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영받지 못한 성 이사장… 직원들 "겨울 더 춥다"
- 최은택
- 2014-12-02 06: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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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직원과 마음으로 통하겠다"며 취임식은 문 잠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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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란 속에 1일 취임한 성상철(65) 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취임사에서 "세계에서 가장 효율적이고 지속가능한 건강보험제도를 만들어 가는 데 앞장서겠다"고 했다.
임직원에게는 보험자의 역할로 '소통과 협력'의 자세를 주문했다. 그러면서 세종대왕이 의사소통의 목표로 제시한 '언통(言通)', '지통(志通)', '심통(心通)' 세가지 '통'이 모두 중요하지만 저는 임직원 여러분과 '마음으로 통하고자 한다'"고 했다.
그러나 취임식 첫날 성 이사장의 이런 수사(修辭)는 '공염불'에 그쳤다. 여기다 외부의 우려와 비판의 목소리를 감안하면 성 이사장은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 할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 노조 조합원들은 "어울리지 않은 옷을 입지 말라"고 했다. 이사장 내정설이 돌던 당시 성 이사장을 두고 한 말이었는 데, 이런 바람은 보기좋게 묵살됐다.
성 이사장 임명과 취임식으로 이어지는 어설픈 과정은 직원들조차 심란하게 했다. 건보공단 측은 노조의 반발을 의식한 듯 취임식 일정을 앞당겨 오후 2시경 거행하려고 했다.
노조는 '기습 취임식'이라고 지칭했다. 통상 이사장이 임명장을 오전에 받으면 당일 오후 3시~5시경 치러졌던 전례와 다른 모습이었다. 뒤늦게 소식을 접한 노조 지도부는 허겁지겁 지하1층 대강당 앞을 막아서며 성 이사장의 입장을 저지했다. 그러면서 임명철회를 촉구하는 무기한 농성에 들어가기로 하고 지역본부 집행부를 본부로 불러들였다.
그러나 건보공단 측은 취임식 연기 대신 우회 전략을 택했다. 이사장실이 위치한 본부 건물 6층 대회의의실에서 100명 가량의 간부진과 기자들만 불러놓고 약식 취임식을 연 것이다.
이를 두고 공단 한 직원은 "사장실에서 취임식하고 업무보고를 받은 꼴"이라며, 성 이사장의 '불통경영' 가능성을 우려했다.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상선약수(上善若水)'를 언급하면서는 보험자의 포용력을, 세종대왕의 '3통(通)'을 인용해서는 소통과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임직원들에게는 '마음으로 통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노조의 방해를 우려해 6층 출입문을 걸어 잠근 뒤 직원들로 '인의장벽'까지 쌓고 6층 회의실에서 약식 취임식을 연 성 이사장의 행보를 보면, 그의 '마음'에는 건보공단 노조나 성 이사장 임명을 우려했던 '평범한 직원'들은 포용돼 있지 않은 듯했다.
더욱이 성 이사장은 10분가량 취임사를 이어가면서 건보공단 내부와 세간의 우려에 대해 단 한마디 해명이나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
이른바 '조합주의자'였다는 이유로 똑같이 비판여론 속에 취임식을 가지면서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섰던 김종대 전임 이사장과 대조되는 모습이었다.
공단 내부 관계자는 "형식적이라도 취임사에 '세간의 우려가 무엇인 지 안다. 우려되는 상황은 없도록 하겠다'는 한 두 마디 말만 집어넣으면 내외부 반발을 어느정도 누그러뜨리지 않았겠느냐"면서 "이런 방식은 아예 귀를 막겠다는 의도로 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오늘(2일) 오전에는 건보공단 앞에서 성 이사장 임명을 강행한 정부를 규탄하고 임명철회를 요구하는 기자회견도 가질 예정이다.
이런 비판의 목소리는 오늘 내내 계속 터져나올 것으로 보인다. 야당 또한 비판대열에 가세할 예정이다.
시민사회단체와 야당이 성 이사장을 반대하는 것은 그가 의료산업화를 추구했던 병원 경영자 출신이었던데다가, 병원협회장 출신으로 건보공단의 상대편에서 이른바 의료서비스 공급자단체의 이익을 대변했던 인물이라는 이유다. 더구나 영리병원이나 원격의료를 적극 추장했다는 혐의도 받고 있다.
야당에서조차 "의료산업의 이익을 대변해온 인사에게 건강보험을 맡기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가게를 맡기는 꼴"이라고 우려를 표명하기도 했을만큼 성 이사장에 대한 우려와 반대여론은 거셌다.

박 위원장은 '대중발언'은 매우 투쟁적으로 비쳐지지만 실제 조직 운영 스타일은 투쟁보다 협상을 중시하는 일명 '협상파'로 알려져 있다. 성 이사장 입장에서는 비교적 나쁘지 않은 파트너인 데, 과거 서울대병원에서 노조와 적지 않은 갈등을 빚었던 선례를 보면 희망적이지만은 않다.
무엇보다 성 이사장이 원만히 업무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내외부에서 제기되고 있는 우려들에 대한 입장을 표명해 적극적으로 불식시켜 나갈 필요가 있다.
야당 측 한 관계자는 "취임사에 담겨있었으면 좋았겠지만 그게 안됐으니 대국민 서신형태든, 아니면 신년사에서라도 '의료산업화나 의료계를 대변할 이사장'이라는 우려에 대한 해명과 원칙적 입장을 구체적으로 표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만약 성 이사장이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으면 내년 복지부 업무보고 때 건보공단도 같이 업무보고해야 할 것이고, 그 자리에서 입장을 밝히라는 의원들의 추궁이 이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성 이사장 임명으로 국내 건강보험 양대 공공기관 수장은 모두 의사출신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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