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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감기 항생제 불필요…5년내 처방 50% 줄인다"

  • 최은택
  • 2016-08-11 10:30:00
  • 정진엽 장관, 관계부처 합동 국가 내성관리대책 발표

정부가 범세계적인 위협으로 급부상한 항생제 내성에 대응하기 위해 범부처 차원의 관리대책을 마련했다. 한국의 경우 항생제 사용량이 선진국보다 높은 수준이어서 내성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더 크다. 특히 장알균 반코마이신 내성률의 경우 선진국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정부는 11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주재로 제86회 국가정책조정회의를 열고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2016~2020)'을 확정했다. 앞서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은 사전 브리핑을 통해 직접 이 대책을 발표하기도 했다.

정 장관은 "항생제는 감염치료에 필수적인 의약품이지만 내성균의 출현과 확산은 치료제가 없는 신종감염병과 유사한 파급력을 지니며, 사망률 증가, 치료기간 연장, 의료비용 상승 등으로 인류의 생존과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협한다"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올해 5월 발표된 영국 정부 보고서를 보면, 항생제 내성에 대처하지 못할 경우 2050년에는 내성균으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연간 1000만명이 사망할 것으로 예측됐다"고 강조했다.

이는 암으로 인한 사망자수(820만명)를 넘어서는 수치다.

정 장관은 특히 "지난해 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속(CER)의 '최후의 보루' 항생제로 알려진 콜리스틴에 대한 내성균이 세계 각지에서 출현했다"며 "세균 간 쉽게 전달되는 내성유전자가 밝혀지면서 국제사회가 긴장하고 있다"고 했다.

정 장관은 그러면서 "'기적의 약'이라고 불렸던 페니실린이 개발된 지 1세기도 채 지나지 않았지만 부주의한 항생제 사용으로 인한 내성균 출현으로 인류는 항생제가 무용지물인 시대로 접어들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대한민국은 더욱 위험한 상황에 놓여 있다"고 했다.

실제 국내 의료기관 항생제 처방량은 산출기준이 유사한 OECD 국가 평균보다 35% 가량 더 많다. 항생제 사용이 일반적으로 불필요한 감기 등에도 항생제 처방률이 50%에 육박한다. 또 메티실린 내성 포도알균(MRSA)과 반코마이신 내성 장알균(VRE) 등 대표적 내성균 비율도 여타 선진국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준이다.

정 장관은 "정부는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런 항생제 내성 위협으로부터 국민을 안전하게 보호하기 위한 '국가 항생제 내성 관리대책'을 수립했다"고 밝혔다.

2015년 대비 2020년 목표는 항생제 사용량 20% 감소, 급성상기도감염 항생제 처방률 50% 감소, 호흡기계질환 항생제 처방률 20% 감소, 황색포도알균 메티실린 내성률 20% 감소, 수의사 처방용 항생제 품목수 2배 증가, 닭 대장균 플로르퀴놀론계 내성률 10% 감소 등으로 정했다.

이를 위해 항생제 적정사용, 내성균 확산방지, 감시체계 강화, 인식개선, 인프라 및 R&D 확충, 국제협력 활성화 등 6가지를 중점과제로 추진하기로 했다.

◆항생제 적정 사용=의원급 대상 급성상기도감염(감기포함) 항생제 적정성 평가에 따른 가감지급 규모를 현 외래관리료의 1%에서 2019년까지 단계적으로 3%로 확대한다. 수술 예방적 항생제 평가대상은 우선순위를 검토해 내년 중 2개 수술을 추가한다.

또 항생제 처방 다빈도 질환(소아 및 성인의 상하기도 질환) 지침과 진료현장에서 즉시 활용할 수 있는 항생제 앱을 개발하고, 진료용 프로그램인 처방전달시스템(OCS)과 연동해 지침에 근거한 처방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감염관리실 설치대상 병원을 확대하고 인증평가 기준에 전문인력 확보현황을 반영한다. 또 전문학회가 주관하는 전문교육과정과 감염관리인력 인정제도를 도입해 감염관리의사를 한시적으로 양성하고, 이들이 의료기관 내에서 항생제 관리활동을 적극 수행할 수 있도록 수가보상 방안을 마련한다.

