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가능해보였던 내성극복, 결국 해냈다"
- 안경진
- 2016-07-13 06: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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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그리소' 비임상 개발 총괄 책임자 대런 크로스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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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시도'란 타이틀은 거저 주어지지 않는다. #타그리소(오시머티닙)도 예외는 아니었다.
처음 구상된지 7년 여만에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은 이 약은 이제 EGFR 양성 비소세포폐암(NSCLC)의 1차치료제 자리는 물론, 뇌전이 환자로까지 저변을 넓혀가고 있다.
데일리팜은 아스트라제네카의 암 발견 과학팀(Cancer Discovery Bioscience) 수석과학자로서, 타그리소의 비임상 분야 개발을 총괄한 대런 크로스(Darren Cross) 박사를 만나 개발 과정에서 있었던 자세한 에피소드들을 들었다. 그는 타그리소의 분자 디자인 과정 등 프로젝트 첫날부터 참여하며 전임상(pre-clinical) 단계에서 타그리소의 잠재력을 확인했던 온 인물로, 최근 국내 론칭시기에 맞춰 방한했다. - 그간 EGFR-TKI의 내성을 정복한 표적항암제는 없었지 않나. 타그리소 개발에 도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타그리소의 개발에 대해 처음 생각한 것은 2009년이었다. 아스트라제네카가 이레사를 통해 폐암 표적치료에 대한 연구 노하우를 축적해 왔고, T790M 변이가 기존 EGFR-TKI의 내성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가능한 시도였다고 본다. 당시 T790M 변이에 강력한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가 없었고, 이를 표적하는 차세대 약물을 개발할 수 있을지 새로운 아이디어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했다. 한편으론 가능성이 불투명하기 때문에 위험성이 높았던 것도 사실이다.
- 2009년 착안한 아이디어가 의약품으로 시판되기까지 7년가량 소요됐다. 분자유전학의 발달 덕분에 신약개발 기간이 단축됐다고 보면 될까? 자세한 개발과정도 소개를 부탁한다.
그렇다. 개발 기간이 단축되고 타그리소가 성공적으로 개발될 수 있었던 가장 큰 요인은 처음부터 프로젝트의 목표대상이 명확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어려움은 많았다. EGFR-T790M 돌연변이에 표적으로 작용하는 항암제를 개발한다는 목표 아래 원하는 프로파일을 나타내는 선도물질(lead compound)을 발견할 수 있을지 고민하는 게 첫 번째 도전과제였다. 프로젝트 자체가 새롭고 혁신적이었기 때문에 전례가 없었고, 선도물질의 설계도 더욱 어려웠다. 이후에는 T790M에 강력한 표적 효과를 나타내는 '피리미딘 스캐폴드(pyrimidine scaffold)'를 찾았다.
다음 과제는 ATP(Adenosin Triphosphate)에 대한 친화도를 조절할 수 있는 속성을 찾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 수 차례의 모델링과 최적화를 진행했고, 아크릴아마이드(acrylamide)의 위치를 확인했다. 수 차례 실험한 끝에 cysteine797이란 아미노산에 대해 신호작용을 할 수 있는 분자구조를 찾을 수 있었고, 마침내 T790M에 강력한 효과를 발휘하는 분자구조를 확보하게 된 것이다.
- 타그리소가 인슐린수용체(IR)나 인슐린성장인자수용체(IGFR)에도 제한적으로 반응한다는 점에서 기존 표적항암제와 차별화 된다고 알고 있다.
기존 실험들을 통해 IGFR을 활성화하는 기전이 고혈당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은 알고 있었던 타그리소 개발팀은 이를 피해갈 수 있는 물질을 찾으려는 다음 목표를 세웠다. 후보물질 가운데 T790M에는 선택적으로 작용하되 wild-type에 대해서는 제한적으로 작용하는 물질을 찾고, 다시 IGFR에 작용하지 않는 속성을 결합한 물질을 찾아야만 했다는 얘기다. 다행히 아스트라제네카 본사 차원에서 매력적인 후보물질들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었기에 그 중에서 IGFR에 대한 작용 여부를 필터링하고, 결국 원하던 물질을 찾을 수 있었다.
