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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약사, 펀드자금보다 은행대출 선호?…운용사 고민

  • 이탁순
  • 2015-11-04 06:15:00
  • "제약산업 육성펀드인데, '제약사' 없다" vs "평가시점 일러"

제약사들이 펀드자금보다 낮은 금리의 은행대출을 선호하다보니 운용사들이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최근 바이오·헬스케어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면서 제약사의 미래성장성을 보고 투자를 하려는 펀드들이 늘고 있다.

특히 제약사들은 안정적 재무구조와 수익기반이 튼실해 투자회수 부담이 적어 펀드 투자처로서 선호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일부 제약사들은 은행 대출 금리가 펀드 이자율보다 저렴하다며 펀드 투자 받기를 꺼려하고 있다.

3일 중견제약 한 재무이사는 "부채비율이 낮고, 신용등급이 높은 회사는 은행 대출금리가 고작 2% 초반"이라며 "펀드 이자율은 펀드성격마다 다르지만, 보통 5% 이상이어서 펀드투자를 받기보다 은행 대출을 선호하는 CEO들이 많다"고 말했다.

최근 펀드 설립 기준이 완화되면서 제약·바이오 분야에 투자하려는 민간 펀드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펀드 투자는 대부분 IPO(기업공개) 이후 매도차익 수익을 노리지만, 여의치 않을 경우 투자금을 부채로 설정하기도 한다.

이런 경우 수익보장 차원에서 높은 이자를 받기도 한다. 하지만 글로벌 제약산업 육성펀드처럼 국가가 일부를 투자한 펀드는 상환조건이 까다롭지 않다. 다만 정부 투자 펀드는 투자실적을 내야 자금운용이 유연해진다. 일부 제약회사의 펀드 기피로 인한 운용사의 고민은 여기에 있다.

펀드 자금유입에 익숙하지 않은 제약사들은 금리가 싸다보니 은행대출을 선호한다. 앞서 관계자는 "IMF 이전에만 해도 은행 대출 금리가 4~5% 가량 됐다"며 "지금은 신용등급에 따라 2% 초반도 가능하기 때문에 굳이 남 눈치 보지 않고 은행돈을 빌리자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최근 제2호 글로벌제약산업 육성펀드를 운용하는 한국투자파트너스는 안국약품에 총 92억원을 투자하면서 표면 및 만기이자율은 0%로 설정했다. 이자가 없는 것이다. 주식가치도 시중가보다 높게 평가했다.

펀드 이자율이 높다는 것은 일부 선입견에 지나지 않는다는 해석이다.

펀드 운용사 한 관계자는 "펀드 성격마다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운용사들은 미래 성장성을 보고 투자하지, 솔직히 이자율에는 관심이 없다"며 "더구나 사전에 투자방법과 회수방식 등을 조율할 수 도 있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중견 제약사 투자는 오랜 설득 과정이 필요했다고 고백했다.

펀드 투자를 받으면 회사의 기술과 성장성에 대한 신뢰도도 상승해 다른 투자를 받는데도 용이하다. 자금흐름이 여의치 않은 회사에는 분명 이득이다.

복지부가 주관하는 글로벌제약산업 육성펀드는 2013년 1호 펀드에 이어 작년에는 2호 펀드가 조성됐다. 곧 3호도 출범할 계획이다. 1호는 중소벤처에 투자하도록 설계됐고, 2호는 중견 제약사도 투자가 가능하도록 사모투자전문회사(PEF) 형태로 만들어졌다.

안국약품에 이어 최근에는 한독 의료기기 신설법인에도 100억원의 투자가 이뤄졌다.

펀드명이 제약산업 육성펀드라서 제약회사에만 투자해야 되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있다. 하지만 이 펀드는 의약품 개발, 유통, 의료기기 산업에도 투자가 가능하다. 제약회사뿐만 아니라 바이오벤처와 의료기기회사도 투자 대상이다.

다만 수익률을 고려해 비상장 회사를 선호하는 것은 펀드 특성상 어쩔 수 없는 부분이라는 설명이다.

복지부 관계자는 "펀드를 보는 입장마다 시각이 다르다. 중견 이상 기업에 투자를 할 필요가 있느냐는 비판이 있는 동시에 제약기업에만 투자를 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다"면서 "그러나 민간 투자자 자금을 모으기 위해서는 포트폴리오 측면에서 다양한 분야를 열어 둘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3호 펀드는 병원에도 투자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일부에서 제약회사 투자실적이 저조하다고 하는데, 펀드의 실효성을 논하기는 이르다. 1호 펀드의 경우 2년만에 70% 가까이 투자됐고, 운용기간도 6년이나 남았다"면서 "일부 조건이 안 맞아 펀드를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회사도 있지만, 전체적인 시각에서 보면 회수 시점에서 평가해도 늦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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