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의심 환자가 눈깜짝할 새 의원에 들어왔다면?
- 이혜경
- 2015-06-18 06: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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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의사회, 진료거부 처벌 불안...경기도 "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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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의사회(회장 현병기)는 이기우 경기도 사회통합부지사, 경기도청 관계자들과 17일 오후 7시 30분부터 2시간 가량 '메르스 대응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는 많은 메르스 확진 환자가 발생한 경기도 관할에 있는 분회 의사회장들과 경기도의사회 임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앞으로 1~2주를 메르스의 고비로 보고, 의원급 의료기관으로 유입되는 메르스 의심환자에 대한 선별 진료를 어떻게 해야하는지 갑론을박을 벌였다.
특히 일부 의원급 의료기관이 진료를 거부한다는 민원에 노출돼 있는 상황에서 진료거부 대신 '환자의뢰'에 대한 명확한 지침이 마련돼야 한다는데 의견이 모아졌다.
메르스 의심환자 의원급 의료기관 미방문 기본원칙
"병원 문 앞에 발열 환자는 출입하지 말고 먼저 병원으로 전화를 해달라는 안내문을 붙여놨는데, 눈 깜짝할 새 병원 문을 열고 쑥 들어온다."
최동락 시흥시의사회장은 의료기관 출입문에 안내문을 비치하고 전화통화 후 거점병원으로 가도록 권유해도 환자들이 진료거부로 생각하는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이희영(분당서울대병원·예방의학과) 경기도청 감염관리본부장은 "메르스 의심환자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들어오면 안된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왔을 때 개원의들이 어떻게 해야할지 지침을 정확히 주는걸 논의해봐야 한다"고 밝혔다.
진료거부가 아니라 환자의뢰라는 점을 명확하게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의사회에서 의사회원들을 모아준다면 당장이라도 1~2시간 씩 기본적인 설명과 Q&A시간을 갖고 토론하는 시간을 갖고 싶다"며 "장소와 사람만 모아주면 언제든 나가서 설명해주겠다"고 강조했다.
메르스를 무서워 하는게 아니라, 굶어 죽는게 걱정된다
메르스 의심환자가 경유만 하더라도, 자발적 휴진 등 병원 폐쇄로 생계마저 위협을 받게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성종호 조직강화부회장은 "개원가에서 메르스 의심환자를 진료했을 때, 어느 보호장비까지 갖추고 소독을 어떻게 해야 병원폐쇄나 격리조치를 받지 않고도 안전한 병원을 만들 수 있는지 방법 제시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영준 수원시의사회장은 "메르스를 무서워 하는게 아니라 굶어 죽는게 걱정된다"며 "발열 등 메르스 의심환자를 병원 내 폐쇄공간이 아닌, 밖의 개방된 공간에서 N95 마스크를 착용하고 1회용 위생장갑을 끼고 진료했다면 안전한 병원으로 봐야 하는게 맞다"고 주장했다.
고글 착용이나 보호복 착용까지 해야 안전한 병원으로 인정하는건 개원가 현실에 맞지 않다는 얘기다.
최동락 시흥시의사회장은 "전파자가 마스크를 착용했느냐 안했느냐도 굉장히 중요한 문제 같다"고 덧붙였다.
경기의료원 수원병원에 파견 나가있는 최원석(감염내과) 고대안산병원 교수는 "개원가 사정이 이해가 간다"며 "대학병원의 경우 환자를 진료할 때 마스크 정도만 착용했다. 선별진료소라는 개원가와 다른 사정은 있지만, 개인적인 의견으로는 마스크와 고글을 착용했다면 밀접접촉자로 인정하지 않아도 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 자리에서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방문한 메르스 의심환자의 확진검사를 수탁해서 맡기는 방법과, 밀접접촉 의사들에 대해 이틀에 한 번꼴로 PCR 검사를 하자는 의견도 제기됐다.
하지만 최 교수는 "무증상 상태에서 PCR검사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검사로 미리 감염을 예방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수탁검사의 경우도 검체를 체취하는 과정에서 많은 양의 바이러스 노출로 감염될 위험이 더 높다"고 우려했다.
경기도는 메르스 외래거점병원을 42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보건복지부가 시행한 국민안심병원보다 더 빠르게 구성됐다.
