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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의사도 원치않는 원격의료, 누구 위한 것이냐"

  • 김지은
  • 2014-08-22 06:14:55
  • 요약
  • 국회 정책토론회서 의사·국민 등 정부 성토...복지부, "시범사업은 강행"

21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토론회에서 의료계는 물론 시민단체, 의료정책 전문가들은 정부의 원격의료 추진 강행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정치권과 의료계, 시민단체, 원격의료 업체까지 한 목소리로 정부가 강행하고 있는 원격의료 사업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제기했다.

21일 국회의원회관 제1세미나실에서 새정치민주연합 김성주 이언주 의원 공동주최로 '원격의료, 과연 필요한가' 정책토론회가 개최됐다.

토론회에 참석한 야당 의원들과 의사, 환자 단체 등은 이날 정부 추진 원격의료는 의료영리화의 초석이라며 시행 방법과 제도상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의료 수요자인 국민과 공급자인 의료계가 원하지 않는 정책을 정부가 강행하려는 이유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참가자들의 반대 목소리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시범사업 추진 의지를 재확인시키는 모습을 보여 파장을 예고했다.

"원격의료 효과, 지나치게 과장됐다"

이번 토론회에서 기조발제자로 나선 가톨릭대 의과대 김석일 교수는 정부가 추진 중인 원격의료의 비전과 기대효과가 지나치게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가톨릭대 의과대 김석일 교수.
이미 원격의료를 도입한 국가에서도 성공한 비즈니스 모델은 극소수며 효과 역시 보장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국내외를 막론하고 지금까지 원격의료 관련 성공한 '비지니스 모델'은 극소수에 불과하다"며 "원격의료에 대한 비전이 너무 과장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1990년부터 2010년까지 약 20년간 원격의료의 비용편익과 효과를 분석한 연구를 분석한 논문에서도 경제적으로 환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결론"이라며 "원격의료가 임상적으로 환자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은 기술적으로는 맞지만, 그만큼 가격을 지불할 가치는 없거나 명확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가 원격의료 목적으로 제시하는 취약지역 의료서비스 강화와 만성질환자 건강관리를 위해서는 오히려 공공성이 강화된 정책 추진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의료환경에 대한 이해 부족과 경제성 평가 과정의 오류 등으로 인해 원격의료가 과대 평가됐다"면서 "정부는 의료취약지역에 있는 국민들을 위해서 원격의료 같은 간접적인 서비스가 아니라 응급후송체계를 보강하는 등 실질적인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는 정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그는 "국민의 건강에 기여하는 의사와 의료기관의 역할을 존중하고, 향후 정책을 수립하는데 있어서 의료계와 동반자적 입장으로 협력해야 할 것이며, 필수의료부분은 민간의료기관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공공의료의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수요자도 공급자도 바라지 않는 정책, 뭐 때문에?"

참석자들은 이날 정부가 추진하려는 원격의료는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이냐고 되물었다. 의료 수요자인 국민도 공급자도 의사도 요구하지 않은 정책을 정부가 강행하려는 이유에 의문이 든다는 것이다.

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이평수 연구위원은 "현 상황은 의료 이용자와 공급자 모두 원격의료 도입을 요구하거나 찬성하지 않는 분위기이고 오히려 반대하는 의견이 많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정부가 도입을 강행하려는 배경이 오히려 의심된다"고 말했다.

이평수 위원은 "의료의 산업화는 의료의 본질이 보장되고 원칙을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추진돼야 하는 것"이라며 "원격의료는 의료 본질을 담보하거나 최소한 담보할 수 있는 대책과 함께 추진돼야 하는 문제"라고 강조했다.

(왼쪽부터)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이평수 연구위원·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형준 정책위원·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구 공동대표.
시민단체들도 원격의료 도입으로 인한 혜택이 과연 누구에게 돌아갈 수 있을지는 의문이 든다고 입을 모았다.

건강권 실현을 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형준 정책위원은 "원격의료는 일부 재벌 IT기업과 대형병원, 재벌 의료기기 회사들에게는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 주겠지만 일반 국민에게는 의료비 상승과 안전하지 못한 의료를 가져다 줄 뿐"이라고 말했다.

복지국가소사이어티 이상구 공동대표도 "정부가 추진하려는 현행 원격의료는 대상자별 혜택 및 편익이 불분명하다"면서 "관련 문제점 등이 지적됐지만 사실상 어떤 믿을 만한 답변이나 해결책도 제시되지 않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강행하려는 속내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산업계, 기술 떨어져 점진적으로 추진돼야…복지부, 시범사업은 강행"

한국 U-헬스협회 김홍진 정책전문위원.
반면 관련 의료 본질이 담보되는 선에서 관련 기술 개발과 더불어 점진적으로 원격의료가 추진돼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원격의료 산업계 대표라 할 수 있는 한국 U-헬스협회 김홍진 정책전문위원은 국내 원격의료 산업 수준은 후진국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김홍진 위운은 "시범사업을 하려면 여러 가지 시스템들이 고려돼야 하지만 현재로서는 국내 수준이 해외에 비해 현저히 떨어진다"며 "그런 면에서 당장 원격의료를 도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정부가 추진하려는 원격진료 모델은 기대하는 목표나 추진 이유와 달리 국내에서는 활성화되기 어려운 모델"이라며 "산업 개발과 더불어 충분한 경험과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는 상황에서 점진적으로 추진돼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손호준 복지부 원격의료기획제도팀장.
참가자들의 이 같은 의견에도 불구하고 복지부는 시범사업에 대한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 반면 의료계가 참여 의사를 밝힌다면 시행 시기를 연기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은 열어 놓았다.

손호준 복지부 원격의료기획제도팀장은 "앞서 9월 중 시범사업을 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면서 "우려점을 확인하고 개선점을 찾아보자는 차원에서 진행하는 것이지만 의료계가 함께 협력해 준다면 일정 연기는 가능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는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와 연관이 없다"고 선을 그으며 "원격의료 허용에 필요한 비용, 혜택 검증부터 안전성, 유효성 검증까지 과제가 많다. 시범사업을 통해 해당 문제점들의 해결안 등을 고민하고 찾아가야 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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