- 분자구조학적 측면에서 다른 3세대 EGFR-TKI와 어떤 차이가 있는지 궁금하다.
3세대 EGFR-TKI는 공통적으로 피리미딘의 분자구조를 갖는데, 아크릴아마이드의 위치 면에서 차이가 난다고 알고 있다. 2009년 네이처에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타그리소는 분자구조상 아크릴아마이드의 위치가 다른 3세대 TKI와 반대다. 동일한 스캐폴드 구조로 개발된 3세대 TKI 제제들과 달리, 타그리소는 고유한 스캐폴드를 구축해 개발됐다. 다른 TKI가 가지고 있는 5번째 대체기가 없다는 것도 특징이다.

- EGFR-TKI가 세대를 거듭하면서 타그리소 개발 과정에서도 wild-type에 관한 영향을 최소화 하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으로 안다. 실제 임상연구에서 부작용 발생률이 상당히 줄었지 않나. 개발자로서 1차치료제로서 사용 가능성이 있다고 보나?
현재 1세대 EGFR-TKI와 head-to-head로 비교하는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지 않나. 결과가 나와봐야 알겠지만 1차 치료제로서 사용 가능하리라는 전제가 있었기에 시작된 것이다. 개인적으로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하지만 세대별 EGFR-TKI간 비교분석을 통해 임상적 효과 차이가 있는지 정확한 확인이 필요하다.
- 뇌혈관장벽(BBB) 통과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임상현장에서는 뇌전이 환자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다른 3세대 EGFR-TKI와도 중요한 차별점이지 않나. 개발 단계부터 BBB를 통과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인지 궁금하다.
사실 개발 초기 단계부터 염두에 두고 있던 부분은 아니다. 타그리소가 후보 물질로 선정된 이후 전임상 단계에서 BBB를 통과한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BBB 통과 가능성은 AURA 임상시험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나 힘을 실어주고 있다. 다만 해당 연구는 후향적으로 타그리소의 뇌전이 효과를 확인한 것이기 때문에 전향적인 효과를 재평가하기 위해 연수막 전이가 있는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폐암 환자 대상으로 BLOOM 연구를 진행하는 중이다.
- 향후 개발이 기대되는 파이프라인이 있나? 진행 중인 연구 중 주목할 만한 내용이 있다면 소개를 부탁한다.
아직 초기 단계지만 4세대 TKI 제제로서 연구 중인 기전이 있다. 약 20%의 환자가 타그리소에 내성이 생기는 것으로 확인되는데, cysteine797s 부위에 타그리소가 비가역적으로 결합하는 능력을 차단하는 기전이 발생하면서 타그리소에 대한 내성이 생기게 되는 것으로 판단된다. 현재는 타그리소의 반응률을 개선함으로써 치료 혜택을 최대화하고 내성발현을 최소화하는 것이 가장 주요한 프로젝트로, 이를 억제하는 4세대 TKI 제제에 대한 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미 알려진 다른 표적항암제와 병용요법, EGFR과 cystein797 결합을 방해하는 기전을 표적으로 작용하는 약을 개발하는 방법 2가지 정도를 구상 중이다. 예를 들어 HER2나 MET이 증폭되거나 내성이 생긴 환자에게 사보리티닙과 같은 기존 치료제를 병용하는 치료제를 개발하는 것도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겠다.
- 한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타그리소가 좋은 성과를 내며 주목을 받고 있는데, 개발자로서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비임상 결과가 환자에서 어떻게 구현될지를 미리 예상하고, 이것이 실제 임상에서 잘 구현된다는 것은 멋진 경험이다. 앞으로 타그리소의 역할에 대해서도 많은 기대를 걸고 있다. 개발 초기의 아이디어가 실제 환자들의 삶을 변화시킨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성취감과 함께 겸허한 마음이 든다. 과학자로서 계속해서 연구에 몰두하게 하는 동인이기도 하다. 타그리소를 통해 많은 환자들의 삶이 변하기는 했지만, 여전히 완치가 아니라 시간을 벌어주는 데 불과하지 않나. 완치를 위해, 또한 환자들에게 조금이라도 더 많은 시간을 주기 위해서 앞으로도 새로운 치료제 개발에 매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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