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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료 받는 사람보다, 행복한 의료봉사"

  • 이혜경
  • 2014-08-05 06:14:54
  • 이봉근 한양대병원 정형외과 조교수

첫 해외의료봉사. 그 현장은 캄보디아 시아누크빌이었다. 한국에서 #의료봉사단이 도착한다는 입소문이 퍼지자, 억수같이 내리는 비를 뚫고 하루에 200여명의 캄보디아인이 진료를 받으러 왔다.

이봉근 한양대병원 정형외과 조교수는 지난달 5일 한양대 동문 봉사단 '함께한대' 소속 15명의 진료팀을 이끌고 캄보디아로 출발했다. 진료 기간은 7일부터 4일간. 숙소인 라이프대학에서 차량 이동으로 50분 가량 떨어진 빵따뿌롱 마을 내 교회에 진료소가 차려졌다.

"의대생 국내에서 다양한 의료봉사를 했지만, 해외의료봉사는 처음이었어요. 5시간의 비행, 5시간의 버스이동으로 도착한 시아누크빌의 밤은 덥고 습했죠."

첫 날부터 환자는 북새통을 이뤘다. 진료팀이 도착하기도 전에 30여명의 마을 사람들은 대기실을 찾아 앉았다. 그렇게 4일간 진료소를 찾은 캄보디아인은 800여명에 이른다.

환자 대부분은 소화기 질환과 근골격계 질환을 앓았고, 비위생적인 환경으로 피부염과 감염된 상처를 가진 환자가 많았다. 치아 부식이 심해 어린 나이에 영구치를 잃는 환자들도 종종 있었다.

"수술을 해야 하는 환자들도 있었어요. 소독세트가 한정돼 수술을 할 수가 없었죠. 그나마 고급사양의 초음파장비를 챙겨가서, 피부를 째고 종양을 꺼내는 작은 수술만 가능했어요."

첫 해외의료봉사였던 만큼, 이 조교수는 아쉬움도 많았다. 병원 내 특수진료팀이 구성됐다면 다양한 장비를 동원해 많은 사람들의 수술을 도울 수 있었을 것이다.

모든 사람들에게 수술을 해주지 못하고는 만큼, 진료팀은 오기 전 진료 후 처치 등과 관련한 교육을 잊지 않는다. 준비한 약물을 필요한 만큼 나눠주는 것도 진료팀의 역할이다.

"심한 화상을 입은 50대 여자 환자가 있었는데, 두 달동안 치료조차 못받은거에요. 가지고 간 드레싱을 총 동원해서 치료를 했고, 우리가 떠난 이후에도 충분히 치료할 수 있을 만큼의 드레싱 재료를 주고 왔어요."

이 뿐만이 아니다. 진료팀은 우측 다리에 골수염을 앓고 있던 50대 남자환자 춘리 씨를 한국에 데려오려고 했다. 그는 2년 전 다리를 다쳐서 수술을 받았으나 치료에 실패했다. 일을 할 수 조차 없어 벌이가 변변치 못했고, 치료는 더 이상 할 수 없는 상태에 이르렀다.

"한국으로 데리고 와서 치료를 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단기간에 치료가 불가능한 상태였어요. 한국에 오게 되면 장기치료를 받아야 했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하는게 최우선이었죠."

그렇게 기부가 시작됐다. 춘리 씨가 프놈펜에서 치료를 받기 위해서는 치료비용가 필요했다. 진료팀은 십시일반으로 돈을 걷어 춘리 씨의 1차 치료비용을 마련했다. 2차 수술 및 후처치를 위한 치료비용은 '함께한대' 팀에서 학교로 돌아와서 다시 모금운동을 하기로 했다.

이 조교수는 진료팀의 자발적인 모금을 '살아있는 운동(Movement)'이라고 표현했다. 그 과정에서 진료팀은 하나가 됐고, 의료봉사는 환자를 치료하는 것 뿐 아니라 진료팀원이 의료인으로 가져야할 마음가짐을 회복시켜주는 치료를 받았다고 했다.

"치료를 받지 못하는 사람을 잘 골라서 도와줄 수 있는 것은 행복이고 보람이예요. 의료봉사는 진료를 하러 간 사람들이 심적으로 더 보상받고, 도움을 받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덕분에 계속해서 봉사하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을 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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