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상혁 전 기획의사 "투쟁 후회는 없었다"
- 이혜경
- 2014-08-01 12: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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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료계 리더 희생 각오해야…투쟁 후회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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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8일 기자의 메일로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지난 4월 27일 열린 대한의사협회 대의원정기총회에서 불신임 당한 방상혁 전 의협 기획이사의 편지였다.
불신임 100여일 만에 입을 뗀 방 전 이사. 그가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속내를 듣기 위해 지난 29일 한남동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방 전 이사가 이메일로 보낸 편지는 A4용지 4장 분량이었다. 대부분이 최근 노환규 전 의협회장에게 불거지는 오해에 대한 해명글이었다. 하지만 그가 말하고 싶었던 것은 대의원그가 진심으로 전하고 싶었던 이야기는 무엇이었을까.
그는 대의원들의 책임있는 모습을 원했다. 노 전 회장과 방 전 이사, 그리고 임병석 전 법제이사까지 대의원들의 손에 의해 불신임 됐다.
하지만 회원들의 뜻은 달랐다. 제38대 의협회장 보궐선거에서 노 전 회장과 방 전 이사가 지지하고 내세웠던 추무진 후보가 의협회장으로 선출됐다.
"대의원은 회원의 뜻을 대변하는 기구예요. 그런데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고 있어요. 구조적인 개선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어요."
100일만에 기자들 앞으로 보낸 장문의 편지가 노 전 회장을 위한 변명의 글 같아보였겠지만, 사실은 투쟁에 대한 고백이자 진심이었다는 얘기다.
투쟁을 하면서 의료계 내부 리더들이 투쟁을 반대하고 있었지만, 집행부 일원으로서 입 밖으로 내뱉지 못한 순간들.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다.
"정부를 상대로 힘 있게 싸워야 했고, 그래서 침묵했어요. 하지만 결과는 불신임으로 돌아왔죠. 분노, 우울, 무기력함이 한꺼번에 왔어요. 편지에도 표현했지만 정말 '잿빛' 같았던 시간을 보냈죠."
방 전 이사는 의협을 떠나고 한 달사이에 몸무게가 5kg이 줄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을 위해 의사회원들이 '모금운동'을 시작했을 때까지 멍 한 시간을 보냈다.
100일 정도의 시간을 보내고 나니, 그래도 먹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바깥 세상으로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열흘 후면 서울을 떠나 연고지가 없는 부산으로 간다. 평의사로 돌아가면서 부산의 한 요양병원에서 가정의학과 전문의로서 봉직의 생활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마음을 추스릴 시간이 필요해요. 환자를 돌본다는 생각도 있지만, 저도 요양을 해야겠다는 생각도 있고. 하지만 의협을 떠나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다면 있는 힘껏 도울 생각이예요."
하지만 아직 그에겐 의협 전 기획이사로서 해결해야 할 과제가 있다. 3월 10일 집단휴진 투쟁 선봉에 섰던 까닭에 노 전 회장과 함께 검찰 기소가 돼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8월 초 쯤 1차 검찰 조사를 받을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는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남겼다.
"의협을 위해 일했고, 투쟁을 했고, 지금까지 한 일은 후회하지 않아요. 다시 돌아간다고 해도 이 같은 선택을 했을 거예요. 하지만 조건이 있죠. 지금과 같은 의료계 지도자들과 함께 투쟁을 해야 한다면 다시 생각해 볼 수 밖에 없어요. 의료계 지도자들이 진정한 리더 역할을 해주길 바랄 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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