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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2년 병원약사 외길, 인생 2막 열고파"

  • 김지은
  • 2014-12-11 06:14:49
  • 서울대병원 퇴임 앞둔 김향숙 약제부장

서울대병원 김향숙 약제부장.
"매순간 최선을 다 하자는 생각 하나로 일했는데 여기까지 왔네요. 부족했던 잠부터 실컷 보충하고 약사로서 인생 2막을 준비하려고 합니다."

인생의 절반 이상을 함께한 병원과의 이별을 앞둔 서울대병원 김향숙 약제부장(58)의 표정은 의외로 밝았다.

김향숙 부장은 1982년, 스물여섯 꽃다운 나이에 서울대병원 약제부에 취업해 올해로 32년간 병원 약사로서 외길을 걸었다.

할 말은 하고야 마는 말썽 많은 초보 약사 시절부터 지금의 약제부장이 되기까지, 약제부 내 다양한 부서에서 수많은 업무를 도맡아왔던 그다.

"신입 약사 때 선배 약사님들이 정말 무섭게 혼내면서 가르쳤어요. 그때 배운 것들이 병원 약사로 일하는 동안 큰 힘이 되고 있죠. 생각해보면 출산 휴가 6주 이외에는 그 흔한 '땡땡이' 한번 못 쳐 본 것 같아요(웃음)."

"고비마다 일으켜 세워 준 동료 약사들"

서울대병원 약제부와 역사를 함께 해 온 김 부장은 약업계 역사의 산 증인이기도 하다. 병원에서 의약분업과 실거래가 상환제 등을 직접 겪어냈기 때문.

의약분업 시행으로 의사들이 파업 할 때는 병원 의사들에게 면전에서 손가락질을 당하는가 하면 좋지 못한 말도 많이 들었다.

실거래가 제도가 시행될 당시에는 약제부 내 정보계장을 지내고 있어 며칠 밤을 새어가며 일일이 수작업으로 약가를 하나하나 변경하는 작업도 직접 해야 했다.

"당시 파업에 참여하는 의사들이 지나가는 약사들에게 욕을 하고 손가락질을 하는가하면 약사위원회에서 의사들이 약제부장님에게 이유도 없이 화를 내기도 했죠. 당시는 우리가 뭘 잘못해서 이런 취급을 받아야 하나 억울한 마음도 들었었죠."

힘이 부치고 상황이 여의치 않아 병원 일을 포기해야 하나 고민할 때도 있었지만 그럴 때마다 김 부장의 버팀목이 돼 준 것은 동료 약사들이었다.

그가 자신을 인복 많은 사람 중 하나라고 인정하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32년 병원 약사로 일하면서 무엇보다 보람된 일 중 하나가 귀한 선배, 후배 약사들을 만났다는 점이에요. 일반 약사일때는 힘들 때마다 잡아준 선임 약사들이 있었고, 보직을 할 때는 많은 후배 약사들이 도움으로 계획했던 일을 실현시켜 나갈 수 있었죠." "의사가 '갑'이던 시대 가고 뼈속까지 환자 중심으로"

30여년 병원 약사로 일한 그가 실감하고 있는 의약계의 가장 변화 중 하나는 환자에 대한 병원의 인식과 태도다.

예전에는 병원, 그리고 의사가 '갑'이라는 생각이 암암리에 존재했다면 점차 환자, 고객은 병원이 서비스하고 대접해야 할 대상이라고 인식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

그만큼 병원 차원에서도 고객 서비스뿐만 아니라 환자에 대한 안전도 더욱 중요하게 생각하게 됐다는 것이 김 부장의 설명이다.

병원 내 의사와 약사, 간호사 등이 협력한 팀의료 활성화가 중요시 되고 있는 것도 환자 안전을 위해 각 전문 직능이 협력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피부에 와닿을 만큼 모든 것이 환자 위주로 변화하고 있어요. 그 중심에는 물론 환자 안전을 중요시하는 마인드가 포함돼 있죠. 그만큼 병원과 의사, 약사가 각각을 따로보기 보다 환자, 그리고 환자의 안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지고 있어요."

"후배 약사들 전문 능력 살려 병원에 더 많인 진출했으면"

퇴임 전 자신이 30년 이상 몸담아 온 병원의 약제부장까지 역임한 것은 무엇보다 큰 보람이자 삶의 의미였다고 말하는 김 부장.

후배 약사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병원뿐만 아니라 병원약사회 회무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던 그지만, 후배들을 위해 더 많은 부분을 개선하지 못하고 떠나려는 것이 못내 아쉽다.

김 부장은 더 많은 후배 약사들이 병원 약사로서 꿈을 키우고 전문적인 능력을 향상시켜 나가길 희망하며 이를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됐으면 하는 바람도 내비쳤다.

"곧 6년제 약사들이 배출되잖아요. 대형병원은 물론 의료원, 요양병원 등 약사를 필요로 하는 곳들이 너무 많더라고요. 약사들이 다양한 분야에 진출해 약물요법에 대한 전문성을 살려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해 갔으면 해요.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차등수가 제도가 보장돼야 하고요. 빠른 시일 내 꼭 이뤄졌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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