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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치료, 진정한 단일정제는 트리멕 뿐"

  • 안경진
  • 2016-05-03 06:14:51
  • 인터뷰 | 비브헬스케어 에밀리오 후메로 박사

흔히 에이즈(AIDS)라 불리는 HIV 감염증은 변화의 속도가 가장 빠른 분야 중 하나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환자의 면역상태에 따라 치료를 고려해야 한다는 기조가 있었지만, 이제는 HIV 감염이 확인된 즉시 치료를 시작하라는 추세로 바뀌었다.

가급적 빨리, 통합효소억제제(INSTI)로 HIV 치료를 시작하라는 게 미국, 유럽 등 주요 가이드라인의 공통된 기조다. 여기에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불편감을 덜기 위한 노력이 더해지면서 하루 한 알 먹는 단일정 제제(STR)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가장 먼저 출시된 랄테그라비르부터 엘비테그라비르, 돌루테그라비르까지 통합효소억제제 기반 단일정요법제 간 경쟁이 치열한 상황이다.

글로벌 HIV 전문기업 비브헬스케어의 메디칼디렉터를 맡고 있는 에밀리오 후메로(Emilio Fumero) 박사는 "부스터 없이도 하루 이상 약효가 유지되는 통합효소 억제제는 돌루테그라비르가 유일하다"면서 "진정한 의미의 1일 1회 요법제는 트리멕뿐"이라고 강조했다.

- 최근 전 세계 HIV 치료 가이드라인이 급변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 추세를 설명해 달라.

HIV 치료의 변화는 크게 두 가지로 요약된다. 첫 째로 조기치료를 강조하는 기조가 형성돼 있고, 두 번째로 통합효소억제제로 치료를 시작하라는 내용이 주요 가이드라인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고 있다.

최근 진행된 대규모 연구 중 HIV치료를 언제 시작하는 것이 좋은지에 대해 살펴본 연구가 있었다. 이는 상당히 오랫동안 대두되어 왔음에도 명확한 답이 나오지 않았던 질문이었는데, 이 연구에 따르면 HIV 치료를 최대한 빨리 시작했을 때 사망 또는 질환 진행 위험이 60%나 감소됐다. 이러한 근거에 기반해 미국, 유럽 등 국제 에이즈학회의 가이드라인은 환자의 면역상태에 상관없이 HIV 감염이 확인되는 즉시 치료를 시작하라고 권고하고 있다.

세부사항들은 가이드라인마다 약간씩 차이가 있겠지만, 통합효소억제제가중요하게 되두되는 상황이다.

미국 가이드라인의 경우 통합효소억제제 외에 단백분해효소억제제(PI) 중에서도 한 가지 약제를 권고하고 있고, 유럽 가이드라인은 통합효소억제제와 단백분해효소억제제, 비뉴클레오사이드 역전사효소 억제제도 함께 권고한다. 스페인 가이드라인은 2개의 통합효소억제제를 권고하고 있다.

- 통합효소억제제 계열 중 세부 약제의 장단점을 비교한다면 어떤가.

2007년 미국에서 랄테그라비르가 제일 먼저 출시된 후 엘비테그라비르가 포함되어 있는 단일정요법제(STR)가 나왔고, 돌루테그라비르가 포함된 단일정제까지 나온 상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효능이 우수한 약들인데, 내재적인 특성에 차이가 난다.

특히 돌루테그라비르는 내성에 대한 유전적 장벽이 높은 반면, 랄테그라비르와 엘비테그라비르는 내성장벽이 낮은 편에 속한다.

최근 진행되었던 임상연구 결과를 보면 돌루테그라비르를 사용한 초치료 환자 대상 연구에서는 돌루테그라비르 뿐 아니라 돌루테그라비르와 병용했던 약들에 대해서도 내성을 발현시키는 돌연변이가 보고되지 않았다. 이는 HIV 치료제 연구에서는 매우 드문 결과로, 다른 통합효소억제제들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이라고 볼 수 있다.

용법 면에서는 랄테그라비르가 1일 2회, 엘비테그라비르와 돌루테그라비르는 1일 1회 복용하는 것으로 되어있지만 엘비테그라비르의 경우 부스터를 함께 사용해야 한다. 즉 단일정 복합제를 만들 때 부스터가 반드시 필요하다.

그에 반해 돌루테그라비르는 부스터 없이도 하루 이상 약효를 유지할 수 있는 안정성을 갖추고 있어, 진정한 의미의 1일 1회요법 제제라고 볼 수 있다.

