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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NMC 주변약국, 직원 해고…텅빈약국 나홀로

  • 강신국·김지은
  • 2015-07-07 06:15:00
  • 외래진료 중단 한달째..."정부차원 피해보상 필요"

[삼성병원 문전약국가] = "한달 전만 해도 이런 그림 상상이나 했겠어요. 직원들을 모두 내보내고 혼자 약국에 앉아있는 이 상황을. 더 두려운 건 이 상황이 언제까지 갈 지 기약이 없다는 거에요."

텅빈 약국을 약국장만이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삼성서울병원 문전약국가. 전국에서 조제료 상위권을 놓치지 않던 대형 문전약국들이 줄줄이 직원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하루종일 분주했던 약국은 텅 비었고, 바쁘게 움직이던 직원들은 병원이 부분폐쇄를 결정한 지난달 13일을 기점으로 자의반 타의반 약국을 떠났다. 기자가 약국가를 찾았던 한달여 전보다 상황은 심각해졌다.

정부도 병원도 어떤 답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약국장들은 거듭되는 의약품 결제대금 독촉에 가슴이 조여온다. 재고약도 털고 대출도 받았지만 당장 하루 앞도 내다보기 힘든 상황에서 약사들은 최악의 상황인 폐업도 고려하고 있다.

약사·직원 '자의반 타의반' 퇴직처리…남은 직원 급여도 걱정

병원 정문 약국가는 대부분 구조조정을 마무리했다. 한두곳 약국을 제외하고는 약국장과 직원 한명만 남고 모든 근무약사와 직원을 퇴사처리했다.

약국별로 이전에 비해 5%도 안되는 하루 평균 10건 정도 처방전이 발행되고 있다보니 자발적으로 퇴사하겠단 약사, 직원도 있다. 대다수는 약국장들이 방법이 없어 결단을 내렸다.

당장 생계가 급한 일부 약사와 직원은 이직을 선택했지만 대다수 직원들은 약국장들과 연락을 이어가며 병원, 약국 업무가 정상화 될 시기만 바라보고 있다.

약국장 입장에서도 언제 업무가 복구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기존 직원들을 모두 놓칠 수는 없는 형편이다. 약국별로 최소 5명에서 많게는 10명이상의 직원을 정리한 곳도 있다.

정부의 고용보험에 기대를 걸어도 봤지만 역부족이라는 게 약사들의 설명이다. 약국장 연락만 기다리는 직원들에게 일정 부분 보상도 고려하고 있지만 지금의 형편으로는 이 역시 쉽지 않다.

C약국 약국장은 "당장 일이 없는 상황에서 직원들 조차도 남아있는 것을 힘들어 하더라"며 "퇴사처리는 했지만 매일 직원들과 메시지를 주고받으며 조금만 참아달란 말을 하고 있다. 이 역시 언제까지 가능할 지는 미지수"라고 말했다.

J약국 근무약사도 "지난달 말 퇴사했지만 약국장님이 잠깐 일이 생겨 하루만 근무하고 있다"며 "생계를 책임져야하는 약사, 직원들은 이미 다른 일자리를 찾고 있는 상황이고, 일부는 무급휴가 형태로 기다리곤 있지만 지금의 상황이 장기화되면 다른 길을 찾을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했다.

피해 보상은 딴나라 이야기…병원폐쇄 한달 더 가면 폐업도 고려

제약, 도매상들의 의약품 결제 대금 독촉은 지난달 말부터 시작됐다. 약사회를 통해 업체에 결제 연장을 요청하기도 했지만 누구도 뾰족한 답은 주지 않고 있다.

약국장들은 지난달 결제는 그전달 수입으로 충당이 가능했지만 당장 이번달 말 결제가 문제라고 입을 모았다.

수입이 이전의 5%도 안되는 상황에서 수억원대 대금결제가 쉽지 않은 형편이기 때문이다.

