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16년 3개월, 나는 진짜 약사였다"
- 김지은
- 2016-08-16 06: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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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인기 약사 강사이자 파워블로거인 배현 약사가 자신의 블로그에 게재한 글이다. 배 약사는 한 일간지가 일선 약국의 불법 현장을 고발한 '1년 3개월, 나는 가짜 약사였다' 기사에 대한 생각을 이 글에 담아냈다. 배 약사는 이 글에서 "보도를 보며 환자와 교감을 보람으로 느끼는 많은 약사들이 느끼는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불법을 저지른 사람은 마땅히 처벌을 받아야 하지만 그들이 속해 있는 집단 모두를 범죄자 취급하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수많은 동료 약사들이 그가 게재한 글에 공감했다. 어떤 약사들은 더 많은 페이스북, 블로그 친구들과 공유하고 싶다며 이 글을 링크하기도 했다.
'가짜 약사' 보도 후 약사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기사 자체에 불편한 심정을 드러내는가 하면 약사 역할 범위와 테크니션 문제에 대한 진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의견도 제기했다. 조찬휘 대한약사회장은 7만 약사를 대표해 대국민 사과 담화문을 발표하고 "혹독하고 엄정한 내부작업을 진행하겠다"고 했다. 급기야 복지부도 조제실 관리 규정 도입 필요성에 공감하고 안전한 투약관리를 위한 조제실 업무 프로세스를 만들기로 했다.
어쩌면 예견돼 있는 일인지도 모른다. 그간 조제실 개방에 대한 민원은 끊이지 않았고, 무자격자 조제와 불법 판매자 문제는 심심치 않게 여론 심판의 대상이 돼 왔다. 하지만 이번 보도가 더 파장을 일으키는 데는 그동안 의문과 의심이 사실이 돼 모두에게 통용되는 현실로 호도돼 표면으로 떠올랐다는 점이다. 모든 약국 조제실은 불법의 온상일 것이란 일반화의 오류는 약사들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가 됐다.
연일 35도를 넘는 무더위 속 모두 여름 휴가와 광복절 연휴로 산으로 들로, 해외로 여행을 떠날 때에도 약국을 지키며 환자를 만나는 약사들이 있다. 약국 을 연지 10년 다 되도록 가족이랑 휴가 한번 제대로 못가며 자리를 못비우는 약사도 적지 않다. 1년 365일 자신을 찾는 단골 환자들이 느낄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 제대로 쉬지도 못하는 약사들에게 가짜 약사란 주홍글씨는 억울하고 또 가혹할 것이다.
이번 기회로 약사들도 현재를 돌아봐야 한다는 여론도 조성됐지만, 일반화의 오류에 빠져서는 안된다. 한명의 환자라도 더 만나 더 나은 약료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열심히 공부하고 환자를 만나는 수많은 약사들이 '가짜 약사'로 호도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그러려면 불법을 저지르는 약사들의 반성과 자정이 선행돼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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