 자리에서 불신임 당한 방상혁 전 기획이사. 그는 28일 A4용지 4쪽 분량의 '의료투쟁을 되돌아보며, 노환규 전 회장에 대한 악의적인 폄하가 멈추길 바라면서'라고 이메일을 보내왔다.

106년 의협 역사 상 처음으로 회장이 불신임 당했다. 뒤따라 그를 도왔던 참모진 기획이사와 법제이사도 불신임 명단에 올랐다.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현재, 제38대 추무진 집행부가 출범했다.

방 전 이사는 "보궐선거에서 대다수 대의원과 시도회장이 밀어준 후보가 아닌, 탄핵을 당한 노환규와 방상혁이 공개적으로 '집행부 후임'이라고 지지한 후보가 당선됐다"며 "하지만 대의원회에 대한 성토보다 노환규에 대한 성토의 목소리를 높이는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투쟁은 쇼였다', '투쟁 코스프레였다', '노회장=노사장', 방상혁이 노환규에 의해 이용만 당하고 버려졌다'

방 전 이사는 탄핵을 주도했던 기존 의사회와 평의사회, 심지어 전의총과 의원협회 요직에 있던 사람들에게서 이 같은 노 전 회장 폄하발언이 나오고 있다고 증언했다.

더 이상 노 전 회장의 폄하를 들을 수 없다는 그는 투쟁에 관여했던 한 사람으로서, 떠돌고 있는 말들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확히 하고 싶다고 전했다.

특히 제38대 집행부가 또 다시 대정부투쟁을 예고한 가운데, 제37대 집행부에서 진행됐던 투쟁의 뒷 이야기를 풀어냈다.

그는 "투쟁 기간동안 여러차례 온라인 투표가 진행됐는데, 외부 기술직외 내부직원도 접근불가였다"며 "예상 밖의 높은 노 회장 지지율에 놀라기도 하고, 매번 어떤 투표결과가 나올지 신경을 곤두세웠다"고 말했다. 의협 온라인 투표 시스템을 아직도 믿을 수 없는 주장에 대한 반박이다.

방상혁(왼쪽) 전 기획이사는 올해 초 서울역에서 열린 의료민영화 반대 보건의료단체 집회에서 휘발유를 끼얹으며 '대한민국 의료는 죽었다'고 외친 인물이기도 하다.
투쟁 코스프레에 대해서는 '구속 각오' 표현을 쓰며 진정성을 의심하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방 전 이사는 "3월 10일 하루 집단 휴진이후, 24일부터 총파업이 진행됐다면 투쟁을 이끌 인물이 없었다"며 "정부는 24일부터 본격적인 투쟁이 진행되면 다섯명의 투쟁위원회 위원을 곧바로 구속격리 시킬 준비를 했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방 전 이사는 "투쟁위원들이 구속된 상태에서 누가 내부파업을 이끌 것인가에 대한 염려가 있었고, 24일 총파업이 진행되면 제가 일시적으로 파업기간동안 도피해 외부에서 투쟁을 이어가는 것으로 계획을 세웠었다"고 털어놨다.

그 결과 공정위 검찰 고발로 노 전 회장과 방 전 이사 두 사람은 내달 초 검찰 조사를 받을 예정이다.

방 전 이사는 "2000년 의약분업 때와 달리 이번 투쟁 때 노 전 회장은 일체의 투쟁지침을 모두 문서로 남기라고 했다"며 "본인이 책임질 것이니 지침대로 따르라는 의미였지만, 정부의 보복을 두려워 하며 문서화된 지침조차 따르지 않았던 리더들은 뒤늦게 회장이 투쟁을 주저했다며 탄핵했다"고 비난했다.

노 전 회장이 '개인의 이익과 자리를 위해 일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그는 "노 전 회장이 의협회장으로 있는 동안 닥플은 적자에 허덕였고 손실액은 수억에 이른다"며 "개인적으로 이익을 생각했다면 의협회장 자리에 있을 때 제약사들과 좋은 관계를 유지하며 닥플 광고를 포함한 영업을 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방 전 이사는 "국회의원 욕심이 있었다면, 새누리당이든 새정치민주연합이든 한 쪽당에 기대야 했는데, 노 전 회장은 좌파나 우파가 아닌 의파가 돼야 한다는 주의였다"며 "공개적으로 투쟁무용론을 말하는 대의원 의장, 투쟁불가를 외치는 시도회장들이 의료계 리더로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라고 아쉬워 했다.

마지막으로 방 전 이사는 "올바른 의료에 대한 열정 속에 이 한 몸 어찌되건 상관없다 생각하고 일했다"며 "불신임 이후 분노와 우울, 절망감 속에 잿빛 시간을 보냈다. 때때로 탄식에 젖어 들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의료에 행복한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다시 힘을 내 일어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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