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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진기도 마음대로 댈 수 없는 세상에…"

  • 이혜경
  • 2014-09-02 06:14:53
  • 요약
  • 의료윤리연구회 3대 회장에 주영숙 추대

주양숙 의료윤리연구회장
"옛날에는 환자를 위해 청진기를 댔고, 진료를 했다. 환자의 질병을 찾기 위한 하나의 행동이었다. 하지만 요즘은 환자들이 청진기를 대는 의사를 향해 '이 사람이 나를 성추행 하는 것 아닌가'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지난 2010년 9월 창립, 1일 오후 7시 30분 대한의사협회에서 제4차 정기총회를 개최한 의료윤리연구회. 의사들이 의료윤리를 공부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연구회의 3번째 회장으로 주영숙 전 양천구의사회장이 추대됐다.

4년 전 발기인 그리고, 창립 멤버로 연구회를 지켜온 '지킴이'를 자청한 주 회장은 앞으로 의사들이 의료 윤리 문제를 생각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는 사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의사가 윤리를 문제로 인식하고, 환자가 윤리를 운운하며 의사를 의심하게 되는 상황은 결국 환자들의 진료에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주 회장은 "환자가 의사에게 병을 보이러 가야 하는데, 오는 순간부터 의사를 병을 진단하는 의사가 아닌 일반인으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의사들이 청진과 촉진으로 알 수 있는 병도 검사를 하게 되고, 결국 환자와 우리나라 건강보험 모두 손해로 돌아간다"고 지적했다.

의사와 윤리문제가 이슈로 떠오르게 된 이유로는 '의료 서비스'라는 말이 나오면서 부터 인 것 같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주 회장은 "의료가 서비스가 되면 환자는 순간적으로 고객으로 변모한다"며 "(의료) 서비스가 아닐 때는 환자의 병을 치료해줘야 좋은 의사가 되는데, 서비스라는 말이 나오면서 환자의 비위를 맞추는 의사가 좋은 의사가 됐고, 의료가 망가졌다"고 해석했다.

그는 "환자 입장에서 병을 보고 병을 치료하는 존경받는 의사, 삶이 뿌듯한 의사가 되길 바라면서 연구회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게 됐다"며 "아무것도 아닌 일 같았는데, 의사 윤리문제로 부각될 때 회원들과 다양한 논의를 하고, 공부를 하면서 서로의 의견을 주고 받고 있다"고 말했다.

세 번째, 그리고 첫 여성 연구회 회장으로 주 회장은 의료와 윤리 뿐 아니라, 철학과 인문학을 함께 공부하는 모임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그동안 연구회에서 의료현장에서 발생하는 윤리문제, 해외의 의료윤리 사례 등을 공부했다면 앞으로 다양한 분야를 논의하고 공부할 수 있는 연구회로 키우겠다는 얘기다.

또한 지난해 만들지 못한 진료실 의료윤리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싶다는 포부도 밝혔다.

주 회장은 "진료실에서 접할 수 있는 윤리문제를 어떻게 쉽게 잘 넘어가는지 등을 담은 가이드라인이 있었으면 좋겠다"며 "환자를 보면서도 의사들이 잘 모르고 있는 부분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필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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