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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습기관, 직접 알아 보지 뭐"…학생 등 떠미는 교수

  • 김지은
  • 2016-06-02 12:15:00
  • 심화실습 학생 선택권 무시...사이트 부족, 대학 의지 약해

3년차를 맞는 6년제 약대 실무실습 교육의 문제점 중 하나로 꼽히는 건 심화 실습 교육이다.

필수 심화실습과 비교해 교육 시간이 길고, 특정 사이트에서 800여 시간(15~16주) 모두 보내야 하는 만큼 대학도 실습 사이트도 모두 부담일 수 밖에 없다.

대학은 교육을 맡아줄 기관이 없어 문제라 하고, 일부 실습 사이트에선 대학이 학생을 보내지 않는다고 말한다. 이 상황에서 정작 학생들은 선택권을 무시받고 있다.

6년제 첫 실무실습 교육이 시작될때부터 불거졌던 실습비를 사이에 둔 대학과 교육 사이트 간 실갱이도 여전히 현재 진행형이다.

더불어 실습 커리큘럼, 사이트 재량, 학생 평가 방법 등 무엇 하나 일정한 기준이 없는 교육에 프리셉터와 학생들은 혼란을 겪고 있다.

"학장 재량따라"…학생 교육 선택권은 어디로

현재 국내 실무실습 교육은 외국에 비해 '학생들의 선택권'이 보장되지 않는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학장, 또는 실무실습 담당 교수 입맛 따라 교육 사이트가 확보되고, 학생은 확보된 사이트에 맞춰 실습 기관과 내용이 모두 결정된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심화 실무실습을 대학 연구실에서 대신하는 사태까지 벌어지고 있다. 교수 의지에 맞춰 학생의 교육권이 결정지어 진다는 것이다.

물론 35개 대학이 모두 그렇다는 것은 아니다. 일부 대학 문제이기는 하지만 그나마 상황이 나은 대학도 학생들이 특정 사이트에 지원이 몰릴 경우 성적순이나 제비뽑기 등 방법으로 우선권을 주는 게 현실이다.

조혜선(순천대 약대 6학년) 학생이 동탄한림대병원 심화실무실 교육 중 일선 약사도 접하기 쉽지 않은 항암제 조제를 교육받고, 체험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심화 실습 기간 이 같은 현장 교육이 제대로 진행되는 게 곧 약대 6년제 도입의 취지라고 강조한다.
일부 대학은 현재 학장이 나서 실습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에게 심화 실습 교육 사이트를 무리해 잡지 않도록 권고하고, 일부는 학생에게 직접 원하는 실습 사이트를 구해 오라고 등 떠밀기도 한다.

심화실습 기관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은 일부 대학에선 학생이 연구 실습을 선택하는 경우도 있다. 자신이 원하는 교육 기관을 가지 못할 바에야 학교에 머물며 약사국시를 준비하겠다는 계산이다.

이같은 상황이 문제로 부각되자 지방의 한 약대는 실무실습 2회차부터 학내서 진행하는 연구 실무실습 제도를 폐지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지금의 실무실습 교육 환경은 6년제 약대 도입 취지를 무색하게 만든다고 우려했다.

최경업 임상약학회장(차의과학대)는 "필수가 맛보기 개념이라면 심화실습은 6년제 취지에 맞게 자신이 원하는 분야를 깊게 탐구하고 준비해 보는 것"이라며 "이 기간 대학 상황에 맞춰 학생이 원하지 않는 곳에서 교육을 받거나 연구 실습으로 남아 시간을 보낸다는 것은 임상 교육 강화라는 6년제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방향"이라고 말했다.

정당한 권리?…끝나지 않은 실습비 논란

대학과 각 실습 사이트 간 끊이지 않는 논란의 중심엔 실습비가 있다. 실습비를 안줘도 된다는 대학과 실습비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대학의 생각 자체를 이해할 수 없다는 교육 사이트들. 각자 생각 차이가 논란을 끊임없이 생산해내고 있다.

