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대생 약무실습 '별따기'…제비뽑기로 결정
- 김정주·김지은
- 2015-02-02 06:14:59
- 요약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학교당 연 1~2명만 '행운'…지방대생, 서울서 단기하숙
- AD
- 약사님! 옆 약국은 세금 덜 내는데, 우리 약국은 괜찮을까요?
- 지금 확인하기 >
약학대학 5학년에 재학 중인 K양은 최근 건강보험공단 본부(서울 마포소재)에서 열린 약대생 실무실습에 지원했다가 떨어졌다.
평소 공직에 관심이 많아 꼭 수강하고 싶었지만 지원자가 몰려 기회를 얻지 못했다. K양 학교 경쟁률은 10 대 1이었다.
비수도권 약대 재학생인 B양은 어렵사리 수강 기회를 얻었다. 하지만 고민이 생겼다. 교육이 거의 일주일간 진행돼 숙식을 해결하기 막막했다. B양은 결국 서울 외곽에 사는 먼 친척집에 신세를 지며 과정을 마칠 수 있었다.
약대 6년제로 심화학습이 늘면서 약대생들의 공직(약무직)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교육 참여기회가 턱없이 부족해 학생들 사이에 불만이 제기되고 있다. 또 교육 장소가 서울에 편중돼 있어 비수도권 학생들에게는 숙식 등 이중의 고민을 안겨주고 있는 실정이다.

1일 관련 기관에 따르면 공공기관별로 실무실습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은 회당 대략 15~20명 내외 수준에 불과하다. 전국 약대 25곳 중 20곳만 지원해도 통상 한 학교당 1명꼴인 셈이다.
실제로 최근 건보공단 실무실습에는 5일 과정에 18개 대학 20명이 참여 기회를 얻었다. 그만큼 교내 경쟁률이 치열했을 것은 불문가지. 더구나 교육 참가 희망자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비수도권 약대생이 현저히 많다는 후문이다.
약대 선발 풍경도 제각각이다. 대부분 단 한 명에게만 기회가 주어지기 때문에 교내 경쟁이 치열하면 성적순으로 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때에 따라서는 '가위바위보'로 정하거나 심지어 수업 중 '제비뽑기'를 하는 진풍경도 벌어지고 있다.
힘들게 선발돼도 고비는 남았다. 선발된 학생들은 숙식 문제를 자체적으로 해결해야 한다. 약국이나 병원약국 실무실습의 경우 지역 안에서 해결이 가능하고, 제약사의 경우 업체 기숙사 지원 등 프로그램이 마련돼 있다. 하지만 재정이 부족한 공공기관은 언감생심이다.
교육은 짧게는 5일에서 길게는 12주까지 진행되는데, 정부기관을 제외한 공공기관은 현재까지 대부분 본부나 본원이 서울에 위치해 교육을 받으려면 서울이나 최소한 수도권에 거점을 잡아야 한다.
서울이나 수도권에 본가 또는 친인척이 있는 학생들은 문제가 없지만 그렇지 않은 학생들은 친구나 인맥을 동원해 신세를 져야 하고, 이마저도 여의치 않으면 단기 하숙하거나 게스트하우스에서 숙식을 해결하기도 한다.
C학생은 "비수도권 소재 약대에 다니고 있지만 집이 서울이어서 부담없이 참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런 경우가 일반적이지 않기 때문에 많은 학생들에게 숙식문제가 또다른 진입장벽으로 느껴지는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
작년 약무실습 인원 70여명 불과…비용도 '십시일반' 수준
그간 약대생들의 사회 진출 분야는 제약·연구소, 병원이 아니면 약국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약대 6년제로 인해 약사 전문직능 인식이 다변화되면서 공직 분야가 재인식되고 있는 추세다.
이 분야 수요와 연봉이 여타 다른 분야에 비해 낮은 수준이지만 약사들이 약과 관련된 제도를 수행하거나 주도하는 핵심적인 요직에서 직능을 인정받으면서 학생들의 관심과 교육 수요도 그만큼 높아진 것이다.
그러나 공급이 수요를 받쳐주지 못해 문제점으로 불거지고 있다.
약학교육협의회 이범진 이사장은 "6년제 전환 이후 이 분야 학생들의 수요가 4년제 시절보다 많아졌고, 공직분야 실습 신청 학생들이 대학별로 상당하다"며 "그러나 각 교육(을 맡은 담당)기관의 공급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약무 실무실습을 진행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관은 식약처, 건보공단, 심사평가원, 보건의료연구원으로 약교협이 가교가 돼 기관과 학교를 연계하고 있다.
지난해 약무 실무실습에 참가한 전국 약대생은 고작 70명. 실무실습 초창기라고는 하지만 앞으로도 기회가 늘지 않을 가능성이 지배적이어서 대책 마련이 필요해 보인다.
