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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큰 약사회, 정책력 있는 약사회 필요해"

  • 데일리팜
  • 2015-11-14 06:14:50
  • 신광식 소장(의약품정책연구소/보건학박사)

[부제: 법인약국, 약국외 판매의 도전에 대한 대응, 그리고 약사회비]

이 글은 대한약사회의 정책선거를 위하여 지난 글에 이어 제안하는 두 번째 글이다. 의약품 약국 외 판매나 법인약국 허용 이슈 등은 언제나 약사회의 뜨거운 현안이다.

약사회 집행부가 비판받는 것은 약사의 입장을 강하게 수호하지 못한 문제도 있지만 이런 이슈들에 대하여 왜 사전에 충분한 논거를 준비하고 국민을 설득할 능력을 갖추지 못했는가에도 맞추어져 있다.

법인약국과 의약품 약국외 판매 이슈는 상호 연결된 문제이며 의약품 인터넷 판매, 복수 약국소유 등이 또한 연결되어 있다. 세계의 약을 다루는 제도는 여타제도와 유사하게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뉘어져 있다. 상업적 전통이 강한 자유주의적 유형의 영미권과 약을 적정한 관리의 대상으로 보는 독일을 중심으로 하는 대륙권이 그것이다.

영미권이 약국을 이익실현을 위한 기업형태의 하나로 보고 체인형태의 법인약국을 통한 자유경쟁을 기조로 하는데 복수 약국의 소유, 인터넷 판매, 일반의약품의 무제한 가격경쟁 등을 그 구성요소로 하고 있다. 이름 짓자면 자유주의 유형의 약사제도이다.

이러한 영미권의 제도가 세계적 대세라고 하지만 이러한 제도를 반대하는 진영이 엄연히 존재하는데 독일, 핀란드 등의 대륙권 국가들로 법인약국 및 복수약국소유, 의약품 약국 외 판매가 금지되는 것은 물론 일반의약품의 가격을 제한하기도 하고 약국 개설조차 제한적으로 허용하기도 한다. 따라서 이들 국가의 약사제도는 관리주의 유형이라고 부를 수 있다. 자유주의진영의 논리는 경쟁을 제한하는 규제를 철폐하여 가격이나 공급 시스템 등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약국이 시장을 지배하는 것이 소비자에게 이익이라는 논리이며 관리주의 진영의 논리는 약국의 경쟁심화는 환자에게 불필요한 과잉투약이 발생하여 오히려 해롭고 적정한 수의 적정한 공급과 약사의 질을 관리하여 정확하고 안전한, 질 높은 서비스가 되도록 하는 데 제도의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얼핏 보수당이 집권하면 자유주의 정책이, 진보당이 집권하면 관리주의 정책이 펼쳐질 것 같지만 영국이나 미국에서 진보적 정권이 들어선다고 하여 관리주의 정책을 도입하려하지 않고 또한 독일처럼 보수적인 기민당 정부 하에서도 관리주의 정책이 유지되듯이 한 국가의 제도원리는 정권에 따라 쉽게 좌지우지 되지 않는다. 그 중 예외적인 사례가 노르웨이인데 2001년에 그때까지 400년간 내려오던 관리주의 정책을 버리고 자유주의 유형으로 전환하였다. 이후 노르웨이 약국의 84%가 도매를 겸하는 다국적 체인소유로 넘어가게 된다.

반면 인접국 노르웨이의 변화를 의식하여 핀란드에서는 그 영향을 분석하고 있는데 자유주의로의 전환이 약가를 떨어뜨리지 못했으며 국민의 안전하고 정확한 의약품 사용을 위하여 약국에서만 의약품을 취급하는 정책을 유지해야 하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유사한 사안으로 두 번씩이나 큰 홍역을 겪은 대한약사회가 필요한 정책연구나 팩트의 확인, 필요한 국민 안전성 확보나 서비스 질 향상에 대하여 적극적인 정책이 없다고 하는 것은 사실 놀라운 일이다. 이러한 사안은 충실한 조사를 통하여 팩트를 규명하고 설득력 있는 논리와 개선 방안을 도출하고 제출할 수 있어야 하며 이런 측면에서 약사회는 작은 약사회보다는 큰 약사회, 정책력 있는 약사회가 필요하다. 언제부터인지 약사회 선거는 회비 줄이기 경쟁이 되어왔으며 상대 단체에 비하여 현저히 열등한 재정 상태에서 정책생산 능력 역시 지극히 저조할 수밖에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선거에 임하여 회비 줄이기가 표로 직결된다는 생각을 가질 수도 있을 것이지만 만일 진정하게 의약품이 약국에서만 판매될 수 있고 법인약국은 방어해야 하는 이슈라면 세계의 관리형 약국들이 국민의 안전 보호와 약사서비스의 질을 높이기 위하여 어떤 정책들을 마련하고 수행하고 있는지를 먼저 살펴보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우리의 제도로서 창안할 내용이 무엇인지를 제시하고 그에 필요한 재정이 축소가 아니라 확대라면 그것에 대하여 회원을 설득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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