이기우 부지사는 "경기도는 이미 치료가 가능한 병실을 확보하고 수원병원을 격리병원으로 지정했고, 의정부성모병원 김양리 교수와 고대안산병원 최원석 교수가 파견으로 상주해 근무 중"이라며 "이외 300병상 이상의 경기도 내 병원 41곳을 외래거점병원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외래거점병원은 선별진료가 가능한 곳으로, 메르스 의심환자가 방문할 경우 외래거점병원에서 검사하고 확진일 경우 격리병원으로 이동하는 시스템이다.
이 부지사는 "일선 개원의들이 메르스 의심환자 진료여부를 두고 고민이 많은 것으로 안다"며 "일반 의원에서는 절대 100% 메르스 의심환자를 진료하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만약 의심환자가 의원급 의료기관에 방문했을 경우, 의원 출입을 금지하고 41개 외래거점병원을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이 부지사는 "다른 지역은 통제도 안되고, 거점병원을 지정해도 음압시설없다고 환자를 받지 않는 곳도 있다"며 "반면 경기도는 모든 준비가 되어 있다. 의심환자는 무조건 거점병원으로 가면 된다"고 말했다.
민경태 하남시의사회장이 "복지부는 보건소로 환자를 보내라고 한다"며 "보건소 통하지 말고, 경기도 말대로 무조건 메르스 의심환자를 거점병원으로 보내면 되는거냐. 명확히 얘기해달라"고 묻자, 이 부지사는 "의원은 메르스 의심환자를 진료하지 말고 100% 거점병원으로 보내면 된다"고 답했다.
심욱섭 고양시의사회장은 "경기도에서 거점병원 지정을 굉장히 잘했다"며 "지침이 나오자마자 고양시는 보건소가 무슨 말을 하든, 이 지침을 따라 무조건 발열이 있으면 거점병원으로 환자를 보내고 있다"고 언급했다.
메르스 첫 확진환자가 발생한 경기도 평택지역의 경우, 아직 외래 거점병원이 단 한곳도 지정되지 않았다.
이종은 평택시의사회장은 "평택 환자들이 갈 곳이 없다"며 "평택굿모닝병원에 남은 환자들이 모두 음성판정이 나면, 협의해서 거점병원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했다.
이 본부장은 "평택 지역 문의 전화를 가장 많이 받는다"며 "평택의 응급실 환자가 다른 지역으로 리퍼되기는 상당히 어렵다. 따라서 평택굿모닝병원이 빨리 정리되면 어떤 역할이든 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부지사는 "거점병원 선점은 임의가 아니라, 매주 두 번씩 열리는 의료위원회에서 논의한다"며 "평택의 경우 우리도, 복지부도 확신이 없어서 고민이 많은 지역"이라고 말했다.
경명현 광주시의사회장은 "경기 동북부 지역의 경우 이천을 제외하고 하남, 광주, 양평, 여주에는 거점병원이 하나도 없다"며 "결국 보건소에서 의심환자 검사를 해야 하는데, 보건소는 오후 5~6시에 퇴근하고 개원의는 오후 7시 넘어 퇴근하게 되면서 검사를 할 수 없는 공백이 생긴다"고 일목요연하게 지침을 내려달라고 당부했다.
이 부지사는 "매일 오전 8시 30분에 15개 부시장과 보건소장, 교육청에서 회의를 하고, 의료운영위원회도 일주일에 두 번 회의를 하고 있다"며 "개원의사들에게 필요한 지원과 소통을 단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이번 간담회에는 경기도의사회에서 현병기 회장, 성종호 조직강화부회장, 고승덕 법제이사, 이이형 여의사회부회장, 최동락 시흥시의사회장, 김영준 수원시의사회장, 한부현 화성시의사회장, 신정호 오산시의사회장, 심욱섭 고양시의사회장, 김태형 용인시의사회장, 이종은 평택시의사회장, 경명현 광주시의사회장, 조유현 포천시의사회장, 이창석 광명시의사회장, 민경태 하남시의사회장, 김석범 의정부시의사회장, 홍두선 부천시의사회장이 참석했다.
경기도청에서는 이기우 사회통합부지사, 윤덕희 보건정책과장, 이한경 보건복지국장, 이희영 감염관리본부본부장, 서근익 감염병관리팀장, 김양리 의정부성무병원 감염내과 교수, 최원석 고대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가 배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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