대학은 실습 학생이 일정 기간 이후부터 인력으로서 역할을 하고 프리셉터 역시 교육을 통해 자기 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말한다. 교육이 곧 전문가로서 공부이고 커리어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현장에선 실습생이 오히려 업무 부담을 가중시킬 뿐이라고 입을 모은다. 테크니션 등의 제도가 보편화돼 있지 않은 국내 현실에서 실습생의 업무는 오히려 프리셉터에게 2중, 3중의 일을 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따라서 프리셉터들에게 정당한 보상이 주어줘야 한다는 게 병원, 약국 등 실습 사이트들의 입장이다. 그 중 하나가 프리셉터의 강의료 개념의 실습비다.

서울대에서 운영하고 있는 제약공장 실무실습 교육 현장. 필수, 심화 실습 기관으로 제약사를 구하지 못한 대학들이 이곳에 학생 교육을 맡기고 있다.
황보영 병원약사회 홍보이사는 "미국 병원 실습과 국내를 비교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미국은 테크니션 제도가 운영돼 약사와 업무 분장이 분명하고 학생은 테크니션의 일부 업무를 담당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국내는 모든 업무가 약사 책임인 만큼 학생이 할 수 있는 업무는 제한적이고 실습생이 한 업무는 프리셉터가 다시 다 검열할 수 밖에 없어 오히려 업무가 더 늘어나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대학마다 다른 실습비 책정도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대학마다 실습비 책정 방법이나 비용 등이 다르다보니 공정성 논란도 불거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은 곧 실습 기관에도 혼란을 주고 있다. 약국은 지역별로 중구난방으로 실습비가 지급되고, 실습 금액에도 차이가 발생하고 있다.

이화진 약학대학실무실습발전위원회 위원장은 "각 대학마다 실습비 지급 방법이나 금액 등이 모두 다른데 정작 실습 사이트들에서는 비용을 못받는 곳도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며 "학생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부분들이 있고,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나 확인이 어려워 투명한 공개와 더불어 명확한 기준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우리 잘하고 있나요"…기준 없는 실습 교육

프리셉터와 학생들이 현재 실무실습 교육의 문제점 중 하나로 지적하고 있는 문제는 명확한 기준의 부재다. 실무실습 교육 사이트의 환경, 프리셉터의 자질부터 교육 커리큘럼, 학생 평가 기준까지 현재로서는 표준이 없다는 것이다.

학생들 사이에선 실습 교육 기관 배정과 관련해 "운이 좌우한다"는 말이 돌 정도로 사이트 환경 프리셉터의 편차가 적지 않은 게 현실이다.

프리셉터들은 학생 교육을 위해 참고할 만한 커리큘럼, 기준 마련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한약사회, 병원약사회가 프리셉터 교육용으로 책자를 만들었지만 현실을 반영해 수정, 보완돼야 할 부분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났다.
또 학생 교육을 위해 참고할 만한 커리큘럼 기준이나 학생 평가안이 없다보니 각 사이트별로 제각각 가르치고 또 평가하고 있다. 이렇다보니 프리셉터는 물론 학생들 사이에서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로선 대한약사회와 병원약사회가 각각 제작한 실무실습 참고자료가 있지만 이 역시 현실에 맞지 않는 부분이 적지 않아 대부분의 사이트가 참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지현 우리온누리약국 약사는 "실습 사이트 별로 프리셉터 편차가 심해 학생들이 오히려 실습 후 현장에 실망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또 여러 대학 학생이 약국에 오는 경우가 있는데 학교별로 학습내용, 과제, 평가 방법 등의 편차가 심해 관리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 약사는 "캐나다나 미국의 경우 약사회가 실무실습 관련 학습 내용, 과제 등을 관리해 표준이 서 있다"며 "한국은 실무실습과 관련한 중심 교육 기관이 관연 어디인지 헷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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