아울러 인체와 수의 분야에서 중요하게 관리되는 항생제를 중심으로 수의사 처방 대상 항생제를 현 20종에서 2020년에는 40종 이상으로 늘려 나간다.

◆내성균 확산방지=의료기관 내 내성균 확산 방지를 위해 신·증축 시 4인실 중심 다인실 개편, 격리병실 설치 의무 등과 같은 시설기준 개선을 지속 추진한다. 의료기구 세척·소독·멸균 및 세탁물 관리를 강화하고, 의료기관 내 폐의약품 및 의료폐기물 처리 지침 준수도 점검한다.

또 질병관리본부 내 '중앙 의료관련감염 기술지원 조직'을 구축해 감염관리실 미설치 의료기관에 대한 온라인 자문과 현장 컨설팅 등을 시행한다.

이와 함께 내성균 보유여부를 실시간 확인할 수 있는 전산 시스템을 마련해 의료기관 간 환자 이동 시 내성균 정보를 공유하고, 급성기병원과 지역사회 요양기관 간 내성균 환자 진료 의뢰 및 회송 네트워크를 구축해 의료전달체계 개선에 기여한다. ◆항생제 사용량 모니터링 강화=표본감시 내성균 6종 가운데 아직 국내 발생건수가 없거나 토착화되지 않았다고 판단되는 내성균 2종(VRSA, CRE)을 전수 감시해 조기 발견 및 신속 대응 기반을 마련한다.

또 기존 임상감시체계에 농축수산, 식품, 환경 분야 감시체계를 연계해 사람-동물-환경 간의 내성균 전파경로를 파악하고 신속대응 기반을 마련한다. 아울러 인체 및 농축수산 영역의 항생제 사용량을 집계하고, 항생제 사용량 심층 분석 및 내성정보를 연계해 내성 감소 방안을 모색한다.

◆인식수준 제고=학·협회, 시민단체, 언론, 정부 등이 참여하는 '항생제 바로쓰기 운동본부'를 출범해 범국가적 캠페인을 전개하고, 11월 셋째 주 '세계 항생제 인식 주간'과 연계해 집중 홍보한다.

캠페인 메시지로는 '감기에는 항생제 먹지 않기', '남겨둔 항생제 임의로 먹지 않기', '항생제는 의사 처방대로 복용량·복용기간 준수하기' 등을 예시했다. 또 의사, 수의사 등의 양성 및 보수교육 시 항생제 내성을 포함한 감염관리 분야를 필수교육으로 지정하고, 농어업인 교육 시 항생제 적정 사용에 대한 내용을 반영한다. 일반인, 처방자, 생산자 등 대상자별 인식도 조사도구를 개발해 주기적으로 조사한다.

◆인프라-R&D 확충=범부처 추진체계를 구축해 반기별로 과제 이행사항을 점검한다. '감염병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을 개정해 중장기 계획 수립 및 시행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감염병관리위원회 산하에 '항생제 내성 전문위원회'를 추가 설치한다.

또 부처 간 항생제 내성 관련 연구용역 및 사업결과를 공유하고, 통합감시체계를 위한 포털 시스템을 구축해 범부처('One Health') 정책수요를 도출한다.

아울러 인간-동물-환경 분야 내성균 내성획득원리 및 전파경로 분석, 신속진단법, 내성 확진법, 신규 항생제, 백신 개발 등에 대한 투자를 강화한다. 또 주요 내성균 질병부담 연구를 통해 정책 우선순위를 설정한다.

◆국제협력 활성화=2017년 GHSA(글로벌보건안보구상) 선도그룹 의장국으로 '항생제 내성' 행동계획에 참여하고, 2017~2020년 CODEX(국제식품규격위원회) 항생제 내성 특별위원회 의장국으로 농축수산·식품·환경 분야 항생제 내성 국제 가이드라인 개발을 주도한다.

정 장관은 "오늘 발표된 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보건복지부 등 관계부처가 협업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과제별 세부행동계획을 수립하고 정기적인 이행 점검을 통해 대책의 실효성을 높여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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