교육여건도 제각각이다. 약대생 실무실습은 크게 요양기관과 제약업체, 공공기관 약무직 분야로 구분되지만 여기에 투자되는 인력과 장소, 예산 등은 교육부로부터 지원받는 것이 아닌 '십시일반' 수준이다.
약무 분야의 경우 공공기관 약사 인력난을 해소하고 약대생 수요를 충족하기 위해 마련됐는데, 현장감 있는 교육으로 학생 만족도는 높은 반면 제반 여건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공공기관 입장에서는 약대, 간호대, 보건관련학부, 법대 등 교육 대상이 많아 투자 여력이 없다. 또 실무자가 강사로 나서기 때문에 실습 장소를 지방까지 다변화할 수 없고, 그만큼 많은 인원을 수용하기도 힘들다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는 교육 일정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각 기관들은 실무부서와 실무자(강사진) 일정을 파악해 교육 기간과 정원 등을 약교협에 알리고, 약교협은 다시 각 약대에 알려 신청자를 모집하는데, 다른 분야 실무실습과 겹치는 사례도 발생해 조율이 쉽지 않는 상황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신청 가능한 인원도 워낙 적지만, 기관 일정에 맞춰야 하기 때문에 다른 실무실습 일정과 겹쳐 균등한 기회를 주지 못하는 경우도 생긴다"고 설명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약교협이나 약대들도 교육 대상 공공기관을 다변화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현재 약무 실무실습 중인 공공기관들이 약무직을 핵심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 질적 변화를 장담할 수 없는 실정이다.
여기다 추후 공공기관 지방 이전이 완료되면 또 다른 비용과 불편이 발생하는 데다가, 약무직 특성상 다른 분야와 달리 교수 개인의 인맥을 이용해 실무실습 기회를 마련하는 것도 여의치 않다.
중앙약대 한상범 학장은 "공단과 심평원, 식약처 외에도 약사 진출 분야를 더 발굴해 직능을 확대시킬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지방으로 이전하게 되면 당장 숙박 문제도 더 나빠질텐데, 이를 학생에게 부담시키는 것이 쉽지 않다"고 밝혔다.
공공기관들도 이 같은 문제를 인식하고 있다. 특히 건강보험 보장과 관련된 사회적 이슈가 증가하면서 관심이 두드러지고 있는 건보공단과 심평원은 이 같은 문제를 놓고 고심 중이다.
특히 심평원은 올해 교육인재개발단을 꾸리고 새로운 교육 시스템을 마련 중이다.
약사와 간호사, 보건의료 관련 학부, 변호사 등 심평원에 종사하는 전문분야가 많아 각 전공 특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실무진 투입과 전문 강사 배치, 장소, 횟수, 지방이전 후 문제 등 전반적인 부분을 자체 연구해 조만간 내놓을 계획이다. 심평원 측은 "6년제 약사인력을 수용하고 기관 홍보를 위해 약대 교육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다"며 "교육 전략과 기술을 개발하는 맥락에서 수요 부분을 충족시키기 위해 고민 중"이라고 밝혔다.
공단은 현재 약대생 교육을 주도하고 있는 보험급여실 약가협상부 중심으로 수요에 대해 고심 중이다.
공단은 건강보험과 장기요양 등 분야가 포괄적이어서 신청이 조기마감되는 등 관심이 커지는 데 반해 강의 횟수가 심평원과 같거나(연 1~2회) 적어 학생들의 요구가 더 큰 편이다.
공단은 "내부적으로 길게 보고 진행하는 교육투자인데, 예상보다 수요가 커서 올해는 연 1회를 2회로 늘려 편성했다"며 "단기간 하고 그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교협과 논의해 차근차근 해결할 것"이라고 밝혔다.
- 익명 댓글
- 실명 댓글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오늘의 TOP 10
- 1"창고형 약국에 매출 뺏기는데, 약사도 이제 시작해야죠"
- 21심서 무너진 700억 매출 코대원에스 특허…제네릭사 승소
- 3비타민 이중 제형 허용…비타민C 최대분량 2000mg 확대
- 4삼천당제약, 전략기획실 직속 'IR·언론 대응 전담팀' 신설
- 57개월 만에 두 차례 개설자 변경…제주 창고형약국 또 휴업
- 6한미 경영권 분쟁 2년…창업주 장·차남 4663억 주식 팔았다
- 7국내·다국적 혁신형제약 배점표 확정…65점 넘으면 인증
- 8HLB이노베이션, 그룹 핵심 계열사 부상…오너가 전면 배치
- 9대웅제약 펙수클루, 실제 진료 95.7% 개선…고령층도 입증
- 10만성질환 복합제서 메글루민 불순물 이슈 회수 확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