기존 재고를 최대한 처리해 급한 것부터 결제를 하고, 이달 말 결제를 대비해 은행에서 대출을 받아놓은 약국들도 있다.

약사들은 지금의 상황이 한달만 더 연장된다해도 약국 경영을 지속하기는 쉽지 않은 것으로 내다봤다. 일부는 다음달까지 상황을 살펴본 후 폐업까지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전히 정부는 의료기관에만 피해 보상을 집중하고 있고, 병원도 뚜렷한 답을 주지 않는 상황에서 약국은 오롯이 모든 책임을 감수하고 있는 형편이다.

S약국 약사는 "정부의 지원, 보상 이야기가 계속 나오고 있는데 약국에는 딴나라 이야기일 뿐"이라며 "국립병원은 그나마 상황이 나을지 몰라도 이곳은 병원의 책임이 크단 낙인까지 찍히면서 보상은 말도 못 꺼내는 형편"이라고 호소했다.

그는 또 "약국도 어찌보면 피해자인데 직원은 모두 내보내고 결제 독촉은 계속되는 지금의 상황에 하루하루 가슴이 조인다"며 "한달만 더 이 상태이면 약국 문은 닫을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국립중앙의료원 주변 문전약국]="6월달은 5월 청구액이 들어오니 괜찮은데 문제는 7월이죠. 6월부터 처방환자가 급감해 대금결제 문제가 걱정입니다. 정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데 뉴스를 보면 의료기관 지원 대책 밖에 없으니..."

인적이 드문 NMC 주변 약국 표정
지난달 10일 외래환자 진료가 중단된 국립중앙의료원(NMC) 주변 약국도 30일째 개점휴업 상태다.

NMC 주변 약국을 돌아보니 거리는 한산했고 일부 환자들만 처방전을 들고 약국을 방문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외래진료 중단 한달째..."언제 끝날지 모르는 게 더 힘들다"

병원 주변의 약사는 "NMC가 메르스 거점병원으로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며 "직접피해, 간접피해 이야기 하는데 그러나 NMC 처방조제를 80% 이상을 담당하는 약국은 정부 차원의 손실보전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이 약사는 "메르스가 아닌 외래환자들이 병원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결국 문전약국에 약력관련 문의나 전화상담을 해오고 있다. 결국 약국의 공적인 역할도 있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하루 800~1000건 정도의 외래 처방은 200건 정도로 줄었다. NMC가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부분적인 외래진료를 진행하고 있지만 병원이 정상화될 시점을 가늠하기가 힘든 상황이다.

메르스 중앙거점기관으로 운영 중인 NMC는 재진환자의 임시 외래진료실 운영하고 있다. 재진환자의 약 처방과 환자상태에 따른 상담, 의무기록·영상CD·제증명 발급에 국한된다.

지난달 10일 외래진료를 폐쇄한 NMC는 언제 외래진료를 재개할 지 예상하기 힘들다.
당초 3~4주 정도면 정상진료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외래진료가 정상화되려면 이달은 념겨야 할 것 같다는 예상이 지배적이다.

허리띠 졸라맨 약국들...직원 탄력근무제 도입

NMC 주변의 또 다른 문전약국도 하루 조제건수가 90% 가까이 줄었다. 이미 탄력근무제를 시행하며 비용 줄이기에 나섰다. 직원들도 병원과 약국 사정을 알다보니 기꺼이 고통분담에 동참하고 있다.

이 약국의 약사는 "당초 3~4주 정도 외래진료가 중단될 것이라는 말이 있었는데 내일 모레면 한달째 접어든다"면서 "8월까지 외래진료가 중단되면 약국하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삼성병원, NMC 등 메르스로 외래진료가 중단된 경우 주변 약국에 대한 정부차원의 지원이 필요하다"며 "대출 지원을 의미가 없다. 어차피 이자를 내고 다시 갚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이 약사는 "청구 데이커를 집계해 NMC처방을 80% 이상 조제한다면 피해약국을 지정, 정부 차원의 지원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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