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상물림 연구는 안돼…현장감 녹여야"
- 김정주
- 2016-02-22 06: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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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단박 | 건보공단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이홍균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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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구, 약제 사용행태·비급여 관리 등 시의적 과제에 초점

건강보험공단 산하 건강보험정책연구원 이홍균(57) 원장은 보험자의 유일한 연구기관으로서 연구원이 정책과 사업을 조력할 수 있도록 채비에 분주하다.
특히 이 원장은 건보공단이 수립한 '뉴 비전'에 발맞춰 '적정부담 적정보장' 체계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주력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약품비 증가와 관련해서는 합리적인 진료비 관리와 비급여를 포함한 약품비 관리 시스템 구축 중요성도 역설했다.
데일리팜은 이 원장과 만나 건강보험과 보장성강화를 중심으로 연구원의 역할과 비전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 4개월이 지났다. 연구원장 취임 후 관심갖는 건강보험 분야는.
= 과거 (여의도연구소) 연구위원 시절과 달리 현재는 연구자들을 지원하고 제대로 수행할 수 있는 조건을 만드는 역할을 해야 한다. 연구원장으로서 관심 가져야 할 부분들은 건보공단 '뉴 비전'에 상당수 녹아 있다. 이를 실제로 실행할 수 있는 기관으로 다지는 일들이 정책연구원의 중점 역할이라고 본다.
중요한 것은 기본에 있다. 적정부담 적정보장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대표적인데, 독일을 예로 들자면 보험료가 우리나라의 2.5배이면서 보장성이 높다. 보장성강화에 맞는 적정부담이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으로는 합리적인 진료비 관리체계와 약품비 관리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이것을 바탕으로 큰 방향에서 보장성 확대를 할 수 있다.
이제 예방건강검진 패러다임으로 '쉬프트' 해야 하는데, 여기에 담을 수 있는 내용에 관심이 있다. 무엇을 통해 무엇으로 어떻게 국민건강을 증진하고 건강수명을 늘리는가에 대한 콘텐츠가 필요하다. 아직은 이 부분이 많이 부족한 실정이다.
-올해 연구원의 주요 연구 이슈 또는 중요 쟁점은.
= 건보공단이 맡고 있는 여러 분야에 걸쳐있다. 약제의 경우 약에 대한 국민의 행동과 인식 부분에 중점 두려고 한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쉽게 약을 사먹고 빨리 낫길 바란다. 그 사이 불필요한 복용이 많이 일어난다. 일단 감기에 걸려도 주사를 맞거나 약을 사먹으려 하는 '약 좋아하는 사회'인 것은 문제다.
의료전달체계 개선도 주요 쟁점이다. 너무 오래된 주제이긴 하지만 고착화 된 경향이다. 장단기적 협의사항도 있기 때문에 연구원에서 고민해볼 문제다. 정부도 관심이 많아서 우리가 지원사격 할 수 있는 다양한 가능성을 탐색하는 것이 중요하다.
지불제도 개편의 경우 비급여와 연계돼 있다. 모든 나라가 관심 갖는 분야다. 행위별수가나 포괄수가제(DRG)도 마찬가지다. 연구원은 외국 사례를 체계적으로 연구해 지불제도 사안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올해 연구원에서 꾸린 글로벌협력사업단 활동도 중요하다. 개인적으로 처형이 안과의사인데, 캄보디아 의료봉사활동을 하는 훌륭한 의사다. 지켜보면서 이를 시스템으로 구축하는 게 중요하단 생각을 했다. 전국민이 동일한 건강보험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제도로서 개발도상국에 우리의 우수한 제도를 소개하는 활동을 하게 될 것이다.
호스피스완화 의료법이 통과되면서 연구원의 정책적 지원도 꼼꼼히 해야 한다. 제도 안착을 위해 많은 교육과 홍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 밖에 건강검진 사후관리 방안과 장기요양 재가급여 모델 강구 등 제도를 둘러싼 현안을 집중적으로 다룰 계획이다.

= 세계적으로 사회보험제도로서 건강보험을 운영하는 국가들은 모두 비급여 관리를 최대 과제로 꼽고 있다. 그만큼 매우 어려운 문제다. 보장성이 강화돼도 비급여가 확대되면 보장률은 축소되고 만다. 이상한 현상이다. 우리나라도 그 어느 때보다 보장성이 강화되고 있음에도 보장률은 62%에 머물고 있다. 확실히 비급여 관리가 어느 선까지는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물론 의사가 필요에 의해 비급여를 선택하는 것을 제한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의사만의 독자 영역이 있지만 불필요한 과잉 진료에서 발생하는 비급여 부문은 관리해야 한다는 거다. 건보공단은 병원 원가분석 시스템을 구축해오면서 기본적으로 강한 책임의식을 갖고 있다. 연구원의 역할이 정책적 아이디어에 대한 문제해결(problem solving)인 만큼, 건보공단이 책임지고 비급여를 관리할 수 있도록 조력해야 할 것이다.
-보험자의 '브레인'으로서 정책연구원이 지향해야 할 목표는 무엇인가.
= 연구자는 책상에만 앉아있으면 안된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항상 현장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자세가 중요하다. 대국민 설문처럼 대대적인 것을 벌일 필요야 없겠지만 연구에 포함시킬 필요는 있다. 연구는 책상의 결과물로만 남아있어선 안된다.
건보공단은 지역에 178개 지사를 보유하고 있고, 각 분야별 실도 있다. 여기서 고민하는 문제들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연구 과정에서 현장 목소리를 듣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은 큰 차이가 있다. 일산병원과 서울장기요양원에는 우리가 연구할 수 있는 많은 콘텐츠가 있다. 이런 연구를 할 생각이다. '포커스 그룹'을 통해 현장 목소리를 반영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지난해 말 기준 사상최고의 건강보험 재정 흑자가 있었다. 누적 분 활용에 대한 견해는.
= 집에서 저축을 하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자. 불안할 거다. 보험자도 마찬가지다. 내년에 무슨 일이 생길지, 천재지변에 비상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현재 건보공단은 35%의 재정적립금이 있다. 1.5개월분 정도인데 급여 미지급금을 포함시키면 더 줄어든다. 일본이나 대만은 3개월분을 비축해둔다. 우리도 법적으론 50%(6개월분)를 비축해야 한다. 연구에 따르면 2025년 재정이 마이너스로 돌아서게 된다. 제도를 지속가능하게 운영하려면 재정적립금은 적정하게 유지돼야 한다.
2000년 초반, 건강보험은 재정 파탄을 경험했고, IMF 시절에는 건보료 수입이 줄어들어 위기를 맞기도 했다. 수입은 정해져 있는데 보장성(지출) 예측은 쉽지 않은 것이다. 앞으로 부과체계 개선과 장기요양 급여확대 등 준비해야 할 것도 많다. 경기변동으로 수입이 줄어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흑자가 많으니 여기저기 쓰자'는 생각은 위험하다. 그런 면에서 재정적립금을 충분히 비축하는 것은 건보공단으로선 '작은 보험'을 드는 셈이다. 그렇다고 남는 재정을 많이 비축하는 게 목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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