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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영리병원·선택분업·수가통제 완화 "동의 못해"

  • 최은택·김정주
  • 2015-08-25 06:14:57
  • 발가벗은 병원장 출신 정진엽 후보자 "병원보단 국민"

[정진엽 후보자 인사청문회 종합]

정진엽 복지부장관 후보자가 의료계 시절 행적을 부정하는 말들을 쏟아냈다. 진정성은 의심되지만 병원보다 국민을 우선에 두겠다는 각오도 내비쳤다.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현 정부의 정책추진 방향과 다소 다른 의견을 내놨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무리없이 마무리됐다는 평가이지만, 그는 이렇게 발가 벗은 맨 몸을 드러냈다.

양승조 의원은 한국병원경영연구원이 내놓은 주장들을 정 후보자에게 부정하도록 만들었다. 정 후보자는 병원협회 임원을 지내면서 이 연구원에서 이사였던 시절이 있었다.

병원계 정책 제안…부정하고 또 부정하고

양 의원은 "병원경영연구원은 선택분업을 추진하고 수가통제 기전을 완화하자고 했다. 당연지정제 폐지에, 영리병원도 허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정 후보자는 "도저히 동의하지 못한다"고 전면 부정했다. 그러면서 "병원장 재직 당시여서 이사회에는 제대로 참석하지 못했다"고 발을 뺐다.

의약분업에 대해서는 "모든 점이 좋은 건 아니다. 단점도 있을 수 있다는 의미인데 어느 하나를 풀면 자칫 모든 것을 다 잃을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말했다.

영리병원과 원격의료에 대해서는 현 정부 정책방향과 다소 다른 소신을 드러내기도 했지만 오락가락이었다.

정 후보자는 김용익, 남인순 등 여러 의원들의 질문에 "원격의료는 근본적으로 공공의료의 발전을 위해 아주 좋은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원격진료에 관심을 많이 가졌던 것은 의료 세계화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찬성 입장을 재차 분명히 한 것이다.

그러면서 "대도시 적용은 필요없다고 본다.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원격의료를) 확충하는 것이 맞지, 대도시에 적용할 필요는 없다"고 지적했다. 복지부가 수행하고 있는 원격의료 1차 시범사업은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대도시까지 포함하고 있는 데 이를 정면으로 부정한 것이다.

또 "의료기관과 10~20분 거리인 지역은 원격의료가 필요없다고 생각한다"는 말로 자신의 소신을 보강하기도 했다.

하지만 빠져나갈 뒷문은 만들었다.

정 후보자는 "현재 2차 시범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그게 끝나면 결과를 종합해서 방향을 정해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신은 그렇지만 정책은 달리 추진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긴 셈이다. 이 출구는 문정림 의원이 질의를 통해 열어줬다.

원격의료 엇박자…영리병원 반대 했지만

영리병원에 대해서는 거듭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정 후보자는 "제가 유헬스에 관심이 있어서 오해가 있는 것 같다. 의료영리화를 추진할 게 아니라 오히려 건강보험 보장성을 높이고 발전시키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영리화로 사보험이 강해지면 그 자체가 병원계에 큰 압력단체가 될 수 있다. 공공의료와 건강보험 시스템도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면서 "철저히 막아야 한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저는 의료영리화 자체를 반대하는 사람이다. 우리처럼 건강보험 시스템이 잘 구축돼 있는 상황에서 의료영리화는 필요한 정책이 아니다"라고도 했다.

하지만 제주 1호 외국영리병원 승인을 거부할 생각이 있느냐는 남인순 의원의 질의에 대해서는 "제대로 보고받지 못했다. 법적으로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안다"는 등의 회피성 답변으로 일관했다. 영리병원 반대가 진정성 있는 말인 지 의구심을 갖게 하는 대목이었다.

김재원 의원 등 여러 의원들은 정 후보자가 의사 중심의 정책을 추진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고 거듭 주의를 당부했다.

정 후보자도 "의사출신 장관이어서 염려하는 목소리가 있는 것으로 안다. 장관이 되면 의사라는 신분을 떠나 의료전문가로 객관적이고 합리적으로 업무를 수행하겠다"는 말로 공감을 표했다.

정 후보자는 "근본적으로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소신을 갖고 임하겠다"고 재차 강조하기도 했다.

몇몇 현안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입장도 내놨다.

법인약국 부정적...의료분쟁조정 자동개시 공감

우선 법인약국 설립 추진에 대해서는 "좋은 방향이 아니다"라고 했고, 병원 자법인에 대해서는 "항상 촉각을 곤두 세워 이상한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도록 감시하고, 적발 시 즉시 제재 조취를 취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불거진 환자정보 유출사태와 관련해서는 "법률적인 부분은 더 공부를 해야 하겠지만, 환자 의료정보는 개인정보 중에서도 가장 예민해 유출돼선 안된다"며 "확실히 보호하는 차원에서 별도의 법안 발의도 좋은 방안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김제식 의원이 제기한 노인 외래진료비 정액구간 2만원 상향 조정 필요성에 대해서는 "지적한 부분이 현실적으로 맞다고 생각한다. 정액제 구간을 개선했을 때 소요될 수 있는 추가 예산 등을 검토해 보겠다"고 답했다.

또 의료계가 반대하는 의료분쟁조정 자동개시 법률안에 대해서는 "어느 한 쪽(의사·의료기관)에서 응하지 않으면 분쟁조정이 자동으로 기각되는 건 문제가 있다고 본다. 한 쪽에서 신청하면 자동으로 조정에 응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아직 검토하지 못했지만 추후 잘 따져보겠다"고 말했다.

야당 측 "자질부족, 보건복지부장관으로 부적절"

한편 정 후보자의 이런 노력에도 야당 의원들의 성은 차지 않았다.

보건복지위 야당 간사인 김성주 의원은 "답변을 들어보니 정 후보자는 사안이나 내용도 모르고, 장관으로서 준비도 안됐다"며 "보건과 복지를 아우를 수 있는 사람이 그렇게 없는 것이냐"며, 청와대 인사 시스템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또 "국민이 원하는 것을 (청와대는) 진정 모르냐는 것이다. 메르스로 방역체계가 뻥 뚤린 이 나라에서 청와대와 정부는 '중동으로 가자'고 하고, 복지부장관 자리에는 의료영리화 전문가를 내세우니, 결국 정부가 의료산업화와 영리화의 길을 갈 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올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야당은 이번 장관 후보자에 대해 부적격 판정을 내릴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청와대는 임명을 강행할 것"이라면서 "정 후보자가 장관이 된다면 산적한 복지 현안과 의료분야 과제를 제대로 헤쳐나갈 지 모르겠다"고 우려했다.

김춘진 보건복지위원회 위원장도 정 후보자의 자질부족 문제를 지적했다.

분당서울대병원 원장 시절 국민건강보험 부당청구, 논문 표절 의혹, 리베이트 문제 등 후보자를 둘러싼 각종 의혹에 명확한 해명은 없고 변명에 가까운 답변으로 일관해 여전히 불신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다.

당부도 빼놓지 않았다. 김춘진 위원장은 "(복지부장관이) 더 이상 기재부 보건복지국장인양 시녀노릇을 하면 안된다"며 "때로는 기재부와 치열하게 싸워 예산에 반영하려는 의지도 보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 후보자 인사청문보고서는 오늘(25일) 오전 9시 상임위원회 전체회의에 안건 상정될 예정이다. 일부 비판은 있겠지만 청문보고서 채택엔 무리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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