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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IT 신기술과 가치의 충돌

  • 데일리팜
  • 2015-08-17 12:14:50
  • 하동문(성균관대학교 약학대학 연구교수)

정보기술(IT)과 디지털 세상으로의 진화는 PC·인터넷·스마트폰 등을 거쳐 드론이나 3D프린터, 로봇 등 SF 영화에서나 가능했던 일들을 현실로 대면하는 세상을 열고 있다. 수많은 신기술들이 세상을 풍요롭게 하지만 그에 따른 가치 충돌이나 부작용 또한 만만치 않다.

최근 보건의료계에서는 의약품 정보 및 통계 사업으로 유명한 약학정보원과 IMS간의 데이터 사업과 관련한 개인정보 처리의 적절성 문제가 언론에 보도되었다. 검찰은 '개인정보인 환자의 조제정보를 팔았다'고 기소를 한 것이고, 약학정보원의 전·현직 원장은 이것이 제약 산업 분야에서의 통계 처리를 통한 빅데이터 사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빅데이터 산업은 '21세기의 원유'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창조 경제를 이야기하며 빠뜨리지 않는 주제가 '빅데이터 산업'이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혁신센터 출범식에서 "전 세계 빅데이터 시장은 연평균 35%를 넘는 고도성장이 예상되고, 선진국들도 저성장 시대를 극복하는 전략으로 빅데이터 산업 육성에 주력하고 있다"며 "'21세기의 원유'로 비유되는 빅데이터는 물적 자원 없이도 창의성과 아이디어로 고부가가치와 일자리를 창출하는 창조경제의 신자본"이라고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근에는 빅데이터 전문가라는 직업도 생겼고 정부 주도에서 민간 영역으로도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두 개의 정책 가운데 하나를 달성하려면 다른 목표의 달성이 늦어지거나 희생되는 경우의 양자 관계를 트레이드오프(Trade-Off)관계라고 한다. 즉 어느 것을 얻으려면 반드시 다른 것을 일정 부분 희생해야 하는 경제관계로 빅데이터와 개인정보 보호는 그러한 관계에 있다 할 것이다.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의료기관 및 제약회사, 식품의약품안전처, 국민건강보험공단 등 다양한 경로에서 수집한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을 가동, 2007년부터 누적된 약 3258억 건에 달하는 7개 분야 18개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보건의료분야 정책 마련 및 일자리 창출 기여가 예상된다. 반면, 보건의료 개인정보는 일반적이 개인정보 외에 환자의 병력정보까지 포함돼있어 이것이 유출될 경우 악용할 수 있는 방법은 무한하고 피해정도도 예상하기 어렵다.

징벌적 조치가 가치 충돌의 해법인가?

약학정보원과 IMS의 데이터 사업은 법원에서 다양한 법리 논쟁이 있을 것이고 그에 따라 판단돼야 할 사안이라 조심스럽지만, 주요 논점 중 하나가 제약 산업에서의 빅데이터 활용이라는 가치와 개인정보 보호라는 가치가 민감한 시기에 충돌했다는 것이다.

'드론'이 서울 하늘을 날면 남북 대치 상황에서 안보의 문제가 제기되고 개인 사생활 침해의 문제가 따라 오지만, 이러한 신기술이 만들어갈 새로운 세상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다. 가치 충돌은 조정돼야 하고 제도적 장치들이 빠르게 정비돼야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을 줄이고 새로운 흐름에 뒤쳐지지 않을 것이다.

PM2000 활용은 합리적 시각으로 접근해야… 이에 더해 과도하고 불필요한 사회적 비용들이 발생하는 사태는 막아야 한다. 대한약사회가 저작권을 가진 약국관리프로그램 PM2000(국내 약국의 약 50% 사용)의 인증취소 여부가 논란에 올랐다. 가치의 충돌과 조정이 필요할 때는 논란의 소지가 있을 수 있는 부분을 제거하는 것이 중요한 것이지, 감정적이거나 징벌적 조치로 접근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할 것이다.

PM2000 프로그램의 역사를 돌이켜보면, 의약분업 이후 영세한 약국관리프로그램이 잦은 프로그램 오류와 부실한 사후관리 문제로 퇴출되는 과정과 새로운 제도를 안착시키는 역할을 했다. 많은 약국들이 PM2000을 안정적으로 사용하게 되기까지 오랜 시간이 소요됐다. 이 오랜 기간 동안 경험 했던 시행착오를 다시 반복하게 해야 될 필요가 있는지 한번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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