- 계열 간 비교할 때 단백분해효소억제제가 통합효소억제제보다 내성장벽이 높다는 지적도 있다.

돌루테그라비르는 과거 HIV 표준치료법이라고 불렸던 에파비렌즈와 비교하는 연구, 다른 통합효소억제제인 랄테그라비르와 비교하는 연구, 단백분해효소억제제 계열 다루나비르와 비교하는 연구가 진행됐었다.

돌루테그라비르는 이 3개 연구 모두에서 내성이 보고되지 않았다. 다루나비르와 비교한 연구에서는 두 약제군 모두에서 내성이 없었는데, 그 결과를 놓고 보면 돌루테그라비르와 단백분해효소억제제 간 내성장벽 수준이 유사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물론 임상연구 뿐 아니라 실제 진료현장에서의 데이터들도 추가로 확보돼야 확실하게 비교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단백분해효소억제제는 충분한 효능과 적절한 내성장벽을 보이기 위해서는 항상 부스터가 필요한데, 이것이 바로 돌루테그라비르와 중요한 차이다. 부스터가 필요한 약은 특정한 효소가 약의 대사를 억제해서 혈중농도를 일정 수준으로 유지해줘야 하기 때문에 HIV 환자들처럼 효소억제치료를 받는 이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 다른 병용약제들과 상호작용을 일으킬 가능성도 높다.

- 장기 연구 결과가 나와있는 다루나비르에 비해서는 돌루테그라비르가 상대적으로 근거가 적지 않나?

장기 근거를 쌓기 위해서는 기다림이 필요하다. 현재 여러 국가에서 HIV 치료에 관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10건 중 8건 정도는 통합효소억제제 기반으로 시작되고 있는 상황이다.

바이러스들은 약물치료에 대한 부담이건, 면역학적 반응에 대한 부담이건, 외부에서 어떤 부담이 가해지게 되면 살기 위해 계속 변이를 하게 된다. 이는 단백분해효소억제제에 관한 기존 연구들에서도 계속 밝혀져 온 내용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볼 때 현재까지 진행된 3개 임상연구에서 2500명 가량의 환자로부터 최소 3년 이상 동일하게 돌루테그라비르에 대한 내성이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은 상당히 의미있는 결과라 생각된다.

- 일각에서는 돌루테그라비르가 임상시험 결과는 좋은데, 시판후 조사(PMS)에서 내성이 발견되는 등 문제가 보고되고 있다는 지적도 있던데?

내성 발현 사례는 전체 2만명의 환자들 중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주에서 보고된 3건이 전부다. 이 환자들은 복약순응도 측면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보통 어떤 병용요법에서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2~3가지 약물 중 가장 약한 약에 대해 발생하는데, 3건 중 1명에게서 보고된 건은 그러한 원칙이나 기본적인 원리를 따라가지 않았다.

아직까지 돌루테그라비르와 다루나비르 같은 단백분해효소억제제들 간 어느 쪽이 내성장벽이 높은지를 비교할 만한 시기는 아니라고 생각된다.

- 돌루테그라비르가 다른 통합효소억제제들보다 유난히 내성장벽이 높고 부스터 없이도 약효 지속기간이 길게 유지되는 것은 어떠한 기전상의 차이 때문인가?

대부분의 바이러스 질환은 자체적으로 치유가 되거나 치료제가 잘 듣기 때문에 기다리면 낫는다.

인류가 통제하지 못하는 예외 중 하나가 HIV 감염이다. HIV가 다른 이유는 바로 통합효소 때문인데, 바이러스의 DNA가 통합효소로 인해 인간의 유전자에 통합되어 들어가버리기 때문에 질환이 제대로 치료되지 못하는 것이다. 따라서 통합과정 자체를 막는 것이 치료의 핵심이다.

통합효소억제제 간 내성차이가 나는 이유는 약제와 효소 간 결합과정에서의 특성과 결합 시 나타나는 성분의 화학적인 특성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랄테그라비르는 인테그라제와 결합되었을 때 유지시간이 8시간, 엘비테그라비르는 2-3시간 정도인데 돌루테그라비르는 70시간 이상 유지된다.

즉 돌루테그라비르는 랄테그라비르 대비 8배, 엘비테그라비르 대비 20배 넘는 강력한 결합력을 갖는 것이다. 이러한 원인으로 돌루테그라비르가 같은 계열의 랄테그라비르나 엘비테그라비르에 비해 내성이 생기지 않는다고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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