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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질전환…오너같던 CEO 떠나고 '진짜오너' 전면 등장

  • 가인호
  • 2016-04-06 06:15:00
  • 창업자 대주주 2~3세 전면 부상, 제약산업 경영 변화 주목

김원배 동아에스티 부회장(69)은 제약업계 첫 번째 연구소장 출신 CEO다. 1974년 동아제약에 입사한 후 40년 넘게 R&D분야 전문가로 동아에 근무하며 동아제약을 상징해 온 '동아인'이다.

2004년 최고경영자에 오른이후 4연임을 이뤄내 삼진제약 이성우 사장과 함께 장수CEO로 자리매김했다.

그는 올해를 끝으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나며 용퇴를 결정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가 오너 3세인 강정석 부회장 체제로 확실하게 무게중심이 이동했음을 보여준다.

조순태 녹십자 부회장(61)은 영업부문서 30년 넘게 활동한 '영업출신 최고경영자'다.

1981년 녹십자에 입사한 이후 36년간 영업 외길(대표이사 재직기간 포함)을 걸었다. 그는 녹십자에서 9번의 승진인사가 모두 특진으로 이뤄질 만큼, 강력한 추진력과 도전정신을 소유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사진 왼쪽부터 김원배 부회장, 조순태 부회장, 이규혁 회장
조 부회장도 이번 임기를 끝으로 등기이사에서 물러나 녹십자 고문으로 재임한다. 조 부회장 용퇴에 따라 녹십자는 올해부터 허은철 대표 단독체제로 전환됐다. 오너 중심 경영구도로 재편된 것이다.

이규혁 명문제약 회장(66)도 이번 임기를 끝으로 대표이사 퇴임이 확정됐다. 이 회장은 2001년 명문제약 대표이사에 발탁된 이후 15년간 회사 경영을 책임진 대표적인 장수 CEO. 대주주 2세인 우석민 대표 체제로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장수 CEO들이 제약업계에서 하나둘씩 용퇴하고 있다. 제약산업 경영진 패러다임 변화를 가늠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창업자, 대주주 가족인 오너 2~3세 입지는 더욱 공고해지는 양상이다.

업계는 제약 오너 1세대에서 전문경영인으로 바통이 넘겨졌던 제약산업 경영구도가 최근들어 오너 2~3세 중심으로 자리이동 하고 있다고 진단한다.

72년생, 임종윤-허은철씨 단독 대표체제 전환

제약업계 리딩기업인 한미와 녹십자가 이를 잘 반영하고 있다. 한미약품 지주사 한미사이언스는 올해부터 임성기 회장 장남인 임종윤 사장(44) 단독 체제로 전환시켰다. 임성기-임종윤 공동대표 체제에서 창업자 임성기 회장이 올해부터 빠졌다.

임종윤 사장은 보스턴대학 출신 유학파로 북경한미약품 사장을 거쳐 2009년 한미약품 등기이사로 경영진에 본격 가담했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임종윤 사장 단독체제로 전환됨에 따라 의사결정 구도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사진 왼쪽부터 강정석 부회장, 임종윤 사장, 허은철 사장
조순태 부회장이 빠진 녹십자도 올해부터 고 허영섭 회장 차남인 허은철 녹십자 사장(44) 단독대표 체제로 전환됐다. 허 사장 또한 서울대를 거쳐 미국 코넬대학교에서 식품공학 박사학위를 취득한 유학파다.

1998년 녹십자에 합류해 목암생명공학연구소 기획관리실과 연구개발기획실 등 연구개발 분야 업무를 거쳐, 2009년 녹십자 부사장에 올랐고, 지난해부터 녹십자 사장을 맡고 있다.

허은철 사장은 올해 큰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혈액제제 미국 FDA 허가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실사가 진행되고 있어 무사히 마무리되면 하반기 허가가 예상된다. 글로벌 기업 도약을 위한 첫 시험대에 허은철 사장이 오른 셈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는 이미 지난해 말 강정석 부회장(52) 체제가 단단해졌다. 상징적인 전문경영인으로 자리매김했던 김원배 부회장이 빠지면서 큰 변화를 맞았다. 강정석 부회장은 강신호 회장의 3남으로 1989년 동아제약에 입사해 전 부문을 두루 거쳐 2013년 동아쏘시오홀딩스 사장에 올랐다. 강 부회장은 해외시장 발굴과 신사업 등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중견제약사들도 오너 2~3세 체제 정착

중견제약사들도 오너 2~3세 경영구도가 정착되고 있는 흐름이다. 이들은 '젊은 피'들로 전통적인 경영스타일에서 벗어나 혁신적인 경영정책을 도입하면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광약품은 2013년 김동연 회장 장남인 김상훈 사장(48) 체제로 전환되면서 창사 이래 첫 오너경영구도로 재편됐다. 김 사장도 미국 보스턴대 경제학과 출신의 유학파로 2004년부터 부광약품에서 경영수업을 받았다.

김 사장이 회사 경영을 전담하면서 부광은 많은 변화를 시도했다. 다양한 바이오 부문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했기 때문이다.

특히 부광C&C 등 자회사 설립과 덴마크 바이오벤처기업 콘테라 파마 인수 등 과감한 행보를 보이면서 회사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사진 왼쪽부터 윤웅섭 사장, 유원상 부사장, 남태훈 대표, 허승범 대표
지주회사 전환을 추진 중인 일동제약은 윤웅섭 사장(49)에게 힘이 실리는 모습이다. 일동의 경우 이정치 회장과 정연진 부회장이 건재하지만 최근 윤원영 회장이 윤 사장에게 주식 증여를 통해 최대주주 자리를 넘겨주면서 안정적 3세 경영구도를 지원했다.

윤 사장은 연세대학교와 조지아주립대 대학원 출신으로 다국적사인 KPMG 인터내셔널 등에서 회계사로 근무하다 2005년 일동제약 상무로 입사, PI팀장, 기획조정실장 등을 역임하고 2014년부터 대표이사 사장으로 재직중이다.

30대의 남태훈 국제약품 대표(36)도 현재까지 공동대표 체제이지만 실질적인 경영을 전담하면서 회사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

보스턴주립대 경영학과 출신이 남태훈 대표는 2009년 국제약품에서 마케팅 담당을 시작으로 기획-영업-관리 파트 등에서 다양하게 경영수업을 받았다.

환인제약도 이원범 사장(41)이 경영전면에 등장한 이후 2세 경영체제가 정착되고 있다. 서울대와 미국 듀크대 출신의 유학파인 이원범 사장의 경우 CNS 계열 부문에서 미용 성형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시키는 등 변화를 시도하고 있는 점이 눈에띈다.

한상철 제일약품 부사장(40), 유원상 유유제약 총괄 부사장(42), 이상준 현대약품 부사장(40), 허승범 삼일제약 대표(35), 류기성 경동제약 부회장(33), 정유석 일양약품 전무(39) 등도 주목받는 오너 2~3세들이다.

이처럼 오너 2~3세 경영구도 정착은 향후 제약산업 패러다임 변화가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미 경영권을 승계받은 오너 2~3세들이 회사 체질개선을 위한 다양한 시도를 진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여전히 대다수 제약사 창업세대 지분율이 높다는 점은 이들에게는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일각에서는 오너 지분이 2~3세에게 승계되기 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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