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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세브란스, 130주년 제중원 "내가 적통"

  • 이혜경
  • 2015-04-10 06:14:53
  • 요약
  • 서울대 "정부 주도 첫 병원"...세브란스 "선교사 알렌이 설립"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식 의료기관 ' 제중원(광혜원)'이 개원 130주년을 맞았지만, 적통을 두고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간 갈등이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줄 곧 해묵은 뿌리 논쟁을 벌여왔다. 논쟁의 시점은 설립 시기다.

세브란스병원은 선교사 알렌의 제안 때문에 제중원 설립이 논의됐다는 것이고, 서울대병원은 알렌 입국 전부터 국립병원 설립을 논의해 왔다는 것이다.

7일 제중원 130주년 기념식을 연 서울대병원(사진 위)와 오늘 행사를 개최하는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조선 정부는 1880년 부터 제중원 설립을 논의했으나, 개원은 1881년 알렌이 입국하고 한 참 지난 1885년 4월 3일에 이뤄졌다.

그로부터 9년이 지난, 1894년 9월 26일 조선정부는 제중원의 운영권을 포함한 모든 권한을 미국의 북장로회 선교부에 이양 했다. 이를 두고 서울대병원은 제중원을 일본한테 뺏기지 않기 위해 그 당시 선교 의료사인 그 에비슨에게 소유권을 제외한 권한을 위탁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세브란스병원 다른 입장이다.

서울대병원은 대한민국이 설립한 병원인 반면, 제중원은 조선정부 병원으로 일본이 세운 총독부의 지시를 받았다는 것이다.

결국 국립병원이라는 이유로 서울대병원으로 계승됐다는 주장의 경우, 대한민국은 일본 제국을 계승하고 일본제국은 조선을 계승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는 입장이다.

세브란스병원 측은 "1954년 세브란스의대 70주년 기념신문에 서울의대가 축하 광고를 실었다"며 "그때는 서울의대도 제중원이 세브란스의 기원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었지만, 1980년대 부터 서울대병원이 제중원이 자신들의 기원이라고 주장하기 시작했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갈등 때문인지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은 130주년을 맞아 각자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상황까지 왔다.

먼저 심포지엄을 연 곳은 서울대병원이다. 서울대병원은 제중원 130주년을 기념해 4월 7일 동대문 JW 메리어트호텔 그랜드볼룸에서 130주년 기념 발전후원의 밤을 개최했다.

서울대병원은 최초의 서양식 국립병원 제중원의 역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형식이 아니라 그 속에 담긴 뜻이라고 강조했다. 조선의 근대화를 고민했던 고종과 조선정부가 의료인을 양성하고 백성을 구제하라는 시대적 염원이 역사의 배경이었다는 얘기다.

오병희 병원장은 "제중원의 역사적 전통을 이어가는 국가중앙병원으로서 그 책무를 다하고 다음 백년의 미래를 열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세브란스병원은 오늘(10일) 제중원 개원 130주년을 맞아 기념식과 학술심포지엄을 연다.

이번 개원 130주년 기념행사에서는 구한말 척박한 환경 속에서 근대의학을 정착시키기 위해 희생을 감수했던 의료선교사(알렌, 에비슨)와 세브란스병원 설립에 영향을 준 후원자(세브란스) 후손들이 연세의료원을 방문해 관련 유물을 기증한다.

세브란스병원은 '사람을 구제하는 집'이라는 이름의 뜻의 제중원을 국내 첫 근대식(서양식) 의료기관으로 설립했다며, 1885년 4월 10일 선교의사 알렌에 의해 광혜원이란 이름으로 현재의 헌법재판소 자리인 재동에 세워졌다고 밝혔다.

고종의 명에 의해 개원 2주일 만인 4월 26일 제중원으로 개명됐으며, 국내 첫 의학교육과 고등교육을 실시해 우리나라 스스로 인재를 양성하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도왔다는 것이다.

세브란스병원은 " 제중원 이후 구리개를 거쳐 1904년 남대문에 세브란스병원(세브란스씨 기념병원)으로 이름을 바꿨다"며 "1962년 현재의 신촌지역으로 이전한 후, 오